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정도만 분산 투자하라
  • 송승용│㈜희망재무설계 이사 ()
  • 승인 2012.10.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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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개인 투자자의 원자재 투자법

ⓒ 시사저널 임준선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지난 9월13일 3차 양적 완화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양적 완화는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돈을 공급해 신용 경색을 해소하는 정책이다. 매월 4백억 달러 규모로 모기지 담보 증권(MBS)을 매입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버냉키 의장이 양적 완화를 발표하자 당일 미국 증시의 주가와 원유·금 등 원자재 가격은 동반 상승했다. 원자재 투자에 관심이 많던 직장인 강성갑씨는 시중에 돈이 풀릴 것이라 기대하고 금과 원유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에 각각 1천만원씩 투자했다. ETF는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킨 금융 상품으로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기대도 잠깐, 오를 듯하던 금 ETF는 3주가 지난 현재까지 크게 오르지 못했고 원유에 투자하는 ETF는 오히려 가격이 하락했다. 돈이 풀리면 원자재와 같은 실물 자산 가격이 오른다고 하던데, 투자한 원자재 ETF의 가격이 오르지 않자 강씨의 마음은 초조하기만 하다.

이렇듯 실물 자산이라도 각각 움직임은 다르다. 금이나 은과 같은 귀금속은 경기와 상관없이 돈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오르면 가격이 오르지만, 원유는 수급 원리에 의해 세계 경제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반면 농산물의 경우 경기 상황보다는 날씨가 가격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 원자재별로 상승 요인이 다른 이유

실물 자산들이 공통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이 있다. 바로 미국의 달러 가치이다. 금이나 원유, 콩 등 모든 실물 자산은 미국 달러로 거래된다. 달러가 세계 각국의 무역 거래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상품 가격은 오르게 된다.  달러의 가치가 떨어짐으로 인해 더 많은 달러를 지불해야 원하는 실물 자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 상품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물론 원유의 경우 달러 가치의 하락 폭보다 경기 침체의 골이 더 깊다면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금이나 원유와 같은 실물 자산은 미국 달러 가치의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실물 자산의 성격에 따라 경기 상황 등 다른 변수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해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이런 이유로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벤 버냉키 의장이 달러를 시장에 공급하는 3차 양적 완화를 발표한 후에 금값은 꾸준히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물 경기의 영향을 받는 원유 가격은 반짝 상승 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즉, 달러가 많이 공급된다는 것은 실물 자산 가격이 오를 만한 기본 전제 조건은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닌 셈이다.

또 다른 변수가 있다. 바로 ‘디레버리징’이다. 2008년 이후 세계 중앙은행들이 돈을 엄청나게 풀었지만 중국·인도 등 일부 신흥 국가들을 제외하고 미국이나 유럽 등 위기의 진원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중의 통화량이 감소하는 디레버리징 현상이 나타났다. 디레버리징이란 외부로부터 돈을 끌어와 투자를 하는 ‘레버리징’과는 반대로 돈이 생기는 대로 대출을 갚아나가는 것을 말한다. 가계나 기업은 물론이고 시중에 돈을 공급해야 하는 은행들마저 빚을 갚는 데 급급하다 보니 통화량이 줄어들면서 돈이 돌지 않게 된다. 디레버리징이 발생하면 자산 가격은 오히려 하락한다. 최근 들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다시 주춤하는 것도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계속해서 돈을 풀고 디레버리징이 둔화된다면 인플레이션은 언제라도 고개를 들 수 있다. 이때를 대비해 자산의 일부를 원자재에 투자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금과 원유 그리고 기타 원자재의 특징을 정리해보고 이에 투자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 금값에 영향 미치는 변수와 투자 방법

금은 미국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일 때 강세를 보인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심할 때나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때, 혹은 경기 침체기(정확히는 물가는 오르면서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금값은 상승한다. 금 역시 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각국 중앙은행에서 금을 매입할 때 금값은 오른다. 최근 한국은행을 포함해·중국·러시아·터키 정부에서 금을 꾸준히 매입하는 것도 국제 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에 투자하는 데는 1)은행에서 골드뱅킹에 가입하는 방법 2)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방법 3)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이용해 투자하는 방법 등이 있다.

1) 은행을 통해 금을 매입하는 방법(골드뱅킹): 신한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등에서 금 통장 개설2) 펀드를 통해 금에 투자하는 방법: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 미래에셋맵스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 PCA골드리치특별자산투자신탁, 블랙록월드골드자특별자산투자신탁 등에 가입.
3) ETF를 통해 금에 투자하는 방법: 거래소에 상장된 KODEX 골드 선물 ETF 매입.

■원유 가격에 영향 미치는 변수와 투자 방법

중국의 한 구리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 연합뉴스
원유는 실물 자산이기도 하지만 금과 달리 경제 활동에 꼭 필요한 필수품이다. 유가가 지나치게 상승하면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각국 정부들은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일례로 유가가 지나치게 상승하면 각국 정부는 전략유를 풀고 중동 산유국들과 협력해 유가를 최대한 안정시키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유가는 금과 달리 무차별적으로 상승하기가 쉽지 않은 자산임을 인식하고 투자해야 한다. 유가는 미국 달러화 약세나 인플레이션 그리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영향을 받지만, 경기가 회복되어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 또한 유가 상승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라고 볼 수 있다. 원유에 투자하는 데는 1)원유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 2)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에 연동되어 움직이는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방법 3)유전에 투자하는 방법 등이 있다.

1) 펀드를 활용하는 방법: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투자신탁,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등에 가입.
2) ETF를 활용하는 방법: 거래소에 상장된 Tiger 원유선물 ETF 매입.
3) 유전에 투자하는 방법: 거래소에 상장된 한국 Ankor유전펀드 매입.

■곡물 가격에 영향 미치는 변수와 기타 원자재에 투자하는 방법

콩이나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은 달러 가격이나 인플레이션에 의한 영향도 받지만 날씨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즉, 가뭄이나 홍수로 공급이 부족할 때 곡물 가격은 크게 상승한다. 하지만 반대로 농사가 잘되면 가격이 폭락하는 등 기후 여건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매우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농산물 외에 구리나 은과 같은 원자재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으므로 참고해보자.

1) 펀드를 활용하는 방법: 미래에셋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투자신탁, 미래에셋로저스Commodity인덱스특별자산투자신탁(일반상품-파생형), 블랙록월드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 KB MKF원자재특별자산자투자신탁(상품-파생형) 등에 가입
2) ETF를 활용하는 방법: 거래소에 상장된 KODEX 콩선물ETF, Tiger 농산물ETF, KODEX 구리선물 ETF, KODEX 은선물 ETF, Tiger금속선물 ETF 등을 매입.

지금까지 금과 원유를 비롯해 다양한 원자재의 특징과 투자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원자재는 일반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큰 자산이다. 단기간에 크게 오를 수도 있지만, 단기간에 크게 하락할 수 있다. 또 각각 특징에 따라 가격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다르다. 따라서 앞서 설명한 대로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확인하고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적절히 골라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오래 지속된다면 원자재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오르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 결국 원자재로 단기간에 큰돈을 벌려는 욕심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상쇄한다는 마음으로 자산의 10% 정도를 원자재에 배분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투자 방법이다. 또한 원자재별로 움직임이 다른 만큼 원자재끼리도 적절히 분산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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