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조직, 언제든 신당 체제 전환 가능”
  • 이승욱 기자 (smkgun74@sisapress.com)
  • 승인 2012.12.1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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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캠프 정치혁신포럼 소속 김민전 경희대 교수 인터뷰

안철수 전 후보가 대선 후보 출마 선언(9월19일)을 하기 불과 열흘 전인 지난 9월9일, 그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만나 대선 출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12월13일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기자와 만난 김교수는 “안 전 후보가 대통령을 잘할 수 있겠느냐는 고민도 했지만 그보다는 대선 과정에서부터 정치 개혁을 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을 더 많이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안 전 후보가 공정한 룰 등 원칙을 유독 강조한 것도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후 3개월, 안 전 후보의 정치혁신포럼 멤버로 활동해왔던 김교수는 안 전 후보의 대선 후보 사퇴에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안 전 후보는 굉장히 외연이 확대되는 지지층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2002년 노풍(盧風)과 같은 광풍을 일으킬 수 없었던 것은 핵심에 응집력이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교수는 안 전 후보가 자신의 지지 기반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신당 창당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었다. 그는 이를 두고 ‘안철수의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그는 “일부에서 안 전 후보가 자신의 정당을 만들지 않고 (지지층을) 조직화하지 못한 점을 실책으로 꼽는다. 하지만 안 전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신당을 창당하고 민주당의 합당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면 오히려 호남표도 이탈하고 지지율도 높지 않았을 것이다. 안철수의 딜레마는 대선 이후에도 유효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교수는 사견임을 전제로 “평소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듯 단계별로 나아가는 것에 익숙한 안 전 후보가 난데없이 신당 창당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문후보와 민주당이 한 새 정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구태 정치가 반복되고 국민이 새로운 정치 조직을 필요로 한다고 판단되면 독자적인 신당을 창당하는 선택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 전 후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역별 진심포럼 등 주변에서는 새 정치를 구현하는 자기 기반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도 사실이다”라면서 “만약 기성 정치가 정치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면 원자력발전소가 핵무기로 전환되듯이 즉각적으로 (신당 체제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안 전 후보가 주도할지는 그때 판단할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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