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든든한 알짜배기’ 카프로는 어떤 회사?
  • 김지영·이규대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2.10.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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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9년에 설립된 ‘카프로’는 약 40년의 역사를 지닌 중견 제조업체이다. 카프로가 생산하는 주력 상품은 ‘카프로락탐’으로, 나일론의 원재료가 되는 화학물질이다. 타이어, 어망, 카펫 등에 쓰이는 나일론 섬유, 기계부품 및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쓰이는 나일론 수지 등을 만들 때 필수적으로 쓰인다. 국내에서 카프로락탐을 생산하는 업체로는 카프로가 유일하다. 현재 국내 카프로락탐 소비량 중 약 86%를 카프로에서 생산하고 있다. 카프로가 이른바 ‘알짜배기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이다.

카프로는 여러 모로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업체이다. 그의 친인척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얽혀 있다. 카프로가 생산하는 카프로락탐의 최대 납품처는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터리이다. 2012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 5천4백14억원 중 3천48억원, 1천6백1억원이 각각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올린 매출이다.

그런데 효성은 이대통령의 사돈인 조석래 회장이 운영하는 기업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또한 이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과거 사장으로 있었던 업체이다. 이들 두 기업은 카프로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효성(21.04%)과 조석래 회장 일가(7.02%)는 28.06%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이다. 카프로 안팎에서 “효성이 카프로를 좌지우지한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9.89%로 그 다음을 잇고 있다. 즉, 최대 거래처인 두 기업이 최대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들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프로 이사진은 모두 효성그룹 및 코오롱인더스트리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 현재 조석래 회장, 안홍문 효성그룹 산업자재 PG장, 조영래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이사, 홍성안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 등이 이 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카프로의 대표이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6촌 동생인 이상규 사장이 맡고 있다. 이사장은 이명박 정권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이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추천으로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인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장의 부친이 이대통령의 어린 시절에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장은 LG그룹에서 오래 근무했던 인물이다. LG화학에서 주요 임원직을 거친 후 2000년대 초·중반에 LG다우폴리카보네이트, 씨에스리더 등 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어찌 보면, 이사장은 카프로와 아무런 연관도 없었다. 그런 그가 2008년 3월에 연봉 7억원에 육박하는 알짜 기업의 대표이사직에 오르자 당시 카프로 노조는 “전문 경영인이 아닌, 힘과 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전형적인 낙하산 사장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사장은 2011년 철탑산업훈장을 받았고, 지난 3월 납세자의 날에는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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