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판가름 낼 네 개의 분수령
  • 한면택│워싱턴 통신원 ()
  • 승인 2012.08.0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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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 상황으로는 오바마 재선 장담 못해…양당 전당대회에서의 후보 수락 연설도 큰 변수

11월6일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왼쪽)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오른쪽). ⓒ AP 연합·EPA연합

11월6일 백악관 주인을 가릴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세 달 앞으로 다가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여전히 동률을 기록하면서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롬니 후보의 이번 맞대결은 역대 최고의 접전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두 후보 앞에 놓여 있는 네 고개를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 등 경제 상황, 도전자의 러닝메이트 선택, 두 후보들의 전당대회 연설, 10월의 대선 후보 토론 등이 그것이다.

첫 번째 분수령은 경제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일자리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로 승부가 갈릴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두 달 연속 8.2%의 높은 실업률에 머무른 일자리 상황이 8월3일 발표되는 7월 실업률과 9월 초에 나올 8월 실업률에서 어떤 변화를 보이느냐에 따라 백악관 주인이 가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경제 상황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실업률이 7.5%를 넘었을 때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지 못한 미국 역사가 오바마 대통령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실제 승부를 판가름하는 경합지의 고용 상황은 전체 평균보다 양호하기 때문에 오바마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승부를 가를 경합지들로 꼽히는 지역의 실업률을 보면 아이오와 5.2%, 버지니아 5.7%로 전국 평균인 8.2%보다 훨씬 양호하다. 격전지인 오하이오의 실업률도 7.2%로 많이 하락해 있다. 미국의 1분기(1월~3월) GDP 성장률은 2.0%였는데 2분기 들어 크게 냉각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2분기의 GDP 성장률이 1% 이상이었을 때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예들이 많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절망적이지는 않다는 평을 듣고 있다.

러닝메이트 선택 잘 하면 분위기 뒤엎을 수도

두 번째 분수령은 도전자가 어떤 러닝메이트를 선정하느냐 하는 점이다.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런던올림픽이 끝나는 8월12일에서 공화당의 플로리다 탐파 전당대회가 시작되는 8월27일 사이에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년 전 존 매케인 후보는 전당대회가 개막되기 사흘 전에 부통령 후보로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깜짝 발표한 바 있다. 롬니 후보는 우선 러닝메이트 선정 발표에 큰 관심을 끌기 위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 등 스마트폰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이를 다운로드하는 사람들에게 통보해주기로 했다.

미트 롬니 후보의 러닝메이트로는 현재 서너 명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격전지인 오하이오 주를 대표하는 롭 포트먼 연방 상원의원과 한때 경선 라이벌이었던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 그리고 인도계인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명되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롬니 후보는 파격을 좋아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는 달리 신중한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악관행 레이스에서 부통령 후보가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시절은 최근 들어 한 차례밖에 없었던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1960년 선거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린든 존슨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해 대형 표밭 텍사스를 차지함으로써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효과를 본 것이다. 그 이후에는 부통령 후보가 판세에 영향을 미친 적은 거의 없으나 관심 끌기와 분위기 띄우기에서는 적지 않은 덕을 보고 있으며 잘못된 선택으로 몰리면 타격을 입는다는 점에서 중대 변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토론 대결에서는 오바마 우세 전망

세 번째 분수령은 양당의 전당대회와 후보 수락 연설이다.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은 해당 후보에게는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연설로 꼽힌다. 막판 선거전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역시 양당 전당대회에서 행할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의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이 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강조하고 있다. 도전자를 추대하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8월27일부터 30일까지 플로리다 탐파에서 열린다. 롬니 후보는 마지막 날인 8월30일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현직 대통령의 출정식으로 9월3일부터 6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 샤로트에서 개최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시 마지막 날인 9월6일 연설한다. 양당의 전당대회는 당원들을 결집시키는 축제이자 미국민들의 관심을 자당에 집중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특히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은 도전자의 진면목을 만천하에 알리게 되고 현직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할 수 있게 한다. 이를 본 미국 유권자들이 코스 유지냐, 변경이냐를 결정하게 한다.

네 번째이자 마지막 시험 무대는 10월에 세 차례 열리는 대선 후보 토론이다. 부통령 후보들의 토론도 한 차례 열린다.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는 10월3일 콜로라도, 10월16일 뉴욕, 10월22일 플로리다에서 세 차례의 대선 후보 토론을 갖는다. 첫 번째 토론에서는 국내 정책을 놓고 대결하고, 두 번째는 타운홀 미팅 형식이며, 세 번째는 외교 안보 정책 토론이다. 부통령 후보들은 10월11일 한 차례 토론 대결을 벌인다. 미디어 선거인 현대 선거전에서는 대선 후보 토론에 따라 승부가 결정적으로 갈린 경우도 흔하다.

1960년 선거에서 존 F. 케네디 후보는 흑백 텔레비전 시절임에도 젊고 패기에 찬 모습을 보여, 노련하지만 시계를 자꾸 보면서 초조해하는 리처드 닉슨 후보와 비교되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 후보는 “4년 전보다 생활이 나아졌습니까”라는 구호 한마디로 대권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 후보 토론은 막판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부동층까지 표심을 결정하게 해 최종 승부를 가르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의 관측으로는 역시 토론 대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우세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 오바마 대통령의 토론 솜씨가 좋기도 하지만, 롬니 후보의 토론술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롬니 후보는 너무 자주 말실수나 말 바꾸기를 해왔기 때문에 토론 대결에서는 불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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