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디젤 승용차 ‘연비 금메달리스트’는?
  • 최주식│<오토카 코리아> 편집장 ()
  • 승인 2012.09.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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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측면에서 호평받으며 그린카 경쟁까지 벌여

BMW 320d ED ⓒ BMW 제공
재규어XF 2.2 ⓒ 재규어 제공

오랫동안 ‘시끄럽고, 공해 물질을 많이 내뱉는 자동차’로 인식되어온 디젤차가 최근 국내 승용차 시장의 핫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는 디젤 승용차가 판매 상위권을 휩쓸어, 자사 라인업에 디젤 모델을 얼마나 많이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릴 정도이다.

디젤은 전통적인 시장인 유럽에서의 인기(서유럽 승용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점유율은 2005년 49.4%에서 2008년 52.7%대로 이미 절반을 넘겼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는 70%를 초과하고 있다)를 넘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이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수입차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출 확대 및 내수 시장을 방어해야 하는 현대·기아차에서도 디젤 모델을 내놓고 있는 이유이다.

이처럼 디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뛰어난 연비에 있다. 지속적인 고유가 시대에서 차 선택의 중요한 가치가 연비로 대표되는 경제성에 모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승용 디젤 분야에서의 눈부신 기술 발전은 연비 등 효율성뿐 아니라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클린 디젤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와 더불어 그린카 경쟁을 벌일 만큼 친환경 차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연비가 좋다는 것은 그만큼 이산화탄소(CO2)를 적게 내뿜는다는 뜻이므로 ‘연비 좋은 차=친환경 차’라는 등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중고차 가격도 휘발유차보다 높게 형성

디젤 승용차는 휘발유차보다 연비가 좋을뿐더러 중고차 가격도 휘발유차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보유 기간과 운행 거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디젤차의 경제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디젤의 상품성이 향상되면서 소음·진동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국내에서 디젤 승용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는 BMW·폭스바겐 등 독일 업체들이다. 수입차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BMW는 디젤 모델의 판매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폭스바겐의 경우 판매되는 차의 십중팔구는 디젤 모델이다. 벤츠나 아우디는 상대적으로 디젤 판매 비중이 낮았지만, 최근에는 늘어나는 추세이다. 럭셔리 브랜드인 재규어와 볼보도 의외로 디젤 판매가 많은 편이다. 한편 디젤 모델이 별로 없는 미국차와 일본차 업계는 판매 가능한 디젤 모델 도입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어떤 디젤 승용 모델이 연비가 좋을까. 폭스바겐 골프 1.6TDI는 연비 23.3km/ℓ로 웬만한 하이브리드카를 능가한다. BMW 525d 드라이브도 20.2km/ℓ로 20km대의 연비를 보여준다. 골프와 차체 크기를 비교했을 때 525d(배기량은 1천9백95cc)의 연비가 더 놀랍게 다가온다. 다음으로 미니 쿠퍼 SD가 18.4km/ℓ, BMW GT 20d가 18.3km/ℓ, 벤츠 B200 CDI 18.1km/ℓ의 연비를 보여준다.

그리고 폭스바겐 CC 2.0 TDI 블루모션 17.9km/ℓ, 폭스바겐 제타 2.0 TDI 17.8km/ℓ, 폭스바겐 골프 GTD 17.5km/ℓ,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17.4km/ℓ, 폭스바겐 골프 2.0 TDI 17.2km/ℓ 등 17km대의 연비를 나타내는 차들은 거의 폭스바겐이다. 배기량은 2천cc가 주종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볼보 V60 D3 16.9km/ℓ, 볼보 S80 D3 16.4km/ℓ, 푸조 508 2.2 HDI 16.4km/ℓ, 아우디 A4 2.0 TDI 16.0km/ℓ, 재규어 XF 2.2D 15.9km/ℓ, 푸조 308 2.0 HDI 15.6km/ℓ, 아우디 A8 ℓWB 3.0 TDI 콰트로 15.6km/ℓ, 아우디 A7 3.0 TDI 콰트로 15.1km/ℓ 등의 차들이 ℓ당 15~16km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풀 사이즈 대형 세단인 아우디 A8이 유일하게 이 그룹에 속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볼보 V60 2.0 디젤 ⓒ 볼보 제공

차체 무게도 가벼워…연비 인증 제도는 논란

이상 연비 상위급의 엔진 배기량 분포를 보면 2천cc급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 배기량이 뛰어난 연비를 얻는 데 최적의 사이즈인 것처럼 보인다.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역시 매우 낮다. 폭스바겐 골프 1.6 TDI의 경우 112g/km, BMW 525d의 경우 131g/km에 불과하고, 재규어 XF 2.2D 168g/km, 아우디 A8 ℓWB 3.0 TDI 169g/km 등 대형차의 경우에도 낮은 편이다. 휘발유차는 대부분 km당 2백g을 상회할뿐더러 일부 고성능 차들의 경우에는 3백g 그리고 4백g을 훌쩍 뛰어넘는 차들도 많다.

또 하나 이들 차의 공통점은 차체 무게가 가볍다는 점이다. 공차 중량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BMW 525d 1,795kg, 볼보 V60 D3 1,710kg, 푸조 508 2.2 HDI 1,700kg, 아우디 A4 2.0 TDI 1,660kg,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1,638kg 등 일반적으로 2천kg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난다. 그만큼 차체 무게가 가벼울수록 연비가 좋다는 뜻이고, 차체 경량화를 위해 이들 자동차회사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승용 디젤 모델을 내놓고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모델은 현대 i30 1.6 디젤(연비 17.1km/ℓ)과 i40 1.7 디젤(연비 16.1km/ℓ), 기아 쏘울 1.6 디젤(연비 16.3km/ℓ) 등이다. 아무래도 승용 디젤의 후발 주자인 만큼 엔진 가짓수가 많지 않고 아직 2천cc급이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국내외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엔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의 연비 인증 제도는 2008년 1월부터 국내 자동차 제작사(수입사 포함)에서 자체 시험한 것을 받아 인증을 내주고 있다(배출가스 및 소음). 이것은 한·미 FTA 및 한·EU FTA의 협정에 따른 것이다. 참고로 자동차 안전에 대해서는 2003년부터 한·미 자동차협정에 따르고 있다.

연비는 지식경제부 소관인데, 2000년부터 에너지관리공단에서 관리 운영을 하고 있다. 이때부터 환경부는 배출가스와 소음만 담당하고 있다. 이것을 시험할 때 연비가 자동으로 나오는데, 앞서 표기한 연비 수치는 이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다. 시험 모드는 휘발유와 ℓPG는 CVS-75모드(미국)를 이용한 자료이고, 디젤은 EUDC 모드(유럽)로 측정한다. “이 두 개의 모드 특성이 약간 다르기 때문에 휘발유차의 연비와 디젤차의 연비를 동일한 기준으로 놓고 비교하면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는 것이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엄명도 박사의 설명이다.

한편 올 상반기부터 시행되고 있는 복합연비 표시는 기존 연비에 고속도로 연비를 추가함으로써 실제적으로 연비가 더 좋아진 것처럼 보인다. 이는 2015년부터 시행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한국은 평균 1백40g/km, EU는 1백30g/km을 맞추어야 한다. 미국은 2016년부터 1백41g/km이다. 연비 경쟁은 결국 이산화탄소 규제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여러 논란은 있지만 지구 환경을 지키고 경제성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현명한 자동차 선택의 몫은 소비자들의 것이다.

연비 자료 출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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