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한류’를 이끄는 발레리나들
  • 심정민│무용평론가·비평사학자 ()
  • 승인 2012.07.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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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무용계에서 서유럽과 북미의 절대적인 주도는 깨진 지 오래다. 북유럽이나 동유럽, 지중해 지역, 남미 그리고 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주목할 만한 무용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춤추는 무용가, 즉 무용수의 국제적인 경쟁력이 해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우리 발레리나들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테크닉, 풍부한 표현력, 균형 잡힌 체격 조건, 엄격한 자기 관리, 춤에 대한 열정에서 그야말로 톱 레벨 발레리나가 갖추어야 할 경쟁력을 모두 가지고 있다. 세계 유수의 콩쿠르와 무용단에서 우리 발레리나를 선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전 세계 발레계가 주목하는 주요 콩쿠르에 한국인 무용수가 상위에 입상하는 것은 이미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일부 콩쿠르에서는 한국 무용수가 워낙 많이 입상해 대회의 룰을 대폭 수정하는 등의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졌다. 등용문의 역할을 하는 콩쿠르를 통해 이름을 알린 무용수는 속속 세계 정상급 무용단에 입단했는데 그 목록 또한 휘황찬란하다.

러시아에는 군사력만큼이나 강력한 두 개의 무용단이 존재하는데, 마린스키발레단에서 유지연이 활동하다가 은퇴했고, 볼쇼이발레단에 배주윤이 있다.

프랑스의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는 발레리노 김용걸이 활동한 바 있으며 최근 신예 박세은이 그 바통을 받았다.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는 잘 알려졌다시피 강수진이 수석 무용수로 있으며, 강효정까지 합세했다. 영국 국립발레단의 유서연,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김세연, 독일 뒤셀도르프발레단의 김소연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밖에도 일일이 쉘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무용단에 우리 무용수들이 속속 입성하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발레리나들을 풍부하게 배출할 수 있는 원동력은 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에 있다. 다양한 예술학교와 예술아카데미에서 무용수를 체계적으로 키워내고 있는 것이다. 올해 설립 인가가 난 국립발레아카데미까지 가세하면 무용계의 한류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그렇다고 무용계의 한류에 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용수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창작하는 안무가가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우리 무용계가 무용수를 기술적으로 훈련시키는 데 강점을 지닌 반면, 창조적인 안무가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는 약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좀 더 완전한 예술 한류를 위해 안무가의 발굴과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여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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