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산업 ‘빅뱅’선봉에 게임빌·컴투스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2.06.2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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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 기록 행진…글로벌 경쟁력 갖춰 세계 시장도 주도

송병준 | 게임빌 대표 ⓒ 뉴스뱅크 이미지
모바일 게임 산업에 드디어 꽃이 폈다. 게임 산업 주류로 자리 잡은 온라인 게임과 달리 모바일 게임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성장세가 둔했다. 올해 들어서자 모바일 게임 시장 환경이 급변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스마트 기기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스마트 기기 침투율은 올해 한국과 미국에서 50%를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전세계 스마트 기기 침투율도 2013~14년에는 5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올해 말 75%를 상회할 것으로 점쳐진다. 스마트 기기 사용자는 피처폰에서는 실행할 수 없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즐길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 게임 애플리케이션도 내려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의 게임 사전 심의 제도에 반발하며 애플은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를 한국 시장에서만 열지 않았다. 내수 시장이 막히자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했다. 그 성과로 JCE ‘룰더스카이’, 게임빌 ‘에어펭귄과 커툰워즈’, 컴투스 ‘타이니팜’ 같은 국산 모바일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올해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모바일 게임업계의 맨 앞에 서 있는 업체가 게임빌과 컴투스이다. 두 업체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매출 안정세나 서비스 게임 수에서는 게임빌이 낫지만, 성장성이나 게임 사용자 수에서는 컴투스가 뒤지지 않는다.

게임빌, 네 개의 인기 게임 보유해 매출 ‘쑥쑥’

게임빌은 국내 1위 모바일 게임 개발사이자 유통업체이다. 게임빌은 제노니아, 프로야구, 슈퍼 사커, 카툰워즈 시리즈를 출시해 ‘대박’이 났다. 게임마다 일평균 활동 유저(DAU)가 50만~60만명이 넘는다. 네 개 인기 게임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분기마다 수십 개 게임을 출시한다. 이 가운데 실적으로 이어지는 게임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모바일 게임업계에는 부침이 심하다. 이와 달리 게임빌은 안정적으로 매출이 일어나는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네 개의 인기 게임이 매출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또, 공전의 히트작 ‘에어펭귄’은 미국 애플 앱스토어를 비롯한 세계 각국 오픈마켓에서 게임 전체 인기 1위를 기록하는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게임빌은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카툰워즈 DAU의 90%가 해외에서 일어난다. 올해 1분기 해외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백37% 늘어났다.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다. 미국 시장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네 배 이상 늘어났다. 일본에서는 10배 이상 급증했다.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유럽에서도 큰 인기이다. 지난 5월에는 중국 퍼블리싱(게임 유통) 업체 아이드림스카이와 게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드림스카이는 중국의 60여 개 모바일 게임 플랫폼 가운데 50여 개에 게임을 서비스한다. 6월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의 모바일마켓에 게임을 공급하기로 했다. 올해 3분기에는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용국 게임빌 부사장은 “스마트폰과 오픈마켓은 모바일 게임 산업에 성장 기회와 함께 글로벌 경쟁이라는 숙제도 안겨주었다. 세계 시장에서 쌓아온 경쟁력에 기초해 모바일 게임 선두 업체로 성장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11년 에어펭귄에 이어 2012년 카툰워즈가 주 수입원에 추가되면서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 1분기 미국과 일본에서 매출이 급증했고, 3분기에는 중국 시장에서 성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게임빌이 자체 게임 개발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가 게임 유통(퍼블리싱)이다. 자사 개발 게임뿐만 아니라 외부 게임업체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을 자사 게임 플랫폼이나 제휴 플랫폼에 올려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게임빌은 올해 46종이 넘는 모바일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대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게임빌은 게임 유통(퍼블리싱)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유통 매출이 늘어나면 마진율은 낮아지나, 자체 개발 게임 의존도를 낮춰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만큼 긍정적인 전략이다”라고 분석했다.

컴투스, 가입자 급증하며 1위 자리 넘봐

박지영 | 컴투스 대표 ⓒ 뉴스뱅크 이미지
‘만년 2위’ 컴투스는 성장세 측면에서 게임빌을 위협하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폰 게임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실적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 개발이 완료된 게임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지금까지 쏟아부은 게임 개발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2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KDB대우증권은 ‘(컴투스의) 2012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80.5%, 3백42%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대주는 새 게임 타이니팜과 컴투스프로야구이다. 하루 평균 80만명이 넘는 게임 이용자가 타이니팜과 프로야구를 즐기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타이니팜이다. 타이니팜은 갖가지 동물을 모으는 게임으로 귀여운 그래픽의 동물 캐릭터가 특징이다. 타이니팜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지 9개월 만에 1일 활동 사용자 수 100만명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애플 앱스토어 국내 최고 매출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코리아클릭이 집계한 지난 5월 전세계 모바일 게임 애플리케이션 순이용자 순위(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에 따르면, 타이니팜은 3위(1백17만3천명)에 올랐다. 

가장 놀라운 것은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컴투스허브의 가입자 증가율이다. 컴투스허브 가입자는 지난해 말 4백만명에서 2천만명까지 불어났다. 올해 말에는 3천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자 2천만명 가운데 해외 비중이 65%를 넘는다. 김석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컴투스는 국내 모바일 게임사 가운데 게임 광고 매출이 가장 많다. 컴투스허브 가입자가 1천6백만명을 돌파하면서 트래픽이 늘어나고 순매출액도 아울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컴투스는 올해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통해 자체 개발 게임 18개와 외부업체 게임 20개를 출시해 국산 모바일 게임업계 1위 자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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