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언론계에 큰 인맥 굽이굽이
  • 이춘삼│편집위원 ()
  • 승인 2012.10.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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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 인맥 지도 | 연세대학교③

연세대학교 ⓒ 시사저널 최준필
연세대 동문들은 의료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정·재계에서 괄목한 활동상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관계와 법조계 진출이 미흡한 측면이 있어 동문들 스스로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반면에 언론계로 눈을 돌리면 신문방송학과 출신들이 주축이 되어 많은 동문이 신문과 방송, 통신사의 기자직과 업무직에서 활발히 뛰고 있다.

1972년 처음 개설된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는 서정우 한국언론인협회 명예회장(영문 59)이 초기 학과장을 맡아 기틀을 다졌다. 나중에 언론홍보영상학과로 이름이 바뀐 신문방송학과는 전문대학원인 커뮤니케이션대학원, 특수대학원인 언론홍보대학원과 더불어 학계에서 이 분야 최고의 수준을 자부한다.

연세대 출신 언론인인 방우영 조선일보 상임고문(상과 46)은 연세대를 졸업했다는 사실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모교와 깊은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동문 중 한 사람이다. 연세대 총동문회가 들어 있는 동문회관 4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방우영 고문의 흉상을 마주하게 된다. 방고문이 1981년부터 1997년까지 무려 1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11~19대 총동문회장으로 재임하면서 모교와 동문회 발전에 기여한 업적을 기리는 조각품이다. 1997년 동문회장 임기를 마친 그는 연이어 연세대 재단 이사장을 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문회장과 재단 이사장을 지내는 동안 한 번도 연고전 참관을 거른 적이 없을 만큼 방고문의 모교 사랑은 각별하다.

방우영 조선일보 고문, 동문회장으로 큰 기여

방고문은 5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탁월한 경영 수완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오늘의 조선일보를 일으켜세웠다. 자연스레 조선일보에는 많은 연세대 동문이 모여 들었다. 조선일보에 연재되며 많은 독자를 확보했던 ‘이규태 코너’의 고 이규태 논설고문(화공)이 필명을 날렸으며, 그 밖에도 많은 동문이 조선일보를 거쳐갔고 현재에도 일하고 있다. 현재 연세대 동문회와 인연을 맺고 있는 정규만 총동문회 사무총장(행정 66)과 박갑철 연세체육회장(법학 61)도 조선일보 기자 출신이다. 동문회관을 건립할 당시 조선일보 재직 동문들이 건립 기금을 갹출하기도 했다.

명앵커로 이름을 날렸던 봉두완 클린인터넷국민운동본부 이사장(영문 56), 방송인으로서 드라마·오페라·뮤지컬 등 많은 작품을 연출했던 표재순 JS씨어터 대표이사(사학 56), 경향신문 사장과 예술의 전당 사장을 지낸 최종률 한국ABC협회 고문(상학 57), 서울신문에서 여기자로 활동했던 신동식 한국여성언론인연합 대표(정외 58), 김영일 한국ABC협회 회장(경영 59)이 연세대 출신 언론인이다.

동아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정구종 동아닷컴 고문(국문 63), 전 한국경제신문 사장인 신상민 한국신문협회 부회장(경영 65), 역시 동아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이규민 한국시장경제포럼 회장(화학 68)도 있다.

15대 연세대 총장을 지낸 정창영 삼성언론재단 이사장(경제 63)이 학계를 떠나 언론 관련 단체에 몸담았고, 정주영 전 현대건설 회장 비서 출신인 이병규 문화일보 대표이사 사장(경영 72), 강만생 한라일보 대표이사 사장(신방 70), 김수병 부산MBC 사장(교육 73), 김수길 중앙일보 주필(경영 74), 방준식 스포츠조선 대표이사 발행인(신방 77), 김교준 중앙일보 편집인 상무(철학 78), 이준희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철학 81), 양상우 한겨레 대표이사 사장(경영 82)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연세대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관계 진출이 많은 편이 아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조병옥 전 내무부장관(연희전문), 박술음 전 사회부장관(영문)으로부터 시작해 1957년 통합 연세대학교의 인가서를 발급한 주무 장관이었던 최규남 전 문교부장관(이과), 9~10대 총동문회장을 지낸 김용우 전 국방부장관(연희전문), 이동원 전 외무부장관(정외), 박정수 전 외교통상부장관(정외 51), 윤형섭 전 교육부장관(정외 53), 박영식 전 교육부장관(철학 54), 안병영 전 교육인적자원부장관 겸 부총리(정외 59),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장관(치의학 73),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장관(경제 75), 유정복 전 농림수산부장관(정외 76) 등이 연세대 출신으로 고위 공직에 나갔던 인물들로 기억되고 있다.

국무총리를 지낸 동문으로는 대법관을 역임한 김대중 정부 말기의 김석수 전 34대 총리(법학 52), 한승수 전 총리(정외 55), 장상 전 총리 서리(신학 64)가 있다.
송자 전 교육부장관(상학 55)은 제12대 연세대 총장 재직 시절 뛰어난 경영마인드를 발휘하면서 국내 대학 중 가장 먼저 ‘학교 발전 기금’ 모금을 시작해 이 분야의 효시로 꼽힌다.
김모임 전 보건복지부장관(간호 55)은 우리나라 간호학계의 대모로 불린다.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경영 70)은 서울 강남 을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했던 시기, 선린 관계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영원한 경쟁자 구도를 형성해온 연세대와 고려대 사이의 세력 분점에 결정적 변화를 몰고 왔던 일이 있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386세대 최측근으로 통했던 이광재씨와 안희정씨의 상반된 인생 역정이 그것이다.

화공과 83학번인 이광재씨가 연세대 인맥을 대표했다면, 고려대 쪽에서는 철학과 83학번인 안희정씨가 대표 선수로 떠올랐다. 노무현 의원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경력을 지닌 이씨는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국정상황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청와대에 들어갔으며 2004년 5월 17대 국회에도 진출했다.

이씨가 돈과는 관련이 없는 기획 파트를 맡았던 것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의 자금을 관리했던 안씨는 장수천 문제를 포함해 불쑥 불거져나온 불법 대선 자금 문제로 재판을 받는 처지가 되었고, 1년간 복역하기에 이른다. 이는 그로 하여금 그 후 5년간 공직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운명에 빠뜨렸고, 줄곧 그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도 작용했다. 이광재씨의 독주에 힘입어 한쪽 세력으로의 쏠림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맥락에서, 김우식 전 연세대 총장(화공 57)의 대통령 비서실장 기용을 두고 김만수 전 춘추관장(사회 84)과 박범계 전 민정2비서관(법학 85) 등 386 출신 비서관들의 지원 사격에 힘입은 이씨의 작품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었다. 학창 시절 보살핌을 받은 은사에 대한 보답이었다는 것이다.

이 시절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문정인 교수(철학 70)는 최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관장직을 맡았다.

연세대 동문 중 현직 국무위원으로는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정외 65)이 유일하다. TV 앵커 출신으로 3선 의원을 지낸 맹장관은 이명박 정부 들어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정무특별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이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백봉신사상 초대 수상자로서 온화한 이미지의 ‘신사’로 통하는 그는 통신사·신문사·방송사 기자를 모두 거치며 런던과 워싱턴 특파원에 이어 SBS 간판 앵커를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정외과는 연세대에서 인기 있는 학과 중 하나이다. 정외과 출신을 포함한 연세대 동문들이 외교관으로 다수 활동하고 있다. 장태신 주그리스 대사(영문 70), 허철 주시카고 총영사(경제 74), 황순택 주르완다 대사(경제 76), 김희범 주애틀랜타 총영사(행정 77), 최종현 주나이지리아 대사(정외 77), 최종문 주스리랑카 대사(정외 78), 김성인 다자통상국장(행정 79), 김영무 자유무역협정교섭국장(정외 82)이 외교통상부에 몸담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고위 공무원으로는 변상구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실무추진단장(경영 76), 유복환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기획단장(정외 78), 노형욱 행정예산심의관(정외 81), 문창용 재산소비세정책관(행정 81), 양충모 협동조합법준비기획단장(경제 82)이 있다.

국토해양부에는 한만희 1차관(경영 74)을 비롯해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나간 장만석 전 건설수자원정책실장(토목 73)이 있다. 그 밖에 유한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행정 77), 임주빈 국토지리정보원장(행정 79), 한창섭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건축 80), 안시권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기획국장(토목 82)이 고위 공무원으로 있다.

법조계 거목들도 다수 배출

유독 환경부에는 연세대 출신들이 주요 직책에 다수 포진해 있다. 기획조정실장을 끝으로 환경부를 떠난 홍준석 대한LPG협회 회장(경제 78)이 최근 현재 자리에 취임한 것을 필두로 이희철 감사관(행정 80), 김상배 낙동강유역환경청장(행정 81), 백규석 자연보전국장(토목 81), 최흥진 자원순환국장(화공 81), 오종극 금강유역환경청장(토목 82), 박천규 기후대기정책관(행정 83), 김영훈 대변인(행정 84)이 본부 국장과 지방청장 자리를 꽉 쥐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고경석 보건의료정책실장(행정 76)이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으로 나갔으며, 의대를 졸업하고 보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의학 79)이 부내의 여러 직을 두루 거친 후 현직을 맡고 있다.

연세대는 고시를 준비하는 법학과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인 법현학사를 1975년에 준공해 고시생들이 공부에 몰두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해오고 있다. 그 덕에 동문 법조인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재야 법조계에서는 윤관 전 대법원장(법학 53)을 비롯해 이범관 전 서울지검장(법학 62), 이흥복 전 특허법원장(법학 65), 윤종남 전 서울남부지검장(법학 69), 이훈규 전 인천지검장(법학 71), 민유태 전 전주지검장(행정 74), 김영한 전 수원지검장(경제 76), 성영훈 전 광주지검장(법학 78)이 소속된 법무법인에서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윤 전 대법원장의 차남인 윤영신 조선일보 사회정책부장은 연세대 사회학과 82학번이다.

현재 법원과 검찰의 고위직에 있는 동문으로는 김수천 의정부지법 수석부장판사(법학 78), 김경수 전주지검 검사장(법학 79), 홍승철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법학 79), 이승영 서울고법 부장판사(법학 80), 김회재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법학 81), 박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장(법학 81), 최종원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차장검사(법학 8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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