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강호동 지고 양현석·싸이 뜨다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2.10.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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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3주년 차세대 리더 조사 / 엔터테인먼트] <강남스타일> 열풍 업고 YG엔터테인먼트 ‘덩실’

익숙한 두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영향력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던 유재석과 강호동은 올해 조사에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대신 그 자리는 양현석과 싸이로 채워졌다. 1위에 오른 양현석 대표는 누가 뭐래도 올해 웃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광풍에 힘입어 국내 주식 부자 순위 1백30위에서 4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9월 말을 기준으로 3천4백억원에 달한다. ‘싸이 효과’였다.


ⓒ 연합뉴스
양현석,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편집해 세계적 선풍 이끌어

일각에서는 ‘양현석 대표가 싸이 덕을 보았다’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강남스타일>이 ‘대박’ 나는 데 양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퍼질 수 있었던 것은 뮤직비디오 덕분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강남스타일>이 아니라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를 타고 전 세계로 번진 것이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를 편집한 인물은 다름 아닌 양현석이다. 싸이는 양현석을 ‘존경하는 형’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현석은 싸이 외에도 빅뱅, 투애니원 등 최정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를 거느렸다. 뿐만 아니라 주목받고 있는 걸그룹 라니아를 맡아 아시아 시장 개척에 나섰다. 최근 들어 실패를 모르고 질주 중이다. 싸이의 성공을 계기로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양현석 대표가 1위에 오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2위는 싸이가 차지했다. 올해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싸이보다 더 행복한 인물이 있을까?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세계적인 동영상 전문 커뮤니티인 유튜브 조회 수 5억건을 기록했다. 엄청난 수치이다. 영화 <스텝업4>는 유튜브 조회 수 1억건을 돌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젊은 춤꾼의 이야기를 내용으로 한다. 그런데 싸이는 단 52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1억건을 돌파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싸이의 춤을 따라 하고 그 모습을 유튜브에 올린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 시사저널 박은숙
싸이 열풍은 엔터테인먼트계를 넘어 미국 정치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공화당 후보측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동영상을 내놓으며 경쟁하고 있다.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빌보드차트도 싸이의 놀이터가 되었다. 9월 셋째 주 빌보드 차트 64위로 데뷔한 후 채 한 달도 지나기 전에 2위에 올랐다. 미국 대중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단지 평범한, 전염성 강한 뮤직 비디오가 아니라 멈출 수 없는 인기 현상이다’라고 분석했다. 이 정도면 싸이를 한국이 아니라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3위는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3위에는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뽑혔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성적표는 YG, SM에 비하면 초라한 편이다. 양현석 대표가 싸이 효과로 재미를 보고, 이수만 대표가 장동건 등 톱스타를 영입해 주목받는 동안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다. 특히 두 달 만에 미국 진출에 성공한 싸이의 성공 스토리는 박진영에게는 뼈아프게 들릴 수밖에 없다. 미국 진출을 위해 비상장 미국 법인까지 세웠지만 큰 성공은 거두지 못한 JYP의 과거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왼쪽)ⓒ 연합뉴스, (오른쪽) ⓒ 시사저널 임준선
박진영 대표는 유재석·강호동을 제치고 지난해 조사 때보다 순위가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박진영은 KBS 드라마 <드림하이>에 출연하며 배우로서도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양현석, 보아와 함께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K팝스타>에 출연했던 박지민(15)과 동갑내기 백예린을 내세워 걸그룹 피프틴앤드(15&)를 결성했다. 뿐만 아니라 JYP의 복덩이 수지가 몸담고 있는 미쓰에이도 최근 새 앨범을 내놓았다. 지금 현재는 주춤하지만 그동안 그가 보여준 모습을 감안해볼 때 ‘놀랄 만한 한 방’도 기대할 만하다. 현재 그는 일에서 손을 뗀 채 안식년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 영향력 부문의 단골손님인 개그맨 유재석은 4위에 그쳤다. 1위 양현석과 두 배의 지목률 격차를 보였다. 항상 유재석의 뒤를 쫓으며 1위 자리를 넘보던 강호동은 탈세 논란과 함께 연예계를 은퇴하면서 뒤처졌다. 그는 11월부터 공중파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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