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조 회장이 박영준과 함께 포스코 회장을 만난 까닭은?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12.05.0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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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포스코 회장 선임 앞두고 호텔 일식당에서 동석한 사실 단독 확인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자금줄이라는 의혹 속에 중국으로 간 파이시티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포항고 총동창회장과 프로축구팀 포항스틸러스 후원회장을 지낸 그는, 포항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가이다.

1975년부터 1991년까지 포항제철에서 근무한 뒤 도시락업체를 창업해 포철 직원들에게 판매하는 사업을 했다. 2000년에 기계설비 공사업체인 제이엔테크를 창업했다. 2008년에 포스코건설 하청업체로 등록했다. 2008년에 100억원대 매출을 올렸고 2009년에는 68억원, 2010년에는 2백억원대, 2011년에는 1백7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포스코와 관련한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스코측은 “이회장이 포스코와 관련해 올리는 매출은 한 해 50억원대 남짓에 불과하다. 이런 규모의 회사는 19개가 있는데 제이엔테크는 12등 정도 된다. 포스코가 물량을 몰아주었다고 하는데, 그런 것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지난 5월2일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회장 계좌의 ‘의문의 돈’ 주인은?

검찰은 이회장의 계좌에서 출처가 의심스러운 미화 뭉칫돈을 발견하고 이 돈이 박 전 차관의 돈이라는 추정 속에 귀국해서 조사를 받으라고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보낸 문자에 아무 답이 없는 등 현재까지 그의 행방은 묘연하다. 그러나 만약 그가 귀국해서 입을 연다면 검찰 수사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그의 계좌에 있는 ‘의문의 돈’의 주인이 밝혀진다면 또 한 번 정국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회장이 박 전 차관과 언제 알게 되었는 지는 정확하지 않다. 이상득 의원과 알고 지내던 이회장이, 이의원의 보좌관이던 박 전 차관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정배 파이시티 전 대표는 “2007년에 박 전 차관이 이동조 회장을 소개시켜주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때쯤 두 사람이 이미 가까운 관계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주목되는 것은 박 전 차관이 지난 2008년‘이구택 회장 이후’와 관련해 포스코 고위 인사를 만날 때 이회장도 함께했다는 점이다. <시사저널>은 2008년 11월5일 강남 오크우드호텔 일식당에서 박 전 차관이 당시 윤석만 포스코 사장을 만나는 자리에 이회장도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단독 확인했다. 현장에는 또 다른 포스코 인사 한 명이 배석했다. 이회장이 포스코 회장 선임과 관련해 박 전 차관과 움직인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두 사람의 유착 의혹은 더 짙어지게 되었다. 또한 이회장이 포스코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가는 것과 회장 선임 과정에 물밑 개입을 한 그의 움직임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전 차관은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1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5월3일 구속되었고, 이회장은 중국에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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