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안철수연구소 ‘뇌물 제공’ 진실은?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2.09.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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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투자 유치 등과 관련한 의혹 불거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위치한 안랩(전 안철수연구소) 사무실. ⓒ 시사저널 유장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둘러싼 ‘뇌물 수수’ 의혹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월6일 안원장측 금태섭 변호사는 “정준길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전화를 걸어 안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뇌물·여자 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안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라고 주장했다.

정준길 전 위원이 언급한 뇌물 문제는 안철수연구소(현 안랩)가 지난 1998년 산업은행(산은)으로부터 9억원의 투자를 받았을 당시, 이에 대한 대가로 산은 벤처투자팀장 강성삼씨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강씨는 벤처 붐이 일었던 때인 1999~ 2000년, 장미디어와 오피콤, 아라리온 등의 벤처기업에 산은 자금을 유치해주는 대가로 약 12억원의 주식과 현금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2002년 4월 구속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안철수연구소 역시 산은 투자금 9억원의 대가로 강씨에게 1억여 원의 주식을 주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이 적극 주장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강씨는 안철수연구소가 1999년 10월께 발행한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둘러싼 논란에도 개입되어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25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하기 위해 1999년 9월21일 이사회를 소집했다.

이때 강씨는 등기 이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강씨가 이사로 등기부에 등재된 시기는 해가 바뀐 2000년 3월23일이다.

이와 관련해 금변호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진실의 친구들’을 통해 “산업은행이 투자한 시점은 1998년 12월19일이다. 투자 계약에 의하면 산업은행은 이사를 지명할 수 있다. 산업은행측의 문제 때문에 이사 선임이 늦어진 것일 뿐, 강씨의 의결권 행사는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라고 해명했다.

BW 발행 자체를 문제 삼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9월, <안철수, 만들어진 신화>라는 책을 출간하며 안원장의 행적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는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은 “안랩 BW 발행은 경영 자금 확보의 목적이 아니라 특정인(안원장)에게 큰돈 들이지 않고 지분을 늘려주는 편법 중의 하나로 이루어졌다. (또한) 안원장 혼자에게만 공정시세보다 싼 금액으로 BW를 발행해주었다면 법인(안철수연구소)에 대한 이사들의 배임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황소장은 “안원장은 (BW 발행 이후) 때맞춘 무상 증자, 액면 분할을 거쳐 1년 뒤인 2000년 10월 1주당 1천7백10원에 1백46만1천9백88주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안원장은 3백억원대의 평가 차익을 얻었다. (이는) 안원장의 주식 늘려주기 목적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BW의 발행가 역시 헐값에 책정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소장은 “BW 발행가 5만원은 당시 안철수연구소 주식 시세인 실제 장외 거래가 수십만 원에 비해 아주 낮은 가격이다. (장외 거래가를 알기 위해서는) 1999년 9월께 나래이동통신이 매각한 5천주의 매매가를 살펴보면 된다. 안철수연구소의 등기부등본에 보면, ‘99년 10월7일 이전에 거래된 모든 주식은 이사회의 승인 없이 양도할 수가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나래측 5천주 매각에 대한 이사회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기록이) 이사회 회의록에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연구소측은 지금까지 자료를 분실했다거나 명의 개서가 1999년 10월7일 이후로 늦어져 이를 몰랐다고 변명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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