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생계 걱정 않도록 제도 보완해 달라”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2.12.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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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해일 서울뮤지컬아카데미 대표 인터뷰

연극과 뮤지컬 공연 세계에서 30여 년을 보낸 배해일 서울뮤지컬아카데미 대표. 그는 뮤지컬 연출로 10여 년의 황금기를 보냈다. ‘야전 사령탑’으로 통하며 후배들을 이끌었던 그는 지금 서울 방배동에서 뮤지컬 지망생들을 가르쳐 현장으로 내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 12월13일 정오가 지나 방문한 아카데미 연습실은 연습생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배대표는 뮤지컬 현장에 저작권법이든 표준계약서든 제도적 보완이 빨리 이루어져 제자들이 생계에 불안을 느끼지 않고 무대에서 열정을 피울 수 있기를 바라며 그와 관련한 일에도 열심이다.

그는 “뮤지컬협회라는 단체가 있지만 뮤지컬 현장에서 뛰는 스태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배우·조명·무대장치·연출·안무 등 각 분야별 협회가 만들어져 제도 마련을 서두르게 해야 한다. 나는 한국뮤지컬연출가모임을 만들었는데, 서둘러 협회로서의 모양을 갖출 계획이다. 다른 분야의 후배들에게 연출가협회를 따라할 수 있게 모범을 만들 것이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 시사저널 박은숙
배대표는 1995년 초연된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와 제3회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을 받은 <쇼 코메디>를 필두로 <브로드웨이 42번가> <마네킹>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싱싱싱> 등 쟁쟁한 뮤지컬들을 연출했다. 그의 이야기에는 한국 뮤지컬의 역사가 담겨 있다.

그는 2004년에 <사랑은 비를 타고>와 관련해 진행했던 소송에 대해 “무대 위에서 행해지는 배우의 모든 동작 하나, 장치·소품 하나, 심지어 조명의 각도·색깔, 사운드까지 연출 영역의 구조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런 권역을 저작권상의 언저리에 둔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작품에 대해 폄훼를 초래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선례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바람직한 환경을 만들어주려 한 것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당시의 일은 이후 저작권법 개정과 관련해 많이 거론되는 사례로 남았다.

배대표는 “공연이 다양화·대형화·상업화해가면서 무대 디자인, 조명, 음향, 의상, 분장, 배우, 밴드 등으로 각 영역이 세분화되는 추세이다. 이에 대비해 각 분야의 권리 영역에 대한 연구와 토론의 장이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서 저작권 문제로 공연예술인들의 열정과 의욕이 꺾이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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