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서클 ‘밀양 연합’은 정말 사라졌을까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08.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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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뒤에는 학교 폭력 서클인 ‘밀양 연합’이 있었다. 가해 학생들이 여기에 소속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기자는 사건 이후 ‘밀양 연합’이 존재하는지를 취재했다. 그랬더니 현재 ‘밀양 연합’은 해체되고 없었다. 사건 당시에도 조직 체계를 갖춘 ‘폭력 서클’이라기보다는 지역에서 노는 학생들의 ‘친목 단체’에 가까웠다. 경남 지역 언론사의 한 기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밀양 연합’이 실제 있었다고 보기에는 약간 애매했다. 이 단어도 예전에 조폭을 수사하던 경찰들이 만든 것이다. 확대 해석된 면이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성폭행 사건이 있은 뒤 지역에서는 학생들의 ‘사적 모임’에 대해 민감해했다. 각 학교나 관내 경찰에서도 학생들의 동향을 예의 주시해왔다.

기자는 가해 학생들이 다녔던 밀양 밀성고, 밀양 세종고, 밀양전자공고에 전화를 걸어 교내 폭력 서클의 유무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모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교내 폭력 서클’의 존재를 강하게 부정했다.

밀양 세종고의 교감은 “8년 전에 일어난 일을 왜 새삼스럽게 꺼내느냐,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으면 잘 지도하는 것 아니냐”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밀양 밀성고의 교감은 “학교 차원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강사도 초청하고 자치 활동도 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설문조사도 자주 실시해서 금품 갈취, 폭행, 왕따 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현재 우리 학교에는 학생들 사이에 ‘폭력 서클’ 같은 것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밀양전자공고의 교감은 “우리 학교는 실업학교이다 보니 인문 학교보다 일찍 하교한다. 학교 밖에서 다른 것들을 접촉할 기회도 많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어떤 문제를 일으켰을 때의 엄한 책임을 강조한다. 또, 학교에서 폭력을 야기하거나 교사의 지시를 불이행하는 것에는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역 학원을 담당하는 밀양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계장은 “그 애들(당시 가해 학생들)은 모두 성장했다. 사건 당시는 학교 폭력 관련 처벌이 약했고, 학교에서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지금은 법이 강화되었다. 학생들이 학교 폭력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도 없다. 우리 경찰도 학교 교사들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으면서 정보 교환도 하고 동향도 파악하고 있다. 밀양에는 학교 폭력 서클은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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