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톨이, 미국·일본과 어떻게 다른가
  • 노진섭 기자·윤고현 인턴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2.09.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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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외톨이 문화는 일본과 미국의 개인주의와는 다르다. 일본에는 남의 눈치를 살피는 개인주의가 있다면, 미국에는 남을 의식하지 않는 개인주의가 있다. 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는 공통으로 깔려 있다. 한국의 외톨이 문화는 이 배려가 부족한 상태이다. 이 때문에 외톨이 문화를 ‘특징을 규정하기 힘든 개인주의’로 사회학자들은 보고 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에 아노미(무규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덕의 틀, 규범의 가치가 무너진 탓이다. 빠른 사회 변화에 맞는 새로운 규범이 등장하지 않았다. 따라서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공동체의 역할이 작아졌다. 또 인간관계, 친밀함, 사람에 대한 평판도 계량화되고 있다. 대학에서도 친구 관계를 인적 자본 네트워크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는 흐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가정이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자녀 위주로 바뀌었다. 또 자식을 한두 명만 두면서 아이들이 자신만 생각하는 개인주의 성향을 띠게 되었다. 이들은 단순히 외톨이로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생활에서 기성세대와 충돌하기 시작했다. 직장 이직률이 높아지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식 변화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본의 이지메는 단순한 외면이나 따돌림이다. 그러나 한국의 왕따는 폭력이 동반된다. 또 반따(학급 전체가 한 학생을 따돌림), 전따(전교생이 한 학생을 따돌림)도 한국에만 있는 따돌림이다. 이런 청소년이 성인이 되면 큰 사회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외톨이 문화에 배려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 배려 교육을 해야 한다. 일본 등 외국은 배려 교육을 정기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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