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악마’가 ‘무협 명장’ 넘을까
  • 박병록│경향게임스 기자 ()
  • 승인 2012.05.0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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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블레이드앤소울 등 RPG 대작들 본격 서비스…30대 감성 만족시키느냐에 승패 달려

디아블로3

‘지옥의 문이 열린다.’ 악마를 무찌르고 세상을 구한다는 스토리의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인 ‘디아블로3’와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RPG)의 명가 엔씨소프트의 최신작 ‘블레이드앤소울’이 5월 드디어 공개된다. 1997년 출시되어 명작 게임 반열에 오른 ‘디아블로’의 최신 시리즈인 ‘디아블로3’와 대한민국 RPG의 자존심으로 불리며, 오리엔탈 무협의 세계화를 선언한 ‘블레이드앤소울’은 2012년을 대표하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치열한 라이벌전의 승패는 30~40대 감수성을 어느 쪽이 더 만족시키느냐에 달렸다. 15년 만에 출시된 ‘디아블로3’는 30대 사용자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도 무협이라는 소재와 화려한 그래픽을 앞세워 일명 무협지 세대라고 불리는 30~40대 남성을 목표 시장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30대 감성을 자극해 만족감을 전한 게임이 최대 라이벌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마니아를 확보하며 스테디셀러로 유명한 정통 액션 RPG이다. 지난 두 편의 출시작이 2천만장 이상 팔린 바 있는 대작 타이틀이다. 반면 ‘블레이드앤소울’은 한국형 RPG의 완성형이라는 평가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명작이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의 성공을 통해서 게임의 원조라고 자부하던 북미 개발사를 누르고 명실상부한 최고 개발사 반열에 오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때 그 시절 명작의 귀환 ‘디아블로3’

블레이드앤소울
‘디아블로3’의 국내 패키지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손오공측에 따르면, 지난 4월13일부터 5월8일까지 진행되는 온라인 사전 예약 판매에서 개시 30분 만에 모든 물량이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디아블로3’는 전작에 없던 현금 경매장 시스템을 공개하면서 아이템 현금 거래 허용 여부를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지는 등 출시 전부터 상당한 파급력으로 국내 게임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디아블로3’는 2000년 전작 출시 이후 약 12년 만에 공개되는 게임 타이틀이다. 무엇보다 전작은 2천만장이 팔림과 동시에 2000년 당시 역대 가장 빨리 판매된 PC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의미로 일명 ‘악마의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수준 높은 게임성 때문에 최신작인 ‘디아블로3’의 성공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우선, 국내의 경우 시장 전반에 ‘디아블로3’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게임 발매일이 확정됨에 따라 사전 예약 판매가 실시되고 있는 대형 마트, 오픈마켓 등에서는 빠르게 물량이 팔려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새롭게 선보이는 ‘디아블로3’의 특징은 무엇일까? 게임의 스토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악마가 덮친 마을을 구원하는 용사가 되어 해당 적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디아블로3’의 배경은 전작에서 정확히 20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에 따라 게임 특유의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에서 세련되고 디테일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디아블로3’는 쉬운 인터페이스와 빠른 액션, 직관적인 게임플레이를 특징으로 한다. 여러 캐릭터는 물론 수많은 몬스터와 생생한 3D(3차원) 배경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그래픽 엔진으로 제작되었다. 실제 3D 버전으로도 플레이를 할 수 있어 화려한 특수 효과와 강력한 물리 시스템을 통해 사물의 움직임을 현실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동양 감수성의 완성형 ‘블레이드앤소울’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에 이어서 세 번째로 발표된 엔씨소프트의 대작 MMORPG인 ‘블레이드앤소울’의 최대 관심사는 ‘전작이 이룩한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까’이다. 성공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 기준이 다르겠지만, 최소 ‘아이온’ 이상의 동시 접속자를 넘어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다. 전작들의 매출 감소, 엔트리브소프트 인수, 야구단 창단 등 현재 엔씨소프트는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감지된다. 이런 불안을 ‘블레이드앤소울’이 타파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눈치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은 동양적인 소재인 무협을 토대로 개발되었다. 천편일률적이었던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오리엔탈 판타지의 선구자로 MMORPG 시장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이다. 기존 무협 게임과 ‘블레이드앤소울’은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무협이라는 소재를 지향하기 때문에 경공, 장풍, 다양한 도검술을 볼 수 있다.

배재현 엔씨소프트 개발 담당 전무는 ‘블레이드앤소울을 통해 소름 끼치는 액션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테스트를 통해 보여준 ‘블레이드앤소울’의 액션은 어떤 온라인 게임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 대 다 전투의 화려함은 물론 1 대 1 전투에서도 다양한 액션을 선보여 유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플레이뿐만 아니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전투를 지향한다.

특히 적을 넘어뜨려 올라타고 가격하는 파운딩 기술은 보는 이들까지도 즐겁게 하는 액션으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도 적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유저가 처한 상황에 따라 화려한 스킬로 대응하는 전투가 진행되면서 기존 MMORPG에서 느끼지 못한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전투에 대한 컨트롤을 어렵지 않게 한다는 방침이어서 누구나 쉽게 화려한 액션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블레이드앤소울’이 가진 장점이다.

두 게임은 각각 몇 가지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디아블로3’의 경우 국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출시 전 논란을 일으켰던 현금 경매장 시스템의 허용 여부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디아블로3’의 현금 경매장 시스템은 말 그대로 게임 내에서 가상 화폐를 현금으로 바꾸는 기능이다. 유저는 해당 시스템을 이용해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팔 수 있다. 이로 인해 블리자드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현재 해당 시스템을 삭제한 상태에서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이에 대해 추후 재심의를 거쳐 현금 경매장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디아블로3’의 국내 시장 성공 여부도 여기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앞으로 현금 경매장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만약 현금을 목적으로 작업장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밸런스가 붕괴되는 등 게임 고유의 재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흐름은 좋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통적으로 7만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10만명 이상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아이온’이 20만명을 돌파할 때와 현재 시장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다. 이미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이 10만명 정도의 동시 접속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블레이드앤소울’이 다시금 20만명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내부 타이틀에서 유저를 빼앗아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두 게임의 승패는 명작 ‘디아블로’ IP를 기억하는, 또 무협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30~40대 사용자를 누가 더 많이 흡수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국내 RPG 유저층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그동안 게임업계에서 지갑을 잘 여는 이용자층으로 분류되어 씁쓸했던 30~40대 직장인이 대작 격돌의 승패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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