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수익 사업에 불심 모으는 조계종
  • 신혁진│불교포커스 기자 ()
  • 승인 2012.05.21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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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확충 위해 생수 판매에 이어 상조 사업까지…염주 등 불구 판매는 물론 서적 총판에도 손대며 ‘총력’

2012년 5월15일자 불교신문 전면 광고.
조계종은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생수 ‘물은 감로수’ 판매를 필두로 상조 사업, 서적 총판에 이어 등과 향, 초, 염주 등 불구(佛具) 사업 전방위로 수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조계종의 수익 사업은 ‘주식회사 조계종출판사’가 전담하고 있다. 과거 포교원 산하 기구였던 조계종출판사는 지난 2010년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대표이사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다. 조계종출판사는 서적 출판, 홍보물과 달력의 제작·판매를 맡는 출판사업부와 생수와 상조 등의 수익 사업을 담당하는 유통사업부를 두고 있다.

생수 사업은 일정 성과…상조는 제자리

조계종출판사는 지난 4월12일 2011년 수익 사업 결산 수입금을 아름다운 동행 이사장인 자승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에게 전달했다. 총 수입은 1억5천3백여 만원이었다. ‘물은 감로수’는 2011년 한 해 동안 4억8천1백84만1천4백원의 매출을 올려 이 중 1억7백7만9백11원을 수익으로 남겼다. 상조 사업의 수익은 4천6백12만4백원이다. 달력 80만부를 제작해 얻은 수익금 4억원과 출판물을 통해 적립한 수익금은 제외한 금액이다.

㈜하이트 진로음료와 계약한 생수 사업은, 농협하나로마트에 이어 지난 5월16일에는 전국에 6백여 개 매장을 보유한 롯데슈퍼에 공급을 시작하는 등 자리를 잡아가는 흐름이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판매 현장을 두 차례나 직접 찾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승 스님은 지난 2월 하나로마트 판촉 행사에 직접 참석해 “종단이 생수를 파는 일에 대해 찬반 의견이 나뉘기는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엄연히 다르다. 승려 노후 복지 제도 정착을 통해 종단 안정과 발전의 기틀이 되는 일임은 분명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상조 사업은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재향군인회상조의 광고대행사인 ㈜모노크롬과 계약을 맺어 시작한 조계종의 상조 사업은 계약유지율이 떨어지고 가입 구좌 증가도 정체되는 등 로열티 사업의 한계가 이미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계종이 새롭게 시작한 사업이 불교 서적 총판 사업이다. 조계종출판사는 지난해 11월 불교 서적 전문총판인 운주사와 법우당 등에 총판 사업 업무 제휴를 제안했다. 이 중 제안을 수용한 법우당과 함께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총판 사업을 시작했다. 전국 100여 곳에 달하는 사찰 내 서점에 불교 서적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총판 운영 경험을 지닌 법우당의 도움으로 조계종출판사가 만든 불교 관련 교재와 서적을 배급하고 사찰 서점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조계종의 불교 서적 총판 사업 진출에 대해 기존 업체인 운주사를 비롯한 불교 출판계는 조계종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전국 100여 사찰에 있는 서점에 대한 불교 서적 독점 공급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조계종의 ‘기존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는 이제 연등과 초, 향, 염주 등 불교 의식에 사용되는 용품 시장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조계종출판사 유통사업부 관계자는 “등은 대부분 중국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형태로 만들어지는데, 한국의 전통등과는 무관한 일본식 주름등이 대부분이다. 초와 향은 재생품을 사용하거나 모기향과 다를 바 없는 조악한 제품이 법당을 채우고 있다. 전통에 맞는 등을 제작·보급하고, 유해 성분이 없는 규격화된 제품을 사찰에 공급하자는 취지이다”라고 불교 용품 사업 진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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