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들, “집권 5년차는 힘들어” 영향력 퇴조 ‘동병상련’
  •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승인 2012.08.12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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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는 권력의 무상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그들은 권력의 생리를 정확하게 해부한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충돌하는 역대 집권 5년차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노태우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인 1992년의 경우, 부동의 1위였던 노태우 대통령은 3위(52.1%)로 추락했다. 당시 대선 정국은 ‘정치 9단’으로 불리는 ‘숙명의 라이벌’ 김영삼 민자당 대표와 김대중 민주당 대표의 정면 승부였다. ‘양김 시대’의 숨막히는 접전에서 노대통령은 대선 관리자의 역할로 급추락하며 ‘레임덕’이라는 용어를 처음 회자시켰다.

김영삼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1997년 역시 김영삼 대통령의 영향력은 급격히 약화되었다. 임기 첫해인 1993년 ‘YS(김영삼)는 못 말려’라는 유행어를 낳을 정도로 절정의 인기를 치달았고, 그해 본지 조사에서도 지목률이 96.2%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대통령의 절대적인 영향력은 아들 현철씨와 측근 비리로 얼룩졌던 1997년에 46.9%로 반 토막 났다.  그럼에도 그나마 1위는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시 미래 권력으로 꼽혔던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는 각각 39.5%와 13.5%의 지목률로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2002년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김대중 대통령 역시 세 아들과 측근의 비리로 레임덕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여전히 높은 영향력을 과시했다. 71.0%의 지목률로, 집권 초기 80%대에 비해서는 다소 하락했지만, 역대 집권 5년차의 현직 대통령 영향력 지목률에서는 최고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유력 대권 주자였던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도 52.0%의 지목률로 2위를 차지하며 상당히 높은 영향력을 과시했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집권 여당 열린우리당의 붕괴로 급격한 레임덕에 빠진 노무현 대통령 역시 57.3%의 지목률을 나타내며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그래도 1위 자리는 지킨 가운데, 미래 권력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30.5%로 3위에 올랐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12년, 미래 권력이 현재 권력의 영향력을 뛰어넘는 결과가 다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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