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퇴임한 경찰청장, 청소년 폭력 예방에는 ‘명예’롭게 뛸까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06.1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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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공식 직함은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 고문이다. 조 전 청장은 현직에서 물러난 후인 5월2일 이 단체의 고문으로 위촉되었다. 청예단은 지난 1995년 6월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NGO)이다. 명예이사장인 김종기씨가 사재를 털어 세웠다. 여기에는 아픔이 있다. 김명예이사장의 외아들은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16세의 나이에 자살했다. 그는 이런 아들을 기리고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해 온몸을 바쳤다. 청예단은 ‘사회적 약자와 고통받는 아이들의 인권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조현오 전 청장이 이 단체의 고문을 맡을 자격이 있는가 하는 논란이 일 소지가 있다. 조 전 청장 재임 시절에 학교 폭력이 극성을 부렸다. 대구를 포함한 전국 곳곳에서 학생 자살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또 경찰의 잘못된 대처로 인해 20대 여성이 살해되었고, 그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여기에다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될 운명에 처했다는 것 등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옥식 청예단 사무총장은 “학교 폭력은 오래전부터 계속되고 있다. 조현오 전 청장은 역대 청장과는 달리 재임 시절에 학교 폭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우리는 이것을 진정성 있게 보았다. 퇴임 후에 찾아와서 ‘재단에서 봉사할 것이 없겠느냐’라고 묻기에 이사회를 거쳐 고문으로 위촉한 것이다. 우리는 학교 폭력 예방에 대한 그분의 의지와 진정성만 보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고 (거취 문제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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