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날개 단 카카오톡, ‘차세대 포털’ 노린다?
  • 박병록│경향게임스 기자 ()
  • 승인 2012.04.2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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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TF팀 구성해 게임센터 개설 본격 추진 / 페이스북과 징가의 제휴가 거둔 시너지 효과 재현할까 기대

이제범 카카오톡 대표 (왼쪽 ⓒ 뉴스뱅크 이미지), 카오스 앤 디펜스(오른쪽)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김남철·남궁훈)는 카카오(공동대표 이제범·이석우)와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100만주, 2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난 4월9일에 진행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9월에도 카카오 유상증자에 참여해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로써 위메이드는 총 1백50만주, 총 5.8%에 해당하는 카카오 주식을 보유하게 되었다.

위메이드의 투자는 게임센터 서비스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와 카카오는 지난 3월 모바일 게임 플랫폼 사업을 위해 공동으로 TFT(Task Force Team)를 구성하고, 카카오톡 서비스 내 ‘게임센터’(가칭)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위메이드의 출시 예정 모바일 게임 신작들을 카카오톡 ‘게임센터’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모바일업계에서는 카카오톡의 ‘게임센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톡이 보유하고 있는 2천2백만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애플 앱스토어, 안드로이드마켓이 국내 시장과 거리감이 있는 반면, 카카오톡은 국내 정서에 특화된 모바일 플랫폼이라 기대감이 크다.

카카오톡은 2010년 3월 카카오가 개발한 글로벌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이다. 카카오톡은 1일 방문자 2천만명, 1일 메시지 수 26억건, 전체 사용자 수 4천4백만명, 해외 사용자 수 8백80만명 등으로 모바일 1등 애플리케이션 자리에 올랐다. 특히, 26억건이라는 메시지 수는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휴대전화 문자를 모두 합친 수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수치이다.

하지만 기업 가치 5천8백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가치에 비해서 비즈니스 모델의 부제로 매출이 거의 없어 위기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4천4백만명의 사용자 대상으로 마케팅 가능

카카오톡이 주목한 비즈니스 모델은 페이스북과 징가의 결합이다. 징가는 페이스북과 연동된 게임을 제공해 전세계 9억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게임업체이다. 페이스북은 징가에 게임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으로 자사 전체 매출의 15%를 징가를 통해서 거두었다. 중요한 것은 징가와의 제휴를 통해서 페이스북이 포털로 변신해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거두었다는 점이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는 디바이스 성격(자유로운 인터넷 접속과 고성능의 하드웨어)을 활용해 모바일 포털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전세계 4천4백만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이 가능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 출발점이 게임센터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포털 변신을 위해 모바일 게임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위메이드와 손잡고 게임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개인이 즐기는 게임에서 벗어나 동시에 다수의 인원이 함께 즐기는 스마트폰 게임 3종을 올해 카카오톡 게임센터를 통해 서비스한다. 신작 게임 3종은 실시간 전략 게임 ‘카오스 앤 디펜스’, 3세대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 ‘바이킹 크래프트’, 3D 댄스 게임 ‘리듬스캔들’ 등이다.

위메이드 남궁훈 대표는 “페이스북과 징가의 관계처럼 카카오톡에게는 그 사업을 잘 이해하는 개발사와 좋은 게임이 절실하다. 지난 2년간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 서비스를 구상해온 위메이드의 게임들이 카카오톡의 게임 서비스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카카오톡의 게임 서비스 성공 가능성은 이미 ‘카카오 스토리’를 통해서 증명되었다. ‘카카오 스토리’는 당초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빠르게 배포되어 현재 ‘앵그리버드 스페이스’와 더불어 1위 애플리케이션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는 카카오톡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2차 콘텐츠 배포나 서비스 가능성을 검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카카오톡 게임센터’를 쉽게 설명하면 스마트폰에서 이루어지는 게임 채널링 서비스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회원들에게 게임을 공급하고 매출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비즈니스 구조이다. 따라서 카카오 입장에서는 별다른 기회 비용이 필요 없다. 또한, 게임 구입을 원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료화 모델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유저들의 반발도 거의 없다.

카카오는 왜 채널링 서비스를 택했나

남궁훈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상의 이유로 ‘카카오톡 게임센터’는 가장 최적화된 수익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한계도 있다. 일반적으로 게임 산업에서 채널링은 매출이 적다. 따라서 매출 기여도가 기대 이상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포털 사이트 1위인 네이버가 자사의 방대한 사용자 풀을 활용한 채널링 전문 플랫폼 ‘플레이넷’을 론칭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게임 타이틀과 매출 다변화 노력으로 이같은 불안 요소를 떨쳐버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징가가 페이스북을 통해서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페이스북의 플랫폼 특성을 이해해 커뮤니케이션의 보조 도구로서의 게임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메이드의 게임들이 모바일 사용자의 니즈(욕구)를 잘 만족시킨다면 고매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기존 모바일 게임의 유료 판매를 지양하고 무료화 정책과 부분 유료화를 도입해 지속적으로 매출을 확보해 수익성을 개선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톡의 채널링 서비스 시작은 일본의 GREE, DeNA 등의 모바일 포털의 등장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웹 포털사들이 크게 주목받고 있지만, 모바일 사용량이 많은 일본에서는 이상의 두 회사가 높은 매출과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카카오톡이 채널링 서비스를 택한 것은 게임 서비스로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려 차세대 포털이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카카오톡 게임센터’를 위해 TF를 구성한 카카오와 위메이드는 기본적으로 오픈 플랫폼으로 채널링 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톡 채널링을 통해서 경쟁력 있는 소형 개발사들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KT 출신의 모바일 전문가들이 창업한 퍼플마루의 이승목 팀장은 “막대한 수익 쉐어를 요구하는 퍼블리싱에 비해서 채널링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한 ‘카카오톡 게임 센터’는 분명히 긍정적인 상승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도 중국의 대형 게임사 텐센트의 예를 들면서 ‘카카오톡 게임센터’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중국 대형 게임사 텐센트는 중국에서 ‘QQ메신저’를 기반으로 성장한 게임사로 중국 게임 순위 10위권 내 과반수를 모두 서비스하고 있다. 실제로 텐센트는 카카오톡이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포털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해 막대한 비용의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톡의 포털화는 2012년 상반기 론칭되는 게임센터와 위메이드의 초기 론칭 게임의 흥행 여부에 따라서 추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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