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땅 사들이기 나선 꽃동네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2.09.0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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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회사 만들어 2009~10년 집중 매입 <시사저널>이 확인한 것만 1백77필지 10만평 규모

충북 진천군 덕산면과 음성군, 맹동면 일대에 걸쳐 상주 인구 4만2천평 규모로 지어지는 충북혁신도시 공사 현장. 뒤쪽에 보이는 곳이 ‘꽃동네’이다. ⓒ 시사저널 임준선
국내 최대 복지시설인 ‘꽃동네’가 최근 대규모의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시사저널> 취재 결과 새롭게 밝혀졌다. 토지 매입은 꽃동네가 위치한 충북 음성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이곳은 혁신도시와 동서고속도로 음성 나들목(일명 꽃동네 IC)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땅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꽃동네는 오웅진 신부가 무의탁 심신장애자·걸인 등을 요양하기 위해 1976년 개설한 ‘사랑의 집’이 시초이다. 현재 2만2천5백㎡(약 1만평)의 부지에 3천여 명(2012년 1월31일 기준 2천38명)의 요양인이 머무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꽃동네가 외연 확장에 주력하면서 각종 시비가 끊이지 않은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꽃동네가 보유한 부동산이다. 1998년 충북도 국정감사에서는 “음성군 일대의 부동산을 꽃동네가 전부 매입하고 있다”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 문제는 결국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2003년 8월, 검찰은 오신부를 업무상 횡령·사기,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농지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을 맡았던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오신부가 꽃동네를 이끌어오면서 그 지위를 이용해 가족들이 경작에 이용할 농지를 구입해주고, 천주교 청주교구를 지원하는 데 거액의 꽃동네 자금을 유용했다”라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꽃동네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는 1천4백10필지로, 면적은 3백12만9천2백85평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의도 면적의 세 배를 뛰어넘는 규모이다.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가는 법정 공방 끝에 결국 오신부의 승소로 끝을 맺었다. 2007년 12월 대법원은 “음성군으로부터 받은 보조금은 수도자 개인이 아닌 수도회 기금으로 입금되어 복지시설 운영 보조금으로 쓰였고, 각 수도자들이 보조금 신청 시 등록한 소임과 다른 일을 했지만 꽃동네를 위해 일했기 때문에 사기나 보조금관리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 꽃동네측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국고 보조금을 편취하려 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결했다.

무죄 판결이 있은 후 꽃동네측은 다시 한번 대규모 토지 매입에 나섰다. <시사저널>의 취재 결과 ‘농업회사법인 꽃동네 유한회사’를 통해 토지 매입이 이루어졌다. 꽃동네 유한회사는 오신부의 최측근인 윤시몬(윤숙자) 수녀가 대표이사를 맡아 2009년에 만들어진 회사이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자본금이 약 89억원에 이른다. 주 사업 목적은 농축산물의 생산 및 판매로 명기되어 있다.


꽃동네측 “원래 가지고 있던 땅 이전한 것뿐”

꽃동네 유한회사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집중적으로 토지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맹동면 인곡리, 음성읍 동음리, 금왕읍 용계리, 청원군 오창읍, 괴산군 사리면, 청주시 내덕동 등 <시사저널>이 확인한 것만도 1백77필지에 이른다. 오신부가 26필지를, 윤수녀가 1필지를 현물 출자한 것도 확인되었다. 면적으로 따지면 약 10만평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꽃동네 유한회사로 넘어간 부동산 중에는 꽃동네의 수사와 수녀가 소유하고 있던 음성 나들목 인근의 토지도 있다. 꽃동네 수사와 수녀들은 1998~99년에 이 토지를 집중 매입했는데, 기자가 확인한 것은 18필지이다. 18필지의 면적은 3만9천7백91㎡(약 1만2천36평)에 이른다. 이 18필지 중 14필지가 꽃동네 유한회사로 매매되었고, 두 필지는 꽃동네 유한회사의 이사인 정 아무개씨에게 팔렸다. 이 토지는 꽃동네 앞 도로의 건너편에 위치해 꽃동네 시설과는 무관했기 때문에, “꽃동네측이 음성 나들목 건설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리고 토지를 사들인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이 일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해 인근 부동산업자는 “음성 나들목이 2013년 개통될 것으로 알고 있다. 혁신도시도 조성 중이기 때문에 이 일대의 땅값은 천정부지로 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꽃동네측 변호를 맡고 있는 임광규 변호사는 “꽃동네 유한회사가 (2009~ 10년 사들인 땅은) 매입한 것이 아니고 (꽃동네가) 원래 (가지고) 있던 땅이다. 재단법인은 농지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수사·수녀의 이름으로 (꽃동네가) 소유하고 있었던 토지이다”라고 밝혔다. 즉, 실소유주는 꽃동네이며 그 땅을 수사·수녀 명의로 매입했을 때 지출된 비용 역시 꽃동네 자금이라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왜 증여가 아닌 매매의 방식으로 거래를 한 것일까? 이에 대해 임변호사는 “법무사가 편의상 시키는 대로 했을 것이다. 수사·수녀들이 개인적인 노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그 땅을 산 것이다. (개인적인 재산이기 때문에) 수사·수녀들이 가지고 있던 땅을 (꽃동네 유한회사가) 돈을 지불하고 산 것이다”라고 말을 바꿨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로 볼 때 꽃동네 수사·수녀가 보유했던 땅의 실소유주는 꽃동네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땅을 매입하는 데 꽃동네의 후원금이 사용되었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수사·수녀가 이 땅을 개인적으로 처분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면 후원금 횡령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자본금 89억원에 대한 출처 의혹도 제기

꽃동네 유한회사에 출자된 자본금 약 89억원의 출처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꽃동네 유한회사의 후원금이 꽃동네 유한회사에 출자되었을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복지법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체를 자회사로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임변호사는 이에 대해 “자본금은 수사·수녀들의 개인적 자금을 털어 조성한 것이다. 수사·수녀들이 이 땅에서 경작한 농산품을 요양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이 세무회계에 잡히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정확한 회계 파악을 위해서 꽃동네 유한회사를 설립해 회계 편의를 도모한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현재 꽃동네는 ‘재단법인 청주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에서 나와, 2006년 설립된 ‘재단법인 예수의 꽃동네 유지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예수의 꽃동네 유지재단의 대표권은 오직 오신부만이 가질 수 있도록 제한되어 있다. 오신부는 지난 1998년 국정감사에서 “기존 시설(꽃동네)은 이제 인원 증대를 지양하려고 한다. 앞으로 (복지)시설을 (확장)할 경우에는 사회복지법에 따라 되도록 소규모 시설을 지향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꽃동네의 확장 정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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