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권, ‘오하이오+α’에 달렸다
  • 한면택│워싱턴 통신원 ()
  • 승인 2012.10.30 13:2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대선 후보들, 일곱 곳의 경합지에 최종 ‘올인’

미국 대선에서 승자를 결정 지을 일곱 곳의 경합지. 왼쪽은 롬니 후보, 오른쪽은 오바마 대통령. ⓒ AP 연합
백악관행 레이스가 결승선을 향해 치닫고 있다. 11월6일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의 유권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가운데 한 명을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선택하게 된다. 초박빙의 접전으로 펼쳐지고 있는 백악관행 레이스에서 어느 후보가 승리할지에 지구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은 이제 일곱 곳의 경합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후 승부에서 판가름 난다. 7대 경합지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버지니아, 위스컨신, 콜로라도, 아이오와, 뉴햄프셔이다. 7대 경합지 가운데 플로리다에는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어 최대 표밭으로 꼽힌다. 오하이오 18명, 버지니아 13명, 위스컨신 10명, 콜로라도 9명, 아이오와 6명, 뉴햄프셔 4명이 배정되어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 진영은 세 차례 TV 토론을 마치자마자 바로 이 7대 경합지에 시간과 돈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은 항상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나 텍사스, 뉴욕 등에서 결정되지 않고 있다. 이들 대형 주는 이미 임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선거인단 55명이 걸린 최대 주인 캘리포니아와 공동 3위로 밀린 29명의 뉴욕은 민주당 아성이다. 38명으로 2위인 텍사스는 공화당 텃밭이다. 올해 백악관행 레이스를 판가름할 7대 경합지들을 제외한 판세를 보면 오바마 2백43명, 롬니 2백6명으로 계산되고 있다(표 1, 경합지 제외 판세). 7대 경합지에 걸려 있는 선거인단은 89명이다. 미국 대통령이 되려면 전체 선거인단 5백38명 가운데 과반을 넘긴 2백70명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은 27명을 추가하면 되는 상황이다. 반면 롬니 후보는 64명을 추가해야 한다. 때문에 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도 판세 분석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다소 유리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다양한 오바마 재선 시나리오 나와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평을 듣는 것은 7대 경합지에 걸려 있는 89명의 선거인단을 얻어내 2백70명을 만드는 길이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 가장 손쉬운 길은 오하이오를 반드시 잡는 것이다. 오바마 캠프는 오랫동안 오하이오에서 앞서왔기 때문에 이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고 표 계산을 하고 있다.

첫째, 오바마 대통령이 오하이오에서 이겨 18명을 차지하면 9명이 걸린 콜로라도에서만 승리해도 2백70명에 도달해 재선에 성공한다(표 2, 오하이오+콜로라도). 둘째, 오하이오를 확보하면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고향인 위스컨신만 차지해도 재선이 된다. 이때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2백7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되어 당선된다. 위스컨신은 라이언 후보의 고향이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3포인트 차이로 더 기울어 있다(표 3, 오하이오+위스컨신).

셋째, 오바마 대통령이 오하이오에서 승리한다면 6명의 아이오와와 4명의 뉴햄프셔를 합쳐도 역시 2백70명에 도달해 재선에 성공하게 된다(표 4, 오하이오+아이오와+뉴햄프셔). 넷째, 오하이오에서 승리하면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를 추가해도 대통령에 당선된다. 오하이오 18명과 버지니아 13명을 합하면 2백74명으로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를 넘겨 재선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하이오를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버지니아, 위스컨신과 다른 세 곳에서 한 곳을 추가하면 재선될 수 있으나, 그럴 경우 계산은 다소 복잡해진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길이 넓다는 것은 역으로 롬니 후보의 백악관행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롬니 후보는 7대 경합지 가운데 플로리다·오하이오·버지니아 등 3대 표밭을 모두 장악해도 2백66명에 그쳐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백70명에 미달하게 된다. 따라서 세 곳을 석권하고도 위스컨신, 콜로라도, 아이오와, 뉴햄프셔 가운데 한 곳을 추가해야 한다.

롬니 후보의 최종 역전 전략

하지만 오하이오에서는 계속 밀리고 있어 롬니 후보의 길은 더욱 좁아져 있다. 롬니 후보가 만약 플로리다와 버지니아를 차지하고 오하이오를 잃을 경우, 위스컨신·콜로라도를 석권하고도 소형 주 한 곳을 더 추가해야 당선될 수 있다. 롬니 후보로서는 7대 경합지의 지지율 차이가 3% 이내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뒤집을 수는 있는 상황이다. 비록 절망적인 판세는 아니지만 매우 험한 오르막길이 아닐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나 롬니 후보 진영은 이제 될 곳에만 시간과 돈을 쏟아붓고, 힘들어진 곳에서는 인원과 자금을 빼고 있다. 7대 격전지에서는 막판까지 두 후보 진영이 모두 포기하지 않은 채 ‘올인’하고 있으나 오바마 우세로 굳어진 네바다와 롬니 우세로 기운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는 상대방 선거운동원들이 철수 또는 감원되고, 다른 격전지로 옮기고 있다.

오바마 캠프는 7대 경합지들 가운데 오하이오·위스컨신·아이오와·뉴햄프셔 네 곳에서 우세를 지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플로리다·버지니아·콜로라도 등 세 곳도 포기하지는 않고 있으나 재선에 필요한 2백70명을 확보하는 길이 오하이오와 중부 지역인 위스컨신 또는 아이오와 한 곳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오바마 캠프가 기대하고 있는 셈법은 오하이오+위스컨신으로, 그럴 경우 2백71명을 확보해 재선할 수 있다. 또는 오하이오를 차지하고 아이오와에다 뉴햄프셔를 합쳐 2백71명을 만드는 길도 주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롬니 캠프는 플로리다와 버지니아, 콜로라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하이오와 위스컨신에도 끝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오하이오에서는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계속 뒤져왔으나 내부 조사에서는 아직 승산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라이언 후보의 텃밭인 위스컨신에서도 많이 따라잡았기 때문에 막판까지 매달리고 있다. 롬니 캠프는 다만 격전지들 가운데 여러 곳을 동시에 차지해야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역전 전략을 짜내는 데 부심하고 있다. 백악관을 수성하려는 오바마 캠프와 탈환하려는 롬니 캠프가 11월6일 미국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향후 4년간의 미국을 장악하기 위해 최후의 승부에 마지막 열정을 쏟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