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딱’ 소리 턱관절에서 ‘악’ 소리
  • 석유선│헬스팀장 ()
  • 승인 2012.09.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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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크게 안 벌어지고 통증 심하면 ‘TMJ증후군’ 의심

서울 용산의 홍플란트에서 의사가 턱관절 이상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직장인 구성찬씨(39세·연구원)는 한 달 전부터 입을 다물 때마다 귀 앞에서 ‘딱’ 소리가 자주 나고 통증이 계속되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구씨는 최근 들어 만성 두통에 시달렸고, 음식을 씹기도 힘들어지고 급기야 입을 벌리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처음에는 정형외과를 찾았지만, 턱관절 치료는 치과가 전문이라는 말에 발길을 돌린 결과, 그의 질환명은 일명 ‘TMJ증후군(Tempromandibular joint syndrome)’으로 불리는 턱관절 장애였다.

‘턱관절(Tempromandibular joint)’은 악관절이라고도 하는데 귀 바로 앞에 위치하면서 미끄러지는 운동과 회전 운동을 하는 관절이다. 이것은 관자놀이 뼈(측두골)와 아래턱 뼈(하악골)로 구성되어 있고, 관절원판이라고 하는 일종의 디스크가 관자놀이 뼈와 아래턱 뼈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 디스크는 관자놀이 뼈와 아래턱 뼈 사이에서 턱관절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하고 완충하는 역할을 해 음식을 씹는 등 다양한 경우에 아래턱에서 오는 충격을 완화시켜준다.

그런데 TMJ증후군은 이 관절원판이 어떤 원인에 의해 정상적인 위치를 벗어나거나 턱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심해 입을 벌리거나 다무는 것 또는 턱을 전후좌우로 움직이기가 어렵게 되면서 발생한다.

주변 근육의 일시적 긴장이 원인일 수도

만약 입과 턱을 움직일 때 ‘딱’ 하는 소리가 난다면 TMJ증후군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적신호이다. 일부 환자의 경우 하품을 한 뒤 갑자기 입이 다물어지지 않거나, 아침에 자고 일어났는데 입이 벌어지지 않는 등의 증상으로 발견된다.

물론 턱관절에서 단순히 ‘딱’ 소리가 난다고 반드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턱관절 주변 근육의 일시적인 긴장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며 수 시간 또는 수일 내에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단발음으로 소리가 나지만, 증상이 진행되면서 1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자갈이 굴러가는 듯 ‘사각사각’ 또는 ‘스~윽 슥’ 연발음이 나고 점차 입이 벌어지지 않으면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 없이 장기간 방치하면 안면 비대칭이나 뼈의 구조 변화를 초래하는 퇴행성 골관절염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악화된다.

경희대 치과병원 우이형 교수는 “보통 자신의 손가락 3개를 세워 들어가는 4~5㎝ 정도로 입이 벌어지면 정상인데, 여기에 미치지 못하면 턱관절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적절하게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턱관절과 디스크(관절원판)가 마모되어 치아 교합이 비뚤어짐으로써 위아래 앞니가 안 다물어지는 것은 물론 두통, 목, 어깨까지 통증이 확산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턱관절 장애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데, 가장 즉각적으로는 교통사고처럼 심하게 턱관절에 충격이 가해질 때 생길 수 있다. 특히 평소 이를 갈고 이를 악물거나 턱을 괴는 습관,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치아 한쪽으로 씹거나 치아를 꽉 무는 등 나쁜 습관도 턱관절 디스크에 부담을 줘 턱관절 장애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아랫니와 윗니가 서로 잘 안 맞는 부정 교합과 스트레스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스트레스가 심한 수험생과 직장인, 갱년기 여성들에게는 스트레스로 인해 촉발되기 쉽다.

 

ⓒ 시사저널 이종현

교정 치료 방법이 보편적…심하면 수술해야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효과적인 검사와 치료법은 개발되어 있다. 턱관절 장애의 정도를 알기 위해 턱관절뿐 아니라 머리, 목 등에 대해 다양한 검사가 이루어지며 턱관절 장애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윤경인 가톨릭대성바오로병원 치과 교수는 “우선 스트레스 정도를 설문지를 이용해 파악하고 아래턱의 운동 범위 조사, 턱관절 소리 검사, 턱관절 부위 근육 검사, 방사선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방사선 촬영으로 알기 어려운 턱관절 디스크 형태와 위치 변화 등은 MRI 촬영으로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턱관절 장애에 대한 치료는 외부 요인에 의해 어긋난 턱관절의 균형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방법으로 접근한다. 악관절 교합 안정 장치(스프린트)나 교정 장치, 보철 치료 등의 교정 치료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며 물리 치료와 운동 요법 등이 병행된다. 간혹 증상이 심하면, 내시경이나 절개를 통한 외과적 수술 방법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스프린트를 윗니나 아랫니에 끼워넣으면 턱관절에 공간을 만들어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을 분산시키고, 손상된 뼈와 주변 조직이 회복된다. 스프린트는 겨우 몇 mm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턱관절의 불균형을 정상적인 상태로 미세하게 교정하는 장치이다. 이 장치를 이용해 턱관절에 압력을 꾸준히 가해 균형점을 찾도록 돕는다. 또한 턱관절과 치아의 맞물림을 안정시켜 치아를 보호하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물리치료는 긴장된 턱관절 근육을 주로 온수 찜질 등으로 풀어주고 관절 내 압박을 줄여 디스크가 정상 위치로 회복하는 것을 돕는 방식이다. 교합 안정 장치, 물리치료와 더불어 운동 요법을 더해 6개월~1년간 치료하면 80% 정도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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