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고급 취미’? 이젠 나도 즐겨볼까
  • 윤고현 인턴기자 ()
  • 승인 2012.11.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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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프린트 베이커리’ 출시해 미술품 소장 대중화 시도

지난 11월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점 호림아트센터 1층에서 프린트 베이커리 출시 기념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3호 가격은 착한 가격 9만원입니다. 10호는 20만원에서 2만원이 빠진, 18만원입니다.” 사람들이 웃는다. 엄숙한 분위기와 말쑥한 정장 차림의 큐레이터들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파티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에 빵집 점원처럼 앞치마를 두른 큐레이터들이 작품을 설명한다.

‘프린트 베이커리’ 출시 기념 전시회 풍경은 이색적이었다. ‘빵집에서 빵 고르듯’이라는 개념으로 브랜드명, 로고, 전시장 분위기까지 ‘빵집’이다. ‘프린트 베이커리’는 이전 일부 수집가들의 ‘고급 취미’였던 미술품 수집을 대중화하기 위해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이 출시한 새로운 브랜드명이다. 작품을 두 종류 크기의 압축 아크릴 프린트 액자로 한정 수량만 제작해 소장과 수집의 가치를 더했다. 각 작품 뒷면에는 작가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다. 이번 전시에는 하태임·박항률·유선태·아트놈 등 유명 작가들이 참여했다. 가격대는 9만원, 18만원으로 유명 작가들의 작품치고는 저렴한 가격이다.

빵집의 ‘마스터 쉐프’ 이승환 총괄은 이번 브랜드 출시의 취지에 대해 “미술 애호가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통 경로를 알려주는 기회이고, 작가들에게는 자기 작품을 발표할 기회를 준다. 새로운 수익이 생기는 셈이다. 한정판으로 제작해 적당한 긴장감도 주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묻자 “‘프린트 베이커리’를 통해 미술 애호가 층이 넓어지면 미술 시장의 저변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많은 사람이 수집가가 되면 미술 대중화는 더 앞당겨질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이번 기념 전시회에 참여한 연예인 바다씨는 인터뷰에서 “평소에도 그림을 좋아하고 직접 그리기도 한다. 이번 ‘프린트 베이커리’ 취지에도 공감한다. 전시를 넘어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예술품들을 모두가 접할 수 있게 한 점이 좋다. 사실 고급 예술품과 대중과의 만남이 자유롭지 못한 것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여러 장점에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것에 대해 원화에 대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 이승환 총괄은 “문화 자체를 알리려면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브랜드 구매를 시작할 때 모두가 바로 고가의 제품을 사지는 않는다. ‘에르메스(Hermes)’ 같은 경우도 스카프 매출이 가장 크다고 들었다. 사람들이 미술 작품을 소장하기 시작할 때 보통 가격대가 이전에는 기본 100만~2백만원 정도였다. 이번에 합리적 가격으로 확 낮췄다. 이번 기회에 작가 작품이 너무 좋아서 저렴하게 구매하고, 나중에 원하던 작품을 더 구매할 수도 있다. 작가들은 저작권 문제보다는 자신들의 작품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라고 밝혔다.

작가들도 공감대를 형성한 분위기이다. 작가 대표로 출시 기념회에서 축사를 한 김성호 작가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동대문에서 옷을 사다 백화점에서 옷을 살 수도 있다. (이번 브랜드는) 작가와 대중들에게 모두 윈윈하는 기획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그림에 대한 대중의 욕구는 높아지는데 (가격이 비싸) 쉽게 소장할 수 없었다. 이번 기회가 대중의 이런 갈증을 해소하는 문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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