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다리, ‘하의 실종’ 겁난다
  • 석유선│헬스팀장 ()
  • 승인 2012.04.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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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순환 문제로 생기는 ‘하지정맥류’ 주의보…심하면 외관상 문제 외에 부종·통증 등 동반

초음파 요법으로 치료하고 있는 하지정맥류 환자. ⓒ 시사저널 유장훈

한낮에 20도를 넘나드는 초여름 날씨가 지속되면서 이른바 ‘하의 실종’ 패션이 제법 눈에 띈다. 핫팬츠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이제는 반바지를 ‘보트패션’의 하나로 즐기는 상황이다. 과감히 하체를 드러내는 패션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종종 울퉁불퉁 혈관이 드러난 사람들을 보면 괜히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특히 남성들은 종아리에 불룩 솟은 굵은 혈관을 되레 ‘남성적 강인함’의 상징으로 여기는데, 이것은 정맥의 혈액 순환이 안 되어 생기는 질환인 ‘하지정맥류’이다.

만약 이것을 그냥 놓아두면 미관상으로 더 심하게 정맥이 부풀어오르고 마치 뱀처럼 구불구불한 형상을 보이게 된다. 처음에는 미용상 보기 흉한 정도이지만 진행될수록 다리가 묵직하고 쉽게 부어오르면서 통증과 경련, 피부색 변화, 피부 궤양까지 생길 수 있어 적극 치료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가운데에 있는 두 개의 중요한 정맥 중 ‘표재성 정맥’이라고 불리는 정맥이 두꺼워지고 변형된 형태를 보이면서 발생한다.

건국대병원 외과 윤익진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혈관 내에서 피의 역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판막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 판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피가 역류하고 결국 정맥이 커지면서 외관상으로 솟아오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즉, 온몸에 퍼져 있던 혈액은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보내지는데, 이때 정맥에 있는 판막이 손상되면 심장으로 돌아가야 할 피가 거꾸로 쏠리게 되고 정맥 혈압이 높아져 혈관이 불거져 나오는 것이다.

레이저 수술 등으로 흉터 없이 치료 가능

보통 이 질환을 앓은 가족이 있거나, 표준 체중보다 많이 나가거나, 운동 특히 걷기 운동이 부족하거나,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 흡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다리가 무겁고 피로한 증상을 자주 느끼며 통증이 일거나 쥐가 나는 현상이 자주 생긴다. 주로 발목부터 허벅지까지의 다리 부분 혈관이 튀어나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보아야 하다.

다리 정맥의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인 만큼 흔히 하루 여섯 시간 이상 서서 일을 하거나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직업군에서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직업군으로는 백화점·마트 등의 판매직, 스튜어디스, 모델, 교사, 약사, 간호사, 이·미용업 종사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임신 중인 여성이 하지정맥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정맥 혈관에 작용하는 데다 전체 혈액량이 증가하고 뱃속의 아이로 인해 복압이 증가하면서 하지정맥류가 임신 중에 빨리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보통은 출산 후 약 3개월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는데, 이후 또 하지정맥류가 생길 수 있으므로 혈관 초음파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사실 하지정맥류는 외관상으로 보이는 질환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이를 없애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다수 환자는 남들이 뭐라 하지 않으면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치료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 원장은 “혈관이 튀어나오는 외관상 문제 외에도 다리 부종, 저림, 찌릿한 통증, 피로감, 중압감 등의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특히 증상이 악화하면 다리에 피가 쏠려 무거워지므로 무릎 연골에 무리가 가서 무릎 관절염이 생기거나 허리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보통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이용해 압박 치료를 하는 것과 함께 혈액 순환을 잘할 수 있도록 장딴지에 힘을 키우는 걷기 운동, 혈액 순환을 돕는 혈관 경화 요법 등의 약물 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또, 정맥류에 직접 주사액을 주입하는 경화 요법도 있다. 최근에는 직접적인 원인 제거보다는 경피적 치료나 수술 후 치료가 덜 된 부분에 대해 보조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만약 혈액 순환 장애를 동반하는 정맥류가 진행되는 중기 이상 증상이나, 경증 치료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혈관 내 레이저를 통해 치료하는 레이저 수술 치료와 내시경, 초음파 요법 등을 병행해 치료한다.

수술 후 재발률 높지 않지만 원인 제거 애써야

특히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경피적 고주파 또는 레이저 치료는 원인이 되는 표재 정맥 자체를 파괴하는 것으로, 입원할 필요가 없이 1~2시간 시술을 받고 바로 집으로 갈 수 있다. 또한 시술할 때 마취 주사를 놓는 때 외에는 통증도 거의 없어 혈관 경화 요법보다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재발률도 낮다. 최근에는 하지정맥류 전문 클리닉에서 최첨단 디지털 혈관 조영 기기를 활용해 직접 혈관을 보면서 치료하기 때문에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치료 후에는 잠을 자거나 누워 있을 때를 제외하고 4주 이상 평상시에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케 해 하지정맥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수술 후 재발률이 높지 않지만 생활 습관이 나빠지면 다시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하체 혈액 순환을 방해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는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꼭 피해야 한다. 또한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면 10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꾸고, 오래 서 있어야 한다면 한 시간에 한 번씩 가볍게 다리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과격한 달리기 운동은 되레 하지 부종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아울러 사우나와 반신욕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을 정맥에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매일 걷기 운동이 중요한데, 윤익진 교수는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하루 30분씩 걷기’를 산책처럼 생활화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1. 증상이 보이면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한다. 다리의 혈액 순환을 돕는다.

2.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 한 시간에 한 번씩 다리 스트레칭 및 발목 운동을 한다.

3. 꽉 끼는 스키니진 등 조이는 옷이나 내의는 다리 혈액 순환을 방해하므로 피한다.

4.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하루 30분씩 걷기 운동을 생활화한다.

5. 소금 섭취를 줄이고 섬유소가 많은 곡물이나 신선한 야채, 과일로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6. 의자에 앉을 때 다리를 꼬고 앉는 버릇은 고치도록 한다.

7. 취침할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고 잠을 자도록 한다.

8. 과체중이라면 체중 감량을 통해 하체에 부담을 줄인다.

9. 하이힐이나 키높이 구두는 다리를 긴장시켜 혈액 순환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10. 뒤꿈치 들기 운동을 짬짬이 해서 발목 힘을 키우는 습관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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