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악마의 목소리’ 뒤에 누가 있나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07.03 00: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대체 누가 기획하고 지휘하는 것일까. <시사저널>이 기업형으로 변해가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체와 운영 방식 등을 추적해 처음으로 공개한다.

ⓒ 시사저널 전영기

보이스피싱은 사람 잡는 무서운 범죄이다. 실제 전화 한 통화로 등록금을 날린 여대생이 자살한 적도 있었다. 알면서도 당하고, 조심해도 당한다. 예방 활동을 해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활개를 친다. 살아 있는 생명처럼 꿈틀거리면서 범죄 수법도 진화해왔다. 지금도 하루에 수백~수천 통의 전화가 중국의 콜센터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낚시질을 하고 있다. 서민 죽이는 보이스피싱 범죄, 그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를 추적했다.

보이스피싱은 2000년대 초반 타이완에서 시작된 범죄이다. 이후 중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 주로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한국에는 2006년 중반에 상륙한 후 피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지난 5월 말까지 6년 동안 3만8천여 명이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피해 금액만 약 4천억원에 달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한국은 주린 배를 채워주는 든든한 ‘봉’이었다.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인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이 “돈이 된다”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중·소 규모의 보이스피싱 조직도 우후죽순 생겨나는 추세이다. 정부와 금융권도 대책 마련에 나섰고, 경찰도 수사에 나섰지만 한계가 있다. 우선 날로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법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예방’보다는 ‘사후 처방’에 그치는 실정이다. 공격해오는 창을 방패가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한 해에도 수십 명의 보이스피싱 조직을 적발하지만 ‘몸통’에는 접근하지 못한 채, ‘깃털’만 잡아들이고 있다. ‘배후 세력 발본색원’은 공염불이 되고 있다.

흑사회·죽련방 등 국제 범죄 조직 개입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하고 있다(왼쪽). 돈을 빌려달라는 거짓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오른쪽).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구조 때문이다. 이들 조직의 본부는 중국에 있다. 두목인 총책은 현지 ‘안전 가옥’에서 지내며 국내 조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이나 이메일 등으로 명령을 하달한다. 때문에 중국 총책은 처벌을 피하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편취할 수가 있다. 국내 조직이 적발되어도 중국에 송금된 돈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국경’은 보호망이자 안전망인 셈이다.

지금까지 중국 총책은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다. 이들의 배후에는 중국이나 타이완의 조직폭력 단체가 버티고 있다. 중국에서는 흑사회나 삼합회 등이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하거나 관리하며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타이완의 폭력 조직 ‘죽련방’의 하부 조직이 국내에 들어와 보이스피싱을 하다 구속되기도 했다. 죽련방은 타이완의 3대 폭력 조직 가운데 하나이다. 이처럼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의 배후에는 국제 범죄 조직이 있다. 이들에게 보이스피싱은 조직 운영자금의 조달 창구가 되고 있다.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의 본거지는 원래 동북 3성(지린 성·랴오닝 성·헤이룽장 성)이다. 이곳은 조선족이 밀집한 지역이다. 중국 공안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서서히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이곳에 집중되어 있던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새로운 안전지대를 찾아 떠나기 시작했다. 이들이 정착한 곳은 ‘남부 경제·관광 특구’인 윈난 성, 하이난 성, 광둥 성, 푸젠 성 등이다. 중국 공안 당국은 “최근 중국 공안의 보이스피싱 단속이 강화되자 근거지를 타이완이나 태국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인을 상대로 한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도 끊임없이 세포 분열을 했다. 국정원 등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약 10~15개 정도의 조직이 있었다. 지금은 워낙 많이 늘어나서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춘추 전국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이 활개 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범죄가 아니라 ‘돈 되는 사업’으로 보기 때문이다. 조직은 ‘기업’으로 여긴다. 조직의 관리·운영 방식도 기업과 비슷하다. 두목인 총책(자금주)은 중국인이나 타이완인이다.

한 조선족 소식통은 “내가 아는 사람도 중국에서 보이스피싱을 한다. 범죄라기보다는 ‘일’과 ‘직업’으로 생각한다. 특히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뭐가 문제냐’는 식이다. 심지어 ‘외화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앞으로 중국발 보이스피싱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본부 격인 콜센터, 3팀 체제로 운영

보이스피싱 조직의 본부 격인 콜센터는 주로 아파트(30평형대 이상)에 있다. 여기에서는 주위 시선을 피하면서 은밀하게 작업할 수가 있다. 숙식까지 해결할 수 있으니 ‘콜센터’로서는 최적의 여건이다. 지금까지 중국 공안 당국에 적발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도 거의 다 아파트에 있었다.

대규모 조직들은 아파트 몇 채를 빌려 콜센터를 차린다. 공안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콜센터를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는 치밀함도 보인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3~6개월 단위로 주기적으로 옮겨다닌다. 콜센터는 3팀 체제(전산팀, 시나리오팀, 텔레마케팅팀) 형태로 운영된다. 전산팀은 자동 통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운용한다. 해킹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전산팀의 몫이다. 인원은 중국 한족들로 구성되어 있다.

콜센터의 핵심은 ‘시나리오팀’이다. 이곳에서는 어떤 내용으로 전화를 걸 것인지 여러 상황을 설정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상황과 금융 시스템의 구조 등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고도의 심리 테크닉도 요구된다.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국내 신문·방송·인터넷 등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국내 사정에 밝은 한국인이나 조선족이 담당하고 있다. 중국 공안은 최근 랴오닝 성 등 5개 성에서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을 적발했는데, 조직원 2백35명 중 한국인이 51명이나 끼어 있었다. 대부분 시나리오팀 조직원들이다.

‘상황 설정’이 완료되면 ‘통화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텔레마케팅팀으로 넘긴다. 텔레마케터는 언어 구사력, 상황 판단력 등이 요구되는 고도의 심리전을 펼친다. 상대를 얼마나 압도하고 속이느냐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조직의 규모에 따라 텔레마케팅팀의 인원도 다르다.

보통 1~10개조(각 3명씩)로 세분화되어 있다. 조직원들은 월급 형태의 급여를 받으며, 일의 성과에 따라 추가 성과급이 지급된다. 돈을 잘 벌어들이는 텔레마케터는 다른 조직의 스카우트 대상이다. 아예 독립해서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텔레마케터도 있다고 한다. 일종의 ‘창업’이다.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은 한국에 지부 성격의 조직을 구축한다. 한국 총책은 중국 본부에서 직접 파견하거나 타이완인을 보낸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조직원을 내세우기도 한다. 2009년 4월에 적발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국인 총책은 한국 지방 대학에서 유학한다며 어학연수 비자로 입국했다.

국내 조직은 통장 모집팀 등 4팀으로 구성

국내 총책은 중국에 있는 총책의 지시를 받아 조직을 만들고 운영한다. 각 팀에는 팀장급의 관리자를 임명해 하부 조직원들을 피라미드식으로 관리한다. 각 팀의 책임자에게는 조직원들이 접선할 때마다 접선 방법, 장소, 보안 수칙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하달한다.

한국 조직은 크게 4팀 체제(통장 모집팀, 배달팀, 현금 인출팀, 송금팀)로 운영된다. 중국 콜센터와 다른 것은 철저하게 점조직 형태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별도의 사무실을 두지 않고, 선불폰이나 대포폰 등을 이용해 연락을 주고받는다. 조직원들이 합숙할 경우 기존에는 호텔·여관 등에서 단체로 생활했었다. 요즘에는 주위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중국 동포 밀집 지역에 월세나 전세를 얻어 생활하면서 범행에 나서고 있다.

조직원들은 여러 루트를 통해 모집한다.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이나 불법 체류 중국인 등을 포섭하거나, 타이완인들이 관광객으로 위장해 들어온 후 조직원으로 활동한 사례도 있다. 인터넷 취업 사이트를 통해 구직자를 모집한 후 포섭하기도 한다.

지난 6월1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적발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조직원 운영을 보면 혀가 내둘러진다. 송파서 지능팀 관계자는 “국내에서 포섭된 조직원 네 명을 중국으로 불러들여 2주에 걸쳐 피해자를 속일 수 있는 방법, 경찰에 검거되었을 때 빠져나가는 방법, 현금 인출 방법 등을 교육시켰다. 그리고 국내에 다시 들여보내 인출·송금 등에 나서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정주부를 유혹해 인출·송금책으로 포섭하거나, 장애인들은 잘 구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장애인까지 조직원으로 포섭했다. 이들 조직은 송파서 경찰관의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 변호사를 사칭하며 수사 정보를 빼내려다 들통 나기도 했다.

조직원들은 경찰에 검거된 후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인 것을 알고 행동했으나, 경찰 조사에서는 ‘그런 조직인 줄 몰랐다’거나 ‘심부름만 했다’고 발뺌하고 있다. 형량을 줄여보려는 속셈이다. 각 팀의 역할은 분업·협업 체제로 이루어진다. ‘통장 모집팀’은 범죄 자금을 송금받을 대포통장을 모집한다. 과거에는 노숙자나 무직자에게 1개당 5만~10만원에 대포통장을 구입했다. 2009년 4월부터 대포통장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고 처벌이 강화되면서 가족, 친구, 친지 등의 명의를 이용하기도 한다. 2009년 5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적발된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에서 처음 드러났다.

‘배달팀’은 통장 모집팀이 대포통장을 모집하면 현금 인출팀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현금 인출팀’은 피해자가 대포통장에 입금한 자금을 찾는다. 현금 인출 형태도 여러 가지이다. 과거에는 지하철이나 택시로 이동해 지하철역 현금지급기나 은행 현금인출기를 주로 이용했다.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 총책이 현금 인출책 3~4명을 태우고 다니면서 편의점 등 경비가 허술한 곳에서 인출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는 대포차량이 이용된다.

현금 인출은 ‘007 작전’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 총책은 범행 하루 전 야간 혹은 당일 새벽에 “일거리가 있다”라며 조직원들을 불시에 소집한다. 범행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범행 전에는 조직원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대신 선불폰을 나누어준다.

이를 통해 연락을 취하다가 일부가 검거되어 연락이 끊기면 나머지는 선불폰을 버리고 잠적한다. 조직 전체가 검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수법이다. 인출 조직원이 인출한 돈을 가지고 도주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여권을 빼앗아두기도 한다. 송금팀은 인출한 현금을 환치기를 통해 세탁한 후 중국 본부로 보낸다. 물론 보이스피싱 조직의 행동 지침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점점 첨단화·전문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직원들에게는 수당이 지급된다. 범행의 대가로 국내 총책은 편취 금액의 약 10%, 현금 인출책은 3~5%, 송금책은 월 2백~2백50만원, 통장 모집책은 통장 1개당 15만~20만원을 받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흥 토종 보이스피싱 조직 출현 임박

경찰서 전화번호를 뜨게 하는 수법을 경찰관이 시범을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제 범죄 수사에 정통한 한 경찰 간부는 “중국이나 타이완의 폭력 조직 분파들이 국내 폭력 단체와 연계하고 있다. 경찰에 적발된 몇몇 보이스피싱 조직을 조사한 결과 하부 조직들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향후 중국·타이완 조직과 국내 폭력 단체가 연계를 강화할 것이다. 국내 폭력 단체들이 보이스피싱 조직을 설립해 운영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6월3일 경찰에 적발된 국내 신흥 조직폭력배들은 중국 조직과 연계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나섰다. 국내와 중국 조직폭력(조폭) 조직원들은 통장 모집과 현금 인출, 송금 등의 역할을 분담한 뒤 경찰과 검찰을 사칭하면서 15명에게 4억5천여 만원을 뜯어냈다.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 조폭들은 대포통장을 만들어 중국과 타이완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돈을 받고 넘겨오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새로운 형태의 토종 ‘보이스피싱’ 조직의 출현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그 다음 수법은 피해자에게 잔뜩 겁을 주는 것이었다. “(피해자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어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라며 계좌에 있는 돈을 이체하도록 요구했다. 일반 서민들은 ‘범죄’라는 말에 또 한 번 당했다. 대입 수능시험 후에는 학생과 학부모가 타깃이 되었다. 특정 학교의 수험생 명단을 입수한 후 “대학 입시에 추가 합격되었다”라고 속여 등록금을 자신들의 계좌로 보내도록 했다.

자녀가 있는 부모에게는 아들과 딸이 납치된 것처럼 꾸며 돈을 요구했다. 자녀의 안전이 걱정된 부모들은 사기범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해외 유학생이나 군 복무 중인 자녀의 부모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녀들과 바로 연락이 안 되는 특수 상황인 것을 알고는 납치나 사고를 빙자해 돈을 요구했다.

최근에는 첨단 수법을 도입했다. 인터넷 메신저 정보를 해킹해 로그인한 뒤 대화나 쪽지를 보내는 방법이다. 주로 피해자의 지인에게 접근해서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라면서 송금을 요청했다. 우체국 직원을 사칭해 “신용카드가 반송되었고, 명의 도용이 의심된다. 보안 장치를 해주겠다”라고 속이는 일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카드론 편취형’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피해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알아낸 뒤 ARS를 통해 카드론을 신청한다. 카드론 대출금이 입금되면 ‘범죄 자금’이라고 속여 송금을 유도했다. ‘공인인증서 재발급형’ 수법도 등장했다. 사전에 피해자의 금융 정보를 알아낸 뒤 카드론을 신청하고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아, 인터넷 뱅킹을 통해 피해자 계좌의 대출금을 직접 챙겼다. 은행원을 사칭한 사기범이 수사관을 사칭하는 공범에게 연결한 후 ‘거래 내역 추적 등’을 빙자해 공황을 야기해 자금 이체를 유도한 적도 있다.

경찰과 금융기관에서는 “최근 보이스피싱은 소액·다수 피해에서 고액·소수 피해로 전환되는 추세이며, 신종 수법이 등장하고 방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라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수법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앞으로도 각양각색의 수법이 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대출금 상환’이나 ‘분양 대금 입금’ 요구이다.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자나 아파트 분양자가 대상이다. 이들의 정보를 빼내 대출금(분양 대금)을 납입하라며 송금을 요구할 수도 있다. 카드론에서 재미를 본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비대면 대출 상품’ 등을 노릴 수도 있다.

올해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는 호재이다. 여론조사를 하는 것처럼 통화한 후 다시 전화를 걸어 “참여자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라며 경품 수령 비용을 요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기발한 수법에 서민들의 가슴만 타들어가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 언제 누구를 노리나 

보이스피싱 범죄 대상에서는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나는 절대 안 당한다”라고 방심했다가는 큰코다칠 수가 있다. 보이스피싱은 불특정 다수를 노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해외여행 중이라고 하자. 당장 연락은 안 되는데 “부모를 납치했다, 곧바로 돈을 보내지 않으면 죽이겠다”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자녀 입장에서는 설사 거짓말처럼 느껴져도 돈을 보내지 않을 재간이 없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바로 이런 심리를 파고든다.

최근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분석해 보면 40~50대 장년층이 가장 많이 당했다. 전체 피해자의 52%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 뒤를 이어 30대(17%), 60대(16%), 20·70대(각 7%) 순이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특정한 시간대에 전화를 건다. 범인은 항상 낮에 전화를 했다. 특히 오전 시간대에 피해자가 몰려 있다. 오전 8시~12시 사이가 약 60%로 가장 많았고, 12시~18시까지가 40%로 그 뒤를 이었다. 그 밖의 시간에는 범죄 전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은 일반 회사와 같다. 오전 8시부터 업무를 시작하고, 오후 6시에는 일과가 끝난다. 다른 시간대에는 범죄가 탄로 날 가능성이 큰 것도 이유이다.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 사칭이 먹혀들지 않는 시간대이기도 하다.


 
 

[시사저널 인기 기사]

▶ ‘아버지 유산’의 질긴 굴레, 비켜갈 수 있을까

▶ 진화된 해킹에 비상 걸린 언론사들

▶ ‘반값 부동산’ 시대 다가오는가

▶ 대기업, 국공립 병원 매점까지 탐낸다

▶ 압박 주고 사람 잡은 SC제일은행의 ‘실적지상주의’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