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 무소속 바람, 미풍일까 강풍일까
  • 김회권 기자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2.04.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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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 새누리당이 안정적 우세 유지…무소속 후보들, 단일화 추진하며 틈새 파기 노려

TK(대구·경북)는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텃밭이다. ‘새누리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우스개만은 아닌 곳이다.

이번 4·11 총선을 통해 이 지역에서 선출되는 국회의원 수는 대구가 12명, 경북이 15명으로 총 27명이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대구가 경북보다는 조금 더 치열하겠지만 전체적으로 25석은 가능할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TK 선거판에서 가장 큰 변수는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무소속 연대 바람이다. 일부 지역의 경우 무소속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칠 경우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소속 후보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보다 합치는 전략을 택한 이유이다. 특히 현역 의원들이 불출마하는 선거구일수록 이런 바람이 거세다. 지역구 현역들이 출마를 포기한 곳의 경우 현역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공천받은 새누리당 후보가 당 조직을 흡수하지 못하는 등 악재가 나오고 있다.

고령·성주·칠곡이 최대 접전지로 꼽혀

그래도 새누리당 후보들의 안정적인 우세는 부인할 수 없다. 그 와중에 무소속 후보들 간의 물밑 이합집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구의 경우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 지역구 의원들은 고전하고 있다. 중·남구 현역 의원인 무소속 배영식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김희국 후보에게 열세를 보이자 무소속 후보 단일화를 꾀했지만, 박영준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조차 패했다. 대구 북구 갑 현역 의원인 이명규 후보 역시 새누리당 권은희 후보에게 열세를 보이자 무소속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고 있다.

경북도 양상은 비슷하다. 경주에서는 새누리당 정수성 후보에 맞서기 위해 무소속 김석기·정종복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해 여론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영천과 이상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포항 남·울릉에서도 새누리당 후보와 맞설 무소속 후보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현 상태에서 가장 치열한 곳으로 고령·성주·칠곡을 꼽고 있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이완영 새누리당 후보와 여성 비하 논란으로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철회한 무소속 석호익 후보가 박빙의 격전을 벌이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최근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에서도 TK 지역 중 유일하게 경합으로 분류된 곳이다”라고 말했다.


무소속 박영준 후보의 총선 가는 길은 험난하기 그지없다.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동안 ‘다이아몬드 게이트’ ‘민간인 불법 사찰’ 등 굵직한 사건에 연루되면서 뉴스의 중심에 서더니 결국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지난 3월27일 무소속 단일화를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 지역구 의원 배영식 후보에게 승리하면서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

지난 3월26일 대구MBC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대구 중·남구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김희국 후보가 30.8%를 얻어 선두로 나섰고, 무소속 이재용 후보가 21.1%로 2위를 차지했다. 현역 의원인 배영식 후보는 4.4%, 민주통합당 김동렬 후보는 4.2%, 무소속 박영준 후보는 3.6%를 기록하며 그 뒤를 따랐다.

단순히 지지도만을 더한다면 이번 단일화에서 승리한 박영준 후보는 선두권을 추격할 수 있는 지지대를 마련한 셈이 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 무소속 연대의 바람이 더해질 경우 단순 지지도를 합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남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야권 후보들의 선전 여부이다. 김부겸 민주당 최고위원이 출마한 인근 수성 갑이 주목되고 있지만, 중·남구의 야권 후보들도 착실히 지지층을 다지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보더라도 노무현 정부에서 환경부장관을 지낸 무소속 이재용 후보와 민주통합당 김동렬 후보의 지지율을 합칠 경우 25.3%로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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