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교수,“박근혜 약점은 역시 불통 이미지”
  • 안성모 기자│정리·김지은 인턴기자 (asm@sisapress.com)
  • 승인 2012.07.1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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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캠프 정치발전위원 맡은 이상돈 중앙대 교수 “현 정권과의 관계 탓에 소통 부재 발생해”

ⓒ 시사저널 이종현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7월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대권 도전이다. 대선 경선 캠프도 진용을 갖추었다. 비대위원으로 활약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도 캠프에 합류했다. 정치발전위원을 맡게 된 이교수는 “정치발전위원회는 정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이다”라고 설명했다. 대선 정국에서 발생하는 각종 현안에 대해 박 전 위원장에게 조언을 하는 임무이다. 이에 따라 비대위에서 담당한 ‘미스터 쓴소리’ 역할을 대선 경선 캠프에서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교수는 향후 정치 현안과 관련해 “앞으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특히 19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는 “상당 부분 근거가 있고 국민의 공감을 사는 문제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박 전 위원장이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또 야당과 달리 어떠한 비전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현 정권에 대한 비판 정국에서 여당의 대권 주자인 박 전 위원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대권 경쟁에서 관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7월12일 중앙대 연구실에서 만난 이교수는 이번 대선을 ‘박근혜 대 박근혜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문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무엇이라고 보나?

국민 행복을 위한 3대 핵심 과제로 경제 민주화 실현과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제시했다. 큰 틀에서는 국민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한 가지 간과한 부분이 있는데, 투명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어 국민의 신뢰를 받겠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이 부분에서 박수가 제일 많이 나왔다. 현 정권과 대비되고 차별화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 전 위원장이 제시하는 경제 민주화에 대해 야당은 ‘허구’ ‘짝퉁’ 등의 표현을 써가며 평가 절하하고 있다.

야당이 가져가려던 경제 민주화 부분이 희석되었다. 그래서 야당에서는 허구라고 주장하지만, 과거 여당이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물론 미세하게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도 있다. 아직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았는데, 곧 나올 것이다.

“대선 정국 본격화되면 입장 표명 분명해질 것”

박 전 위원장은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는데, 아직까지는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동안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 측면이 있다. 이명박 정권과 대립하지 않았나. 그런 상황에서 현안마다 의견을 개진했으면 무슨 일이 벌어졌겠는가. 당이 깨졌을 수도 있다. 박 전 위원장은 당에 대한 애착심과 자부심이 강하다. 분당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여겼을 것이다. 소통 문제가 아직도 나오는 것은 이 부분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 정국이 본격화하면 입장 표명이 분명해질 것이다.

이재오·정몽준 의원 등 비박(非朴) 주자들은 경선 룰과 관련해 “박 전 위원장이 소통 의지가 없다”라고 비난을 해왔다.

그러한 비난은 옳지 않다. 비박 주자들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해놓고서는 불통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당하다. 본인들이 먼저 선을 그었다. 그리고 출마 선언을 하면서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해) ‘독재자의 딸’이니 ‘유신 공주’니 이런 말들을 했다. 그런 인신공격을 가해놓고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것 아니었나.

그렇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비박 진영도 끌어안고 가야 하지 않을까?

대선 때 같이 가면 낫긴 하겠지. 하지만 다소 회의적이다. 우선 인신공격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내가 볼 때는 그 점은 아주 큰 것이다. 그리고 이재오·정몽준 의원이 (박 전 위원장을) 지지한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선거에 큰 도움이 될까?

이재오 의원은 향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에 전력을 모으겠다”라고 했는데,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이의원이 이야기하는 개헌은 본인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현 시점에서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하고 정치적 변혁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제왕적 대통령의 문제를 거론하는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그러려면 제일 먼저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해야 한다. 한마디도 못 하고 있지 않나.

최근 ‘5·16’과 관련해 “단순히 쿠데타라고 폄하할 수 없다”라고 밝혀 논란이 되었는데.

홍사덕 선거대책위원장이 말한 것과 비슷하다. 군사 정변이지만 단순히 권력 투쟁만을 위한 쿠데타로 보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는 것이다. 국민의 50%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는다.

이를 두고 박 전 위원장에 대한 ‘과잉 충성’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그런 말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 마음대로 해석해도 좋다. 다만 구체제에서 혜택을 입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이 이야기한다면 (비판을) 들을 수 있지만.

대선 정국에서 정수장학회 문제가 다시 거론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최필립 이사장은 박 전 위원장이 알지만, 이사들은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한다. 박 전 위원장이 어떻게 하라고 해서 될 사안이 아니다. 야당이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계속 문제 제기를 하면 한마디로 피곤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최이사장 등이) 스스로 알아서 나가주는 것이 제일 좋은데,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인다.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에 새누리당 의원 상당수가 반대표를 던졌다. 이를 두고 박 전 위원장의 당 장악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웃기는 이야기이다. 언제는 당을 장악했다며 사당이라고 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모래알 정당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의원들이 자유 투표를 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다. (이번 일에) 너무 큰 비중을 두면 자가당착이 된다.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의 총사퇴 선언은 어떻게 평가하나?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당 스스로 내건 약속을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한 측면이 있다. 더 큰 것은 원내대표가 이처럼 미묘한 사안에 대한 의원들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이다. 여기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내대표가 어떻게 그런 동향을 모르고 있었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은 결국 구속되었다. 현 정권의 임기가 끝나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임기가 끝난 후까지 안 가더라도, 현 정권 임기 내에서도 특검과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이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할 수 있다. 기소를 못 하는 것이다. 민간인 불법 사찰과 내곡동 사저 등 하나하나 올라가면 대통령 본인과 연결되는 것 아닌가.

마지막으로 대선 주자로서 박 전 위원장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강점은 우선 보통 정치인들이 가지지 못하는 카리스마의 아이콘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존폐 위기의 정당을 두 번이나 일으킨 정치력도 강점이다.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단련되고 성숙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약점은 불통 이미지이다. 현 정권과의 관계 때문에 발생한 소통 부재 부분이 있다. 그리고 대중 정치에서 조금 취약한 면이 있다. 약점이라기보다는 살아온 과정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되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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