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5할 승부에 4강, 10구단 창단돼야 이상적”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승인 2012.05.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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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1군 리그에서 뛰는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인터뷰

지난 5월9일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이 창원 홈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NC 다이노스가 2013년부터 프로야구 1군 리그에서 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5월8일 서울 야구회관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NC의 내년 1군 진입안을 가결했다.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은 롯데뿐이었다. <시사저널>은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감독은 2004년부터 두산 감독을 맡아 7시즌 동안 6시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한국시리즈에는 세 차례나 진출했다.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내 명장 반열에 올랐다. 그가 두산 시절 보여준 것은 ‘화수분 야구’와 ‘발야구’였다. 무명 선수를 발굴하고, 기동력 있는 팀 컬러를 보여주면서 승률도 높이는 등 이상적인 팀 운용 능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다이노스의 창단 감독에 취임한 그는 ‘책임감’이나 ‘여덟 형님’ 등의 말을 사용하며 자세를 낮췄지만 자신감과 도전 의식을 감추지 않았다.

1군 진입을 롯데가 가장 크게 반대했다고 하는데, 롯데가 최대 라이벌인가.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자꾸 저쪽에서 그렇게 이야기해주니까 나쁘지 않다.(웃음)…. (우리가) 상대가 되겠나. 롯데가 저렇게 잘하는데.

내년부터 1군에 들어가는데.

내년 1군 진입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지금은 선수를 골고루 기용하면서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팀의 실력이 중요하다. 감독으로서는 책임감이 느껴진다.

선수들 반응은 어떤가?

선수들도 내년 진입을 예상하고 있었다. 지금 벌써 5월이고 퓨처스리그가 늦어도 9월 중순에는 끝날 것이다. 그때부터 11월까지는 마무리 훈련을 하고 내년 1월이면 전지훈련을 가야 하니까 실질적으로는 얼마 안 남았다. 금방 간다.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용병도 뽑아야 하고….

퓨처스리그에서의 성적이 좋은데.

우리 목표는 퓨처스리그가 아니라 1군 진입이다. 지금은 경기를 즐기면서 경험을 쌓고 있는 것이다. 퓨처스리그와 1군 경기는 다르다. 자만하지 않고 기량을 보완해야 한다. 수준이 다르다. 투수도 더 많이 보완해야 하고, 타자의 기술도 더 보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의욕과 열정은 1군 어느 팀보다 뜨겁다. 부족한 경험도 보완하고. 내년에는 1군 리그에 진입해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내년 승률을 어떻게 보고 있나?

창단 때 이야기했던 것처럼 5할 승부, 4강 진입에 목표를 두고 있다. 감독이 목표를 높은 곳에 잡아야 선수들도 따라온다. 내가 긍정적으로 보아야 선수들도 긍정적으로 된다. 처음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좋아졌고 코치진도 잘 가르치고 있다. 선수는 20명 이상 더 영입할 것이다. 부정적인 면을 보면 야구하기 어렵다. 약점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보고 팀을 꾸려야 한다. 약하면 더 타깃이 되니까, 타깃이 안 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할 것이다. 잘나가는 팀도 연패를 할 때가 있다. 내가 두산 시절에 9연패를 당했던 적이 있다. 약하면 타깃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러면서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안 당하도록 실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 영입 문제는?

지금 퓨처스리그에서는 주전이지만 이번 시즌 끝나고 선수가 들어오면 다시 또 경쟁해야 한다. 현재로는 지금 선수나 그때 들어올 선수나 더 분발하고 경쟁해서 기량이 올라오기를 바란다. 경쟁시켜서 이겨내야 한다.

(다이노스의 현재 선수는 60명. 평균 나이는 23세가 안 된다. 전체 아홉 개 구단 중 가장 어리고, 배 나온 선수가 한 명도 없다. 내년 초에 신인 17명, 각 팀에서 8명, 외국인 선수 4명, 또 군 제대하는 선수 중 5명 등 30명 넘게 새로이 보강할 수 있다. 지금 멤버가 모두 1군 주전행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환한 나성범 선수가 다이노스의 간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범이는 대학교 시절 내내 지켜보았다. 성격이나 기량이나 가능성이 있다. 성범이의 던지는 폼은 1학년 때가 제일 좋았다. 슬라이딩하다가 다치고서는 1학년 때처럼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하는 듯했다. 성범이가 다이노스에 입단한 뒤 많은 대화를 했다. 투수보다는 야수로 뛰면 1년에 1백30경기에 출전할 수도 있고, 야수가 되어 팀의 간판이 되는 것이 어떠냐고 제의했다. 본인이 납득해야 전향을 하는 것이니까. 먼저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타자 자질도 돋보였고. 전향한 뒤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으니까…. 페이스가 좋다. 운동 신경도 있고, 운이 아니라 노력하는 것이라고 본다. 1군 무대를 생각하면 아직 보완하고 배울 것이 많지만 큰 그릇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이노스에 나성범 외에 또 다른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있다면.

박민우와 조평호, 김종찬도 아직 어린 선수이지만 기량이 더 올라갈 것이다.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렸다.

(박민우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이노스가 전체 1번으로 지목한 선수로, 휘문고를 졸업했고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이다. 조평호는 2차 드래프트 1순위로 넥센에서 뽑아온 선수이다. 김종찬은 연대를 졸업한 뒤 프로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고 경찰청팀에서 군 복무 겸 선수 생활을 했다. 경찰청 시절 2군 북부리그 타격 2위를 기록했다. 다이노스는 군 제대 선수 우선협상권을 활용해 김종찬을 영입했다.)

창단 팀 감독은 어려운 자리인데 왜 맡았나?

어려움도 있지만 보람도 있지 않나. 감독 자리는 어려운 자리이다. 요즘 텔레비전에 나오는 선동렬 감독 얼굴 봐라. 감독은 그런 자리이다. 지면 고민이 많아지는 것이 감독이다. 지는 것은 참 속상하다. 연패에 빠지면 하루가 너무 길다. 선수는 진 경기에서도 안타 두 개 치고 웃을 수 있지만 감독은 그렇지 않다. 다 잡은 경기에서 투수를 교체할 수도 있고…. 감독은 100% 선수 입장에 맞출 수는 없다. 감독은 열심히 하는 선수와 같이 가는 것이다. 나는 운도 많이 따랐다.

작전을 짜고 선수 기용을 하는 데 데이터를 신뢰하나, 아니면 직접 본 것을 우선시하나?

나름의 기준이 있다. 그날그날의 집중력이 중요하다. 전날은 잊고 오늘의 컨디션이 제일 중요하다.

10구단 창단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 문제는 나 말고도 말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루빨리 10개팀이 생기는 것이 이상적이긴 한데…. 일본은 야구 자원(고교 팀)에 비해서 팀이 적은 것이다. 우리가 지금은 고교 팀이 적지만 언젠가는 12개팀이 되어서…. 그만 하자. 지금 이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닌 것 같다.

김감독의 현역 시절 포지션은 포수였다. 인터뷰가 끝나고 김감독이 포수인 김태우를 불러 공을 던져주며 원포인트 레슨을 시작했다. “포수가 침체되면 집안이 안 되니까…. 지금에 만족하지 말고 1군에 올라갔을 때를 생각해야 한다.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연마할 수 있도록 빨리 그것을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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