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풍’ 뚫고 일어선 6전6승 ‘선거의 달인’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2.04.1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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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을 김태호 당선인 /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에서 승리 “대권 도전? 지금은 다른 것 생각할 겨를이 없어”

ⓒ 연합뉴스
12월 대선의 전초전 양상을 띤 이번 19대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했다. 수많은 지역에서 1%포인트 내 초박빙 승부가 벌어졌다. 2백46개 지역구 중 이변의 당선인도 속출했다. <시사저널>은 앞으로 4년간 국회를 책임질 3백명의 의원 중 화제의 당선인 네 명을 선정해 소개한다.

김태호 새누리당 당선인(49)은 ‘선거의 달인’으로 통한다. 이제까지 여섯 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다. 1998년 지방선거 때 경남 거창군 도의원 당선을 시작으로, 2002년 지방선거에는 거창군수에 올랐다. 2년 뒤 김혁규 당시 경남도지사의 사퇴에 따른 보궐 선거에서는 42세로 최연소 광역단체장이 되었다. 2006년에는 경남도지사 재선에도 성공했다.

처음으로 금배지를 단 것은 지난해 4월27일 경남 김해 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였다.

국회로 입성하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당시 김당선인은 2010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었지만, 청문회에서 불거진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말 바꾸기 논란으로 결국 낙마하며 정치 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를 2%포인트 차이로 힘겹게 누르며 부활에 성공했다.

“오전 6시부터 하루도 빠짐 없이 출근 인사”

이번 선거도 쉽지 않았다.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김당선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년에 불과했다. 김당선인은 “1년 동안 지역구에 상주하다시피 했다. 선거 기간에는 오전 6시부터 3시간가량 출근 인사를 하루도 빠짐없이 했다. 90˚로 허리를 굽히는 인사를 5천번 이상 하고 나면 허리가 끊어지는 것 같이 아프다. 그런데 어느 날 시민 한 분이 다가와서 자기가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데, 내가 인사를 제대로 하는지 4일 동안 아침마다 꼼꼼히 세어봤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지켜본 결과 나를 믿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일이 있은 후 더더욱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진정성을 담아서 시민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아무리 추워도 주머니에 손도 넣지 않고 다녔다”라고 회상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김당선인은 선거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김경수 민주통합당 후보를 4천여 표 차이로 꺾고 수성에 성공했다.

혹시 그에게 남다른 선거운동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닐까. 김당선인은 “많은 분들이 나의 강점으로 친화력을 꼽는다. 그런데 친화력은 말처럼 쉬운 것이 결코 아니다. 처절한 마음으로 해야 가능한 일이다. 어디 가서 연설하거나 행사에 참석하기 전날 침대에 누우면 내일 만나는 분들과 어떻게 공감할지 밤새 고민한다. 친화력도 없고, 그런 노력도 안 하면서 내 정치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면 난센스가 아니겠는가. 늘 국민들 속에서 살아 생동하는 정치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재선은 그에게 의미가 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 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후보를 꺾었기 때문이다. 차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될 정도로 당내 입지는 확실히 견고해졌다. 여의도 일각에서는 김당선인이 오는 12월 대선 레이스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 역시 당선 인사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더 크게 도전하겠습니다”라는 의미심장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당선인은 “솔직히 그런 쪽으로는 아직 생각이 없다. 바닥 민심이 반영되도록 (당에) 전달하는 역할에 주력할 것이다. 그리고 훌륭하신 선배들이 많이 계시지 않나. 물론 준비하는 사람만이 항상 꿈을 이룰 수 있고 몫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것을 생각할 여력이 없다”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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