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홍보 책자에 ‘독도’가 없다니!
  • 김지영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2.09.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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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 표기 누락 후 다시 제작키로

독도 영유권 문제는 언제쯤 마침표를 찍을까. 지난 8월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발언 등으로 또 한 차례 ‘독도 냉전’이 휘몰아쳤다. 일본은 강하게 반발했고, 양국 정부는 치열한 외교 공방전을 벌였다. 긴장이 한껏 고조된 9월9일, 이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난 직후, 청와대는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데 양국이 협력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라고 밝혔다. 독도 문제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불과 이틀 후인 9월11일, 일본 정부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일본 신문을 통해 대대적으로 광고하면서 우리의 ‘뒤통수’를 쳤다.

그런데 우리 외교통상부가 다른 나라에 동해(East Sea)를 홍보하는 영문 책자에서 ‘독도’를 표기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가 된 영문 책자는 외교통상부와 산하 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 등이 제작한 <East Sea in World Map>과 <East Sea> 등 두 권이다. 지난 9월7일, 국회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박민수 민주통합당 의원과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은 다음과 같은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박민수 의원(박의원): (앞서 언급한 두 권의 책자를 들어 보이며) 이 책자, 아마 동해 홍보하는 책자이지요?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김장관): 예.

박의원: 전부 영문으로 발간된 책자인데, 이 홍보 책자 속 지도에 독도나 울릉도 표기 자체를 거의 하지 않았더라고요.

김장관: 예. 동해 표기 문제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아마 그 문제를 분리해서 하느라고 그랬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박의원: 우리나라가 표기된 곳이 스물두 번 정도 나오는데, 몇몇 지도에는 울릉도가 표기되어 있는데, 독도는 모두 표기가 안 되어 있다는 거지요.

김장관: 예, 그것은 다시 한번….

박의원: 크게 표기해주십시오.

김장관: 그렇게 다시 좀 제작을 하겠습니다.

박의원: 국제 사회에 배포되는 홍보 책자에 우리 영토인 독도는 반드시 표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그래야 국제 사회에 독도는 우리나라 땅이라는 얘기도 가능하겠지요.

김장관: 예, 전에는 분리 대응하느라고 그랬는데, 같이 신경을 쓰겠습니다. 

김장관이 직접 문제의 홍보 책자를 다시 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대목이다. 국회의 한 외교 소식통은 “외교통상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나오는 세계 지도에도 독도가 표기되어 있지 않다. 아무리 작은 지도라 할지라고 독도의 상징성을 놓고 볼 때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도 “독도의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했을 때 홈페이지에 독도를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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