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과도 가깝다면 ‘임시 청장’일 뿐이겠나”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2.05.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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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 경찰청장 정치권 인맥 화제…“출세 지향적 인물” 평가도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왼쪽)과 김기용 신임 경찰청장(오른쪽)의 관계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뉴시스
김기용 신임 경찰청장과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남다른 인연이 화제이다. 김청장과 이고문의 인연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고문은 그해 6월, 제36대 국무총리(2004년 6월~2006년 3월)로 임명되면서 총리실이 있는 서울 정부중앙청사에 들어갔다. 이때 중앙청사 경비대장을 맡고 있던 이가 김청장이었다.

김청장과 이고문과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던 이는 이기우 당시 국무총리 비서실장이었다. 김청장과 이 전 실장은 ‘무(無)인맥’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충북 제천에서 태어난 김청장은 검정고시-방송통신대 출신으로, 1986년 행정고시(30기)에 합격한 후 1992년 고시 특채(경정)로 경찰에 입문했다. 김청장으로서는 지연이나 학연 등 기댈 수 있는 인맥이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사정은 이 전 실장도 다르지 않았다. 이 전 실장은 부산고를 졸업한 후 1967년 거제군교육청 9급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 역시 ‘비빌 언덕’이 있을 리 만무했다.

비슷한 처지에서 만난 김청장과 이 전 실장은 곧 의기투합했다. 현재 인천재능대학 총장을 맡고 있는 이 전 실장은 당시를 회고하며 “김청장은 당시 엄격한 자기 관리와 성실함으로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 나 역시 그런 점에 크게 감복했다. (내가) 김청장의 이런 모습을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에게 말씀드린 적이 있다. 이 전 총리도 김청장을 크게 신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김청장과는 꾸준히 친분을 유지해오고 있다. (김청장이) 올해 초 경찰청 차장으로 승진했을 때 축하 전화를 한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정부청사 경비대장 지낸 뒤 출세 가도 달려

김청장은 중앙청사 경비대장을 역임한 후 본격적으로 출세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김청장은 용산경찰서 서장(2005년 7월~2006년 3월)을 거쳐 핵심 부처인 경찰청 정보3과장(2006년 3월~2008년 3월)에 임명되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정보3과장으로 발령 난 것은) 경찰 내에서도 의외의 인사라는 평가가 있었다. 이 전 총리의 남다른 신뢰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김청장은) 이후에도 나름의 인맥을 구축해 왔다는 후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고문측에서는 “워낙 오래된 일이고 공적인 관계 이외에 사적인 친분 관계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김청장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김청장은 조용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또한 이명박 정권의 임기가 10개월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2년간 보장된 청장 임기를 어차피 다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관리형 청장’이니, ‘임시 청장’이니 하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김청장은 결코 만만하게 볼 인물이 아니다. 김청장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가 정치 지향적이며 출세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김청장이 자신을 (경찰청장으로) 낙점했다고 알려진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 야권의 잠룡 중 한 명인 이해찬 의원과도 끈이 닿아 있다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여야 모두에 인맥을 쌓아 온 것으로 볼 때 향후 대선 국면에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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