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 넓게 뻗은 ‘고밀도 인맥’
  • 김두수│경상일보 정치부장 ()
  • 승인 2012.06.12 01: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몽준의 사람들 / 대선 주자 중 최강급…‘아산정책연구원’ ‘해밀을 찾는 소망’ 등이 싱크탱크 역할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인맥은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이는 19대 국회 3백명 의원 가운데 최다선인 7선 의원이라는 정치적 무게와 현대중공업의 대주주로서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도 무관치 않다.

특히 정 전 대표는 미국과 일본, 중국 및 유럽의 여러 국가 지도자들과 두터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면서 국제적 외교 전문가로서 다른 대권 후보와 차별화되는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도전장을 던졌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10년 만에 ‘대선 재수생’으로 도전장을 낸 정 전 대표의 인맥은 정계와 학계, 관계, 문화예술계 등 10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40~50명은 정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뛰고 있는 적극적인 사람들로 분류된다. 이들은 지난 2002년 대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정 전 대표에 대해 ‘직접 지원’에서부터 멘토 또는 정책 자문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정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아산정책연구원’과 ‘해밀을 찾는 소망’ 인사들은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핵심 자문 그룹으로 평가되고 있다.

먼저 여의도 정계의 인맥으로는 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새누리당 안효대 의원(울산 동, 재선)과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 재선), 염동열 의원(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초선) 등이 포진해 있다. 또 전직 국회의원으로는 검사 출신으로서 신한국당 대변인을 지낸 이사철 전 의원과 정양석 전 의원 등이 있다.

특히 이들 전·현직 의원은 오는 8월로 예정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 경선제) 도입을 주장하며 당 지도부와 ‘비박(非朴)’을 향해 적극적인 압박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안효대 의원은 최근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정면 겨냥해 “4·11 총선 승리의 달콤함에 취하고 허망한 대세론에 안주해 국민에게 감흥을 주지 못하는 ‘체육관 경선’을 치른다면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고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말 것이다”라며 ‘국민 참여 경선 제도 개선 소위’와 ‘후보자 검증 소위’를 설치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대선 후보 경선 불공정은 곧바로 본선 필패를 의미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미국 유학 시절부터 다진 학계 인맥 면면 화려

학계에는 전·현직 대학 총장과 교수들이 분야별로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최운열 교수(서강대 경영학)를 비롯해 정재호(서울대 외교학)·김용호(인하대 정치학)·이봉주(서울대 사회복지)·최재성(연세대 사회복지) 교수와 박준영 명예교수(이화여대 국제정치학) 등이 정치·경제·복지 분야의 정책 자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학 분야 학계 인맥으로는 장순흥  교수(KAIST 원자력)와 한창길 교수(부산대 물리학)가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과 김종석 교수(홍익대 경제학), 최정호 석좌교수(울산대 신문방송), 신용하 명예교수(서울대 사회학), 박홍 전 서강대 총장 등이 정 전 대표의 학계 멘토로 분류된다. 학계 인맥 중 박준영 명예교수와 이필상 전 총장은 1970년대 말 미국 유학생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인맥이다.

정 전 대표의 대선 공약 가운데 지난 5월28일 발표한 교육 공약 발표에도 이들이 직·간접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정 전 대표가 발표한 10대 교육 공약은 수능·내신 위주의 입시 제도 단순화를 비롯한 평준화 강화 및 특목고·자율형 사립고를 포함한 학교 체제 단순화, 교원 평가 강화, 입학사정관제 폐지 및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전형 강화, 지방 우수 대학 경쟁력 강화, 전문계 고교 및 전문대학 취업 역량 강화, 경쟁력 있는 연구 중심 대학 육성, 석·박사 과정 축소 및 학부 중심 대학 육성 등을 담고 있어 이목을 끌었다.

행정 관료 그룹으로는 전직 총리와 장관 등 10여 명이 있다. 대표적으로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한승주 전 외무부장관, 조순 전 경제부총리, 정정길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현인택 전 통일부장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 현홍주 전 주미 대사, 송영식 전 외무부 차관보, 정진규 전 서울고검장 등이 정 전 대표를 수시로 만나는 멘토 그룹으로서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방·안보 분야 인맥으로는 군 전략 및 정책에 대한 식견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육군 중장 출신의 김희상 전 비상기획위원장과 변무근 전 방위사업청장이 역할을 하고 있다. 정 전 대표가 최근 북한의 핵보유국 천명 논란과 관련해 “미국에 의존하는 핵 전략을 넘어 우리도 자체적으로 핵무기 보유 능력을 갖춰야 한다”라고 밝히는 등 대북 강경 발언을 이어가는 것도 이들 국방 전문가의 조언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있다.

문화·예술계 인사로는 연극배우인 손숙 전 환경부장관과 유인촌 전 문광부장관 등이 있다. 손 전 장관은 최근 한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정 전 대표를 ‘꼼수 같은 것을 전혀 부릴 줄 모르고 말을 꾸밀 줄도 모르는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방송작가 김수현씨와 영화배우 박중훈·김영철 씨 그리고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등이 정 전 대표의 문화계 인맥으로 꼽힌다.

‘울산포럼’, 외연 확대하는 데 구심점 역할

울산 지역 등 외곽에서는 정 전 대표의 20년 국회 보좌관 출신인 이달희 울산대 공공정책대학원장과 김문찬 울산대 의대 교수 등이 ‘울산포럼’을 중심으로 뛰고 있다. 울산포럼은 정 전 대표 지지층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몽준 사단’은 현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남중빌딩 9층에 대선 후보 경선 캠프를 꾸렸다. 정 전 대표의 경선 캠프는 10여 년 전부터 그와 생사고락을 함께한 실무진 중심의 ‘야전군’으로 구성되었다. 박호진 공보실장은 지난 16대 대선 당시 창당한 ‘국민통합21’ 멤버로 신문과 방송, 통신, 인터넷 매체 등 공보와 대외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정광철·송지헌 보좌관은 정 전 대표의 손발 역할을 담당하면서 일선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고, 국민통합21 경남 김해지구당 위원장을 지낸 길태근씨(사회학 박사)도 측면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 전 대표의 다양한 인맥은 다른 대선 주자 캠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 ‘비(非)정몽준’ 인맥으로 분류되는 여권의 한 고위 인사는 최근 기자에게 “현재의 국내 여야 유력 대선 후보군 가운데 정 전 대표의 캠프 인맥은 그 깊이나 다양성 면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