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으로 보는 강풀의 인기 웹툰
  • 이지선│영화평론가 ()
  • 승인 2012.08.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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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람>, 원작의 강렬한 매력 그대로 영상에 옮겨

영화

흉흉한 시절이다. 학교에 간다던 소녀가 납치되어 살해되는가 하면, 여행을 떠났던 여성이 실종된 뒤 시신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러한 소식들이 더욱 두려운 것은 범인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누군가였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이웃에 살인자가 살고 있다니, 섬뜩할 밖에.

영화 <이웃 사람>은 바로 그 이웃이 주인공이다. 누군가의 이웃에 사는 살인마와 그를 막고자 하는 또 다른 이웃들의 이야기로, 인기 만화가 강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했다. 감독은 김휘. <해운대> <심야의 FM> <댄싱퀸>의 각본을 쓴 시나리오 작가이다. <이웃 사람>은 그의 데뷔작이다. “원작에 충실하려 노력했다”라는 감독의 말대로, 영화는 원작에 매우 충실하다. 귀신과 살인마, 사채업자와 평범한 이들이 얽혀 사는 강산맨션 풍경은 원작자가 그렸던 모습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되살아났다.

그러므로 영화는 누가 범인인지를 좇지 않는다. 원작이 그랬듯이, 이웃에 사는 살인마의 정체는 일찌감치 밝혀지고, 남남처럼 살던 이들이 과연 살인마로부터 소녀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파고든다. 시나리오까지 직접 쓴 감독은 자신만의 각인을 새기기보다는 원작에 충실한 영화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디테일이 조금 달라지기는 했지만 중심이 되는 이야기와 사건, 인물 설정은 원작과 거의 흡사하다. 다중의 캐릭터 모두가 주인공인 만큼, 각각의 캐릭터에게 고르게 비중을 나누어준 구성 방식 또한 비슷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강풀 원작의 대다수 작품이 그렇듯이 원작을 그대로 옮기는 데만 집중해 영화다운 리듬감을 선보이지 못한다. 캐릭터별 이야기 배분에만 신경을 쓴 탓에 에피소드들이 적절히 맞물리지 못하고 삐걱대기도 한다. 그 탓에 클라이맥스의 강렬함은 원작보다 떨어진다.

그러나 다행히도, 원작에 충실하려는 노력 덕분에 최소한의 보는 재미는 유지했다. 캐릭터를 그대로 살려낸 배우의 활약이 돋보이며, 특히 서늘한 와중에도 웃음을 환기하는 마동석의 연기는 발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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