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플랫폼 삼국지’ 후끈
  • 정광연│경향게임스 기자 ()
  • 승인 2012.09.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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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게임빌·카카오톡, 자사의 유저풀 활용해 치열한 경쟁 벌여

2009년 11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지 32개월 만에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천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국민의 60%가 최첨단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활 패턴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대변되는 디바이스 혁명은 모바일 게임의 황금기를 가져왔다. 모바일 전문 개발사 수백 곳이 탄생했다. 하루에도 전 세계에서 모바일 게임 수백 종이 출시되고 있다. ‘앵그리버드’ ‘컷더로프’ ‘홈런배틀’ 등의 글로벌 흥행 게임이 출현했고 콘텐츠만 좋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은 저비용으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수많은 경쟁자가 몰렸고, 만 3년 만에 레드오션 시장으로 바뀌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이승훈 협회장은 “이제 게임의 재미나 흥행성으로만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수많은 유사 게임 가운데 자사의 게임을 노출시키는 마케팅이 절실해졌다”라고 시장을 분석한다. 이에 모바일 게임사들은 게임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좋은 게임을 효과적으로 사용자에게 노출해 흥행 가능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맨 왼쪽부터 컴투스 허브, 게임빌 라이브, 카카오 게임센터.


■ 선점 효과+SNG 열풍 만끽 - ‘허브’

컴투스·게임빌·카카오톡 간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 3파전이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 게임 플랫폼은 최초이자 최대라는 수식어를 자랑하는 ‘컴투스 허브(이하 허브)’이다.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컴투스는 자사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허브’가 가입자 3천만명을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0년 11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대단히 가파른 성장세이다.

컴투스의 핵심은 모바일 SNG(Social Network Game)이다. 그리고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타이니팜’과 같은 컴투스표 모바일 SNG 돌풍의 근원이 바로 ‘허브’이다. 유저들 간의 긴밀하고 친근한 유대감이 무엇보다 SNG가 성공하는 데 가장 큰 요인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허브’를 앞세운 컴투스의 거침없는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허브’가 3천만명이라는 엄청난 유저를 확보할 수 있었던 데에는 ‘타이니팜’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실제로 컴투스 관계자들도 대다수 ‘허브’ 유저가 ‘타이니팜’에서 유입되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타이니팜’에서 시작된 ‘허브’가 점차 다른 게임들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타이니팜’ 이후 출시된 ‘더비데이즈’와 ‘아쿠아스토리’의 성공적인 흥행에는 ‘허브’ 유저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 또한 아케이드 대전 게임인 ‘몽키배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에는 ‘허브’의 유저들이 모바일 SNG가 아닌 다른 장르의 게임들로도 원활하게 이동하고 있다. 이제 ‘허브’는 단순히 ‘소셜’을 선호하는 유저들의 집합체가 아닌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 완성되어가고 있다.

컴투스 관계자는 “초기에는 분명 모바일 SNG의 흥행이 ‘허브’ 구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지금은 컴투스의 모든 게임에 대해 높은 신뢰와 관심을 보이는 통합 유저풀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컴투스가 가장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허브’는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의 모바일 게임 명가를 꿈꾸는 컴투스의 행보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 선택과 집중으로 추격 - ‘라이브 & 서클’

게임빌은 ‘라이브’와 ‘서클’을 ‘허브’만큼 강조하고 있지는 않다. 이들 시스템이 ‘허브’와는 전혀 다른 위치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빌을 대표하는 인기 게임들은 SNG 요소보다는 아케이드 성격이 강하다. ‘프로야구’ 시리즈나 ‘제노니아’ 시리즈 그리고 ‘카툰워즈’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모두 네트워킹보다는 전략과 액션 등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저 간 커뮤니티의 비중은 떨어진다. 아울러 게임빌의 대표작들은 공통적으로 시리즈 게임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전작의 완성도와 재미에 기반해 상당수 유저가 차기작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어 통합 유저풀 관리보다는 개별 유저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 입각해 ‘라이브’와 ‘서클’은 유저 통합 시스템이라기보다는 개별 유저를 관리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는 특히 ‘서클’에서 강조되고 있는데, ‘서클’은 친구 찾기나 친구 맺기 등의 전형적인 소셜 기능보다는 유저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전달하고 게임의 업데이트 여부를 확인시켜주는 등 관리적 개념이 상당히 강하다.

게임빌 관계자는 “회사에서 주력하고 있는 게임들의 특성상 현 단계에서는 유저 간 네트워크 시스템보다는 관리 시스템이 더욱 필요하다. ‘라이브’와 ‘서클’이 ‘허브’와 다른 성격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 유저풀 관리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네트워크 중심의 플랫폼으로의 전환도 가능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게임빌은 최근 자사의 모바일 SNG인 ‘피싱마스터’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라이브’와 ‘서클’을 ‘허브’와 비슷한 네트워크 중심의 플랫폼으로 확장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서클’이 적용된 다운로드 건수가 1억4천만이 넘는 점을 고려할 때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기반으로 게임빌이 모바일 SNG에도 눈을 돌린다면 단숨에 ‘허브’를 위협하는 막강한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성공의 열쇠는 메신저 극복 - ‘게임센터’

컴투스의 ‘허브’나 게임빌의 ‘라이브’ ‘서클’과 달리 카카오톡 ‘게임센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는 모습이다.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은 매우 크지만 과연 ‘게임’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는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의 수는 모두 10종이다.

아직 라인업이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모바일 게임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의 핵심 게임인 ‘카오스&디펜스’ ‘리듬스캔들’ ‘바이킹 아일랜드’가 모두 올라와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위메이드가 별도의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고 ‘게임센터’를 통해서 준비 중인 게임들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모바일 게임 플랫폼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때 안정적인 게임을 공급해줄 수 있는 위메이드와의 연합은 ‘게임센터’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더 키워준다. 문제는 카카오톡이 메신저라는 점이다. 현재 카카오톡에 가입한 회원 수는 5천만명이다. 규모로는 ‘허브’를 능가하지만 정체성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허브’나 ‘라이브’ ‘서클’은 모두 게임을 하기 위해 가입한 유저들을 통합해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즉, ‘선게임, 후플랫폼’이라는 도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센터’는 게임이 아니라 메신저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모인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컴투스나 게임빌과는 반대로 ‘선플랫폼, 후게임’이라는 반대 도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센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메신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가입한 고객들을 얼마나 게임 유저로 유도할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카카오톡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느냐와 얼마만큼 완성도 높은 게임을 지속적으로 공급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허브’ ‘라이브 & 서클’ 그리고 ‘게임센터’로 이어지는 모바일 게임 플랫폼 전쟁에 대해 우려보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이 떠안은 가장 큰 과제가 시장 확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이 펼칠 선의의 경쟁이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 본격적인 모바일 게임 플랫폼 3파전이 시작되었다. 과연 이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하게 될지 업계와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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