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티 나는’ 이상한 자살 시도
  • 전남 여수·정락인 기자·유소연 인턴기자 ()
  • 승인 2012.11.06 14: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씨 부부가 자살을 시도했던 도로. ⓒ 시사저널 박은숙
김석대씨와 그의 부인은 범행이 탄로 나기 직전 자살을 시도했다. 이들은 지난 10월8일 오후 11시10분쯤 여수시 화양면에 있는 화양농공단지 인근의 국도 갓길에 아반떼 승용차를 세웠다. 차량에 연탄불을 피우고는 수면제를 먹었다. 그런데 승용차가 비틀거리듯 움직이기 시작했고, 지나가던 택시기사가 112에 신고하는 바람에 실패로 끝났다. 김씨 부부가 탄 차량은 조금 전진하다가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춰섰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보니 의식을 잃은 김씨 부부가 자동차 의자에 앉은 채 쓰러져 있었고, 차 안에는 연탄불이 피워져 있었다. 바닥에는 수면제 통과 다섯 알이 떨어져 있었다. 김씨 부부는 광주 전남대 병원으로 옮겨져 위 세척을 받았다. 김씨는 정신을 차린 후 횡설수설하며 정신이상자 흉내를 내기도 했다.

<시사저널> 취재진은 10월31일 오후에 김씨 부부가 자살을 시도했던 장소에 가 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우선 한눈에 봐도 자살하기에 좋은 장소가 아니었다. 보통 승용차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자살할 경우에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인적이 드문 곳을 선택한다.

그런데 김씨 부부가 자살을 시도했던 곳은 2차선 국도였고, 경사진 언덕이었다. 차량 이동이 많아서 자살을 시도하면 금방 발견될 수 있는 곳이었다. 의도적으로 쉽게 발견될 수 있는 장소를 택한 것처럼 보이는 곳이다. 또, 김씨 부부가 먹은 수면제는 치사량이 아니었다. 병원에서도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소견을 밝혔고, 입원한 지 반나절 만에 퇴원했다.

김씨 부부의 자살 시도에는 노림수가 엿보인다.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유리한 영향을 미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정신이상자처럼 행동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씨 부부의 철저한 계산에 의한 ‘연극’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