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일·이자람·장한나 정상에서 ‘3중창’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승인 2012.10.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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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혁·장영주·손열음은 공동 4위

음악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50세 미만의 차세대 인물은 올해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일단 순위를 보면 1위(6%)가 세 명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원일 예술감독과 판소리꾼 이자람, 그리고 첼리스트 장한나이다. 공동 4위 역시 세 사람이다.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나란히 4%의 지목률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상위권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일어난 것은 일단 뽑는 기준이 바뀌었고, 지난해 상위권에 있던 인물들이 모두 나이 제한에 걸려 졸업(?)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위였던 김대진 교수나 2위였던 성악가 조수미씨처럼 지명도가 높은 인물이 나이 제한에 걸려 차세대 리더 순위에서 빠지면서 몰표 현상이 줄어들고 춘추 전국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국립극장 제공
또, 지난해까지는 국악과 서양 고전 음악으로 나뉘었던 것을 올해부터 두 분야를 합쳐 음악 분야라는 이름으로 조사를 실시하면서 국악계 상위 그룹이 대거 합류한 것도 순위 변화를 크게 했다.

원일 감독은 국악뿐만 아니라 무용이나 영화 등 다른 장르에서도 두드러진 성취를 내고 있는 인물로, 국악인이라기보다는 ‘동시대 음악인’으로 일반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때문에 국악인 중 젊은 세대에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로 보아도 무방하다. 게다가 음악 작업도 시대의 맨 앞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그가 지난여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신임 예술감독으로 취임했을 때 가장 큰 기대를 모은 대목이 국악을 ‘오늘의 음악’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 여부였다.

판소리꾼 이자람, 공연계 블루칩으로 우뚝

판소리꾼 이자람은 공연계의 블루칩 중 한 명이다. 그의 창작 판소리 <사천가>와 <억척가>는 극장에 올리기만 하면 흑자를 기록하는 알짜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 있다. 관중도 주로 젊은 층이다. 국립 시설에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부르는 완창 판소리 무대와는 전혀 다른 현재형 무대로 지방의 작은 무대부터 LG아트센터 같은 큰 무대, 프랑스나 미국 무대 등까지 어디에서든 관객을 불러모으는 자생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되고 있다. 

첼리스트 장한나는 최근에는 지휘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지휘자 겸업을 선언한 그는 최근 중동 카타르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음악감독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그는 첼리스트로서 큰 무대 일정은 계속 챙기고 있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방송 출연으로 인지도를 넓히는 데 성공했다. 그는 FM 클래식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피아노 연주를 하면서 해설을 덧붙이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4위에 오른 손열음은 지난해 엄청난 콘서트를 소화한 뒤 올해는 스케줄을 약간 줄였다. 공동 4위인 장영주도 해마다 두세 차례씩 내한 공연을 통해 국내 팬을 챙기고 있다.


“우리 음악이 들을 만한 가치 있다는 것 증명해 보이겠다” 
●INTERVIEW원일 예술감독

지난 3월 원일 한예종 교수가 역대 최연소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에 취임했다. 그로부터 음악 분야 차세대 리더로 뽑힌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지난해에도 1위를 하고 올해에도 1위를 했는데 책임감이 든다. 게다가 국립국악관현악단은 한국 악단의 얼굴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해왔다면 이제는 조직의 리더이고, 책임자가 된 것이다. 내가 이 자리를 맡아서 국악의 현대화를 이루지 못하면 내가 일을 잘 못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지금 세계가 한국의 것을 알아주는 시기이지 않나. 이런 시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악단을 맡았다는 것이 나에게 소명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원들도 3월부터 같이하면서 내 생각에 적극 호응해주고 있어서 제대로 한번 한국 음악을 발전시켜보고 싶다. 우리 음악이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

이를 위해 현대적으로 깔끔하고 호기심이 가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다. 올해는 앙상블과 사운드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시기이다. 내년에는 파격적으로 젊어지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진다. 예를 들어 기존 프로그램인 <겨레의 노래>는 지금과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다. <공무도하가>부터 최근 K팝까지 민요의 연속성에서 바라볼 수 있다. 가수가 무엇인지, 노래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싶다. 대중음악 프로듀서인 정재일도 우리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든다. 12월16일에 있을 컨템포러리 시나위 프로젝트와 12월31일에 국립극장에서 양방언과 함께하는 ‘제야의 콘서트’, 철학자 고미숙과 함께하는 ‘쿵푸 콘서트’ 등은 기대해도 좋다. 쿵푸 콘서트는 율려와 몸이라는 주체로 철학 강의와 음악 연주가 함께하는 렉처 콘서트이다. 많은 변화와 시도가 있을 것이다.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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