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에 대한 냉대는 사회적인 ‘부메랑’
  • 표창원│경찰대 교수 ()
  • 승인 2012.10.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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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도둑질만 하며 살아온 ‘대도’ 조세형에게 제공된 새로운 기회는, 사회가 범죄 전과자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길이 범죄 습벽마저 고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였다는 시각이 있다. 조세형이 결국 범죄의 길로 다시 들어섰으니 전과자에게는 포용과 배려보다 감시와 경계, 의심이 제격인 것일까? 하지만 조세형의 사례를 일반화하거나 대표로 제시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단 한 번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본 적이 없는 조세형에게 어느 날 갑자기 교회 전도사요, 유명 경비회사 고문으로 치켜세운다고 해서 갑자기 책임 있는 모범적 사회인으로 변신하기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무리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모든 사람이 걸음마부터 유치원, 초·중등학교 과정을 차분히 밟아 나가듯 보호관찰관이나 사회적 멘토가 전담해서 한 단계씩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인도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했다.

우리 사회가 범죄 전과자를 냉대하고 무시하고 포기하고 경계한다면, 사회 속에 설 자리를 잃은 그들이 우리에게 돌려주는 것은 재범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에는 전과자를 냉대하는 사회가 밉다며 마구 흉기를 휘두르는 ‘묻지 마 살인범’이나 유영철·김대두·온보현, 지존파 같은 연쇄 살인 괴물이 되어 마치 부메랑처럼 우리 사회 한 구석을 무너뜨려버릴 수도 있다. 범죄자가 교도소에서 출소하면 회원으로 가입한 이웃 5가구가 돌아가며 방문하고 안내하며 사회 복귀 연착륙을 돕는 캐나다, 교도소 수감 생활 때부터 자원봉사자가 어머니 아버지가 되어 면회하며 선도하고 출소하면 멘토가 되어주는 영국의 사례는 특히 참고할 만하다. 범죄로부터 우리 가족과 이웃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재범률을 낮추는 것이다. 재범률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범죄 전과자들이 범죄 대신 이웃의 따뜻한 신뢰와 배려 속에 사회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세형은 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선 배신 행위를 통해 우리 사회에 큰 빚을 졌고, 우리 사회는 그에게 제대로 된 단계적 사회 복귀 대책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채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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