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쳐야 내가 산다!”
  • 안성모·이승욱·조해수 기자 ()
  • 승인 2012.12.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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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문재인 여야 대선 후보의 네거티브 전쟁이 치열하다. 자칫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하면서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상대의 강점을 무너뜨리고 약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박근혜 후보는 ‘여성 대통령’ 슬로건, 문재인 후보는 ‘청렴 서민’ 이미지가 주요 공격 대상이다. <시사저널>은 두 후보에게 쏟아지고 있는 의혹을 확인 취재 했다.

(왼쪽) ⓒ 시사저널 임준선, (오른쪽)ⓒ 문재인 제공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다”라는 말이 있다. 선거는 말 그대로 전쟁이다. 흔히 선거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승자와 패자의 운명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이것은 듣기 좋은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선거 현장은 피 튀기는 전쟁터와 다름없다. 그렇다 보니 공격이 방어보다 우선된다. “방어는 공격을 이길 수 없다”라는 것이 야전 장수들이 몸으로 체득한 승전 전략이다. 서로 공정한 싸움을 요구하고 약속하지만, 일단 전쟁이 불붙으면 인정사정없기는 매한가지다. 승패를 섣불리 예상할 수 없을 때 더 매섭게 공격하고 공격 강도도 높아진다.

대선을 불과 보름여 남겨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을 나타내면서 양측의 네거티브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과 외면을 우려하면서도 후보를 검증해야 한다는 것을 앞세워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서로 상대의 강점을 무너뜨리고 약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박근혜 후보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 슬로건이 공격받고 있다. 민주당은 박후보가 1980년대 육영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을 때 어린이복지재단이 운영한 유치원의 여성 교사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지적하면서 “여성 대통령이 여성의 인권을 탄압할 수 있느냐”라고 따졌다. <시사저널>은 당시 육영재단 유치원에서 근무했던 관계자로부터 “여성 교사들에게 술 시중을 시켰다”라는 충격적인 증언을 들었다. 지난해 화제가 되었던 이른바 ‘박근혜 5촌 조카 살인 사건’을 담당한 경찰 수사팀에 수사 축소 압박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실제 <시사저널>이 단독 입수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감정서와 유석 필적 감정서에는 경찰이 발표하지 않은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20쪽 딸린 기사 참조). 향후 이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여성 대통령’-문재인 ‘청렴·서민’ 공격받아

문재인 후보는 ‘청렴’ ‘서민’ 이미지가 공격 대상이다. 새누리당은 문후보가 지난 2003년 7월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고 있을 당시 부산저축은행을 조사하던 금감원 국장에게 전화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저축은행 구명 로비 의혹’을 집요하게 공략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후보가 이에 대한 대가로 그가 대표를 맡았던 법무법인 부산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70억원의 사건 수임료를 챙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이를 근거로 문후보를 검찰에 고발하는가 하면, 유세장에 찾아가 문후보에게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문후보의 TV 광고에 나온 의자가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이라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자 새누리당은 “서민 같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데 서민 후보라고 하니까 어색하다”라며 문후보의 ‘위장 서민 행보’ 공세를 쏟아 냈다(24쪽 딸린 기사 참조).

“아니면 말고 식의 네거티브 공방은 자제해야 한다”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후보 검증 작업을 네거티브 공세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의혹이 제기되면 그 의혹에 대한 확인 작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함은 당연하다. 그것이 바로 검증이다. 그렇지 않고 그냥 의혹 제기에만 그치는 것은 네거티브 공세에 불과하다. <시사저널>은 최근 박후보와 문후보에게 제기된 주요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확인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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