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또 만들어 올림픽 세 번 더!”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승인 2012.08.12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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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선수가 말하는 ‘런던올림픽의 기억과 미래의 꿈’

ⓒ AP연합
체조선수 양학선(21)은 지난 7월16일 한국 선수 중 제일 먼저 런던으로 향했다.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 미리 떠난 것이다. “런던에 처음 왔을 때 운동이 안 되었다. 누우면 자꾸 생각나는 게 있었고…. 내일도 잘 될까, 그런 걱정이 들었다.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시사저널>은 8월8일 그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런 기다림 끝에 그는 8월6일 밤 11시 노스그리니치 아레나 플로어에 섰다. 1차 시기. 그는 세 바퀴를 도는 최고난도의 ‘양1’ 기술을 선보였다. 2차 시기에서 양학선은 벼락처럼, 군더더기 없이 착지했다. “1차 시기도 생각보다 잘 되었고(16.466점), 2차 시기에서는 몸이 너무 가벼워 잘 될 것 같았다. 보통 2차 시기에서 감점을 잘 당했는데 이번에는 2차 시기 점수(16.600점)가 더 잘 나왔다.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 2차 시기 착지가 끝난 뒤 양학선은 그대로 뛰쳐나갔다. 경쟁 선수도, 관객도, 심판이 판정을 내리기도 전에 양학선이 챔피언임을 인정하는 박수를 쳤다. 가출했던 16세 중3 소년이 기숙사로 돌아오면서 다짐했던 것들이 모두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체조가 돈이 들어가는 운동이었다면 운동을 그만두었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그에게 일생일대의 위기가 찾아온 것은 중3 때(16세)였다. “그때 기숙사에 살고 체조를 하면서 주말에 한 번씩 집에 갔다. 그런데 친구들은 방학이라고 매일 노니까 그것이 부러웠다.” 그는 숨바꼭질을 벌였다. 기숙사를 나와서 일주일간 가출했다. 친구들과 포항까지 흘러갔는데 체조 감독(오상봉)이 그를 잡으러 포항까지 왔다. “선생님 덕분에 계속 운동을 하게 되었다. 평생 은인이다. 그때 운동이 싫었던 것이 아니라 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벌어진 일이다.” 이후 양학선은 체조에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했다.

“나에게는 포상으로 ‘휴식’을 주고 싶다”

그런 그에게 가족은 큰 힘이다. 집에 가는 것은 1년에 10번 정도, 다 합쳐도 한 달이 안 된다. 집에 가면 어머니(기숙향)와 형과 함께 노래방에 가는 것을 즐긴다. 형은 일반병으로 근무하다가 장기 근무를 신청해 경기도 일산에서 육군 하사로 복무하고 있다. “일반병으로 근무할 때는 매주 면회 가서 만났다. 어렸을 때는 싸우기도 했는데 이제는 말싸움도 잘 안 한다. 형이 지난번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딸 때 TV로 보고 울었다고 하더라.” 양선수의 가장 큰 근심은 아버지의 병환이다. “허리가 많이 안 좋으시다. 휘었다. 병원에 가서 진찰받으면 당장 수술하자고 하는데, 집안일도 있고….”

이번 금메달로 그의 집안 사정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회 각계에서 갖가지 호의 어린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그는 이런저런 제안과 포상금에 대해 “금메달 따기 위해 준비할 때보다도 더 부담스럽다. 일단 포상금으로 부모님 집을 마련해드리고 싶다. 부모님께 왜 광주에서 시골로 내려갔냐고 여쭤봤더니 답답해서 내려갔다고 하시더라. 시골에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 일단 부모님 의사부터 확인해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금메달을 딴 그 자신에게는 그 스스로 어떤 선물을 주고 싶지 않을까? “지금 나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없다. 내 몸이 힘드니까 휴식을 주고 싶다.”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체조협회의 정동화 회장(포스코건설 부회장) 등 협회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후배들에게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가정이 어렵다고 해도 체조는 따로 물건이 필요한 것이 아니니까 나는 크게 불편한 것이 없다. 선수 생활은 30대 초반까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 번의 올림픽을 더 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올림픽이 끝나면 체조는 룰이 바뀐다. 룰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고 신기술을 만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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