엎치락뒤치락 표심, 어디로 흐를까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2.03.27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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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 격전지 40곳 여론조사 추이 분석 / 수도권과 PK 승부가 전체 판세 가를 듯

4·11 총선의 대진표가 짜여졌다. 새누리당이 지난 3월18일 2백31개 지역에 대한 공천을 마무리했고, 야권 역시 3월19일 최종 경선을 통한 단일 후보를 확정하면서,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과 야권 연대 간의 대결 구도로 크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호남과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대다수 선거구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어느 한 곳도 결과를 섣불리 예상할 수 없는 안개 정국이지만,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의 향방을 예측해볼 수는 있다. <시사저널>은 전국 2백46개 선거구 가운데 초박빙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격전지 40곳의 여론조사 추이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수도권 전체 1백12석 중 새누리당 50석 이상 얻으면 제1당 가능성 크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번 총선에서도 수도권에서의 승패가 곧 선거 전체의 명운을 결정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2백46개 전체 지역구에서 40%가 넘는 1백12개 선거구가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48석)은 아직까지는 민주당의 박빙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민간인 사찰 파문 등 MB 정권의 비리가 연이어 터지면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민주당의 주장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 등 야권 연대는 강남 벨트를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 승리를 자신하지만, 지난 17대 때 열린우리당이나 18대 때 한나라당처럼 어느 한 당이 싹쓸이 수준으로 의석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 1번지’ 종로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크게 관심이 가는 지역이다. 민주당의 ‘잠룡’ 중 한 명인 정세균 상임고문과 친박계 좌장 격인 6선의 홍사덕 새누리당 의원이 맞붙었다. 정치 거물들의 대결답게 두 후보는 여론조사 오차 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동작 을에서는 현대중공업 대주주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와 현대자동차·현대카드 CEO를 지낸 이계안 민주통합당 후보가 살얼음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지역을 살린 큰 일꾼’을 강조하는 정 전 대표가 ‘경제 민주화’를 내건 이후보를 근소하게나마 앞서고 있다. 강남 을에서는 ‘한·미 FTA 존폐’를 놓고 새누리당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맞섰다. 지금까지는 김 전 본부장이 앞서는 모습이다.

역대 선거를 보면, 인천·경기 지역 또한 서울과 거의 비슷한 판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현재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인천·경기 지역의 민심은 여야가 좀 더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도권 싸움은 3월 초 민주당 우세 양상에서, 3월 중순 이후에 초접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호남권
야권 성향 무소속들 민주당 ‘대세’ 뚫을까

역시 민주당 등 야권 연대가 대세이다. 그나마 광주 서구 을에서는 새누리당이 이변을 준비하고 있다.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에 맞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의원은 ‘여권 내 호남 인물론’을 내세우며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무시 못할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은 야권 단일화 후보와 여기에 반발하는 야권 성향 무소속 후보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대구·경북 새누리당의 안방…여권 성향 무소속이 변수

이 지역 또한 새누리당의 강세 현상은 여전하다. 주목되는 곳은 김부겸 민주당 최고위원이 새누리당 3선의 이한구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대구 수성 갑 지역이다. 대구는 새누리당의 안방과 같은 곳이다. 지난 27년간 대구에서 민주당 출신 중 금배지를 단 후보는 한 명도 없다. 김최고위원측은 정치에 관심이 많고 진보적 성향을 가진 2040 남성 유권자를 타깃으로 이변의 바람을 일으키려고 애쓰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로 볼 때 힘이 달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 지역 또한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여권 성향 후보들의 득표력이 어떻게 될지가 변수이다.

 

부산·울산·경남 수도권과 더불어 전국 최대의 격전지…야권 연대가 10석 이상 얻을지 관심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는 수도권과 더불어 PK(부산·경남) 지역이 떠오르고 있다. 전국 정당으로 성장하려는 민주당의 동진(東進)을 새누리당이 어떻게 막아내고 텃밭을 지켜낼지가 주목된다. 더구나 낙동강 전선에 투입된 양측 전사들의 다툼이 ‘친박’과 ‘친노’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과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가 맞붙은 부산 사상에서는 문고문이 꾸준히 리드를 지키고 있다. 부산 북·강서 을에서는 문성근 민주당 최고위원과 검사 출신 김도읍 새누리당 후보가, 부산진 을에서는 민주당의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과 2007년 박근혜 캠프 수행부단장 출신인 이헌승 새누리당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

경남 역시 새누리당의 강세 속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역인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과 민주당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대결을 펼치고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야권은 PK 지역에서 4석을 얻었다. 야권이 10석을 얻어낼 수 있을지 여부가 제1당 승부의 중요한 판가름이 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는 새누리당이 우위를 과시하고 있지만, 사상·사하 을·김해 을 등 몇몇 지역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선전하고 있어 야권의 바람이 여전히 주목된다.

 

강원·제주 서서히 ‘야도’로 변하는 추세에 새누리당 전전긍긍

안보 이슈로 강원은 새누리당이, 제주 해군기지 논란으로 제주는 야권이 다소 유리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야도(野道)’로 변하고 있는 강원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 의석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야성(野性)이 강한 원주도 의석이 두 개로 늘어났다. 지난 18대 총선 때에는 전체 8석 중 한나라당이 3석, 민주당이 2석 그리고 무소속이 3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무소속 3명의 성향이 2명은 여권, 1명은 야권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결과는 5 대 3이었다. 이번에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새누리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충청권 새누리-민주-선진 ‘3파전’에서 선진당이 얼마나 버틸지가 관건

충청 지역에서는 세종시가 가장 눈에 띈다. 세종시는 충청 지역의 전체 판세를 뒤흔들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과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이해찬 전 총리와 자유선진당의 심대평 대표, 새누리당 신진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는 지명도에서 앞서는 이 전 총리와 심대표가 앞서나가는 양상이다. 논산·금산·계룡에서는 이인제 선진당 의원의 6선 도전에 맞서 민주당의 김종민 전 청와대 대변인이 ‘저격수’로 나섰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사이에서 선진당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며 ‘3파전’을 이어나갈지가 또 다른 관심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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