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공주’ 녹이는 자는 누구?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2.12.3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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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의원·최외출 교수·이재만 보좌관 등이 ‘이너서클’로 거론돼

박근혜 당선인의 파격적인 인선이 반복되고 있다. 박당선인은 과거 야당 대표 시절부터 꾸준히 자기만의 ‘인사 파일’을 축적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인사 파일에 채워질 인물들을 천거하거나, 그 인물에 대한 자료 수집을 담당하는 핵심 측근들은 누구일지가 궁금해진다. 그들이 바로 박당선인의 인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너서클’이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박당선인을 1998년 정계 입문 이후부터 줄곧 보좌해오고 있는 보좌진 4인방이 거론된다. 이재만 전 보좌관과 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 등이다. 이춘상 보좌관은 선거 유세 도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선거 캠프 시절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문고리 권력 4인방’으로 공격받기도 했던 이들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이재만 전 보좌관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인사에 대한 자료 수집이 그의 담당 분야라는 것이다. 박당선인이 아무리 많은 인사 추천 명단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인물에 대한 자료와 구체적인 검증 작업은 결국 실무 보좌진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의원보다 더 힘이 센 보좌진”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친박계 측근 전·현직 의원들 중에서도 여러 명이 거론되지만, 그 가운데서 복수로 자주 거론되는 인물로는 유정복 의원이 꼽힌다. 박당선인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의원은 유달리 입이 무겁고 신중한 처신으로 박당선인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어 인사와 관련한 의견을 자주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박계에서 핵심 전략가로 통하는 한 인사는 “박당선인은 인사와 관련해 특정 인물을 추천하는 측근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유의원은 이런 박당선인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박당선인의 요구가 있을 때) 인선 조율 작업에만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 뉴시스·시사저널 임준선
입 무겁고 신중한 처신하는 측근 신뢰

외부 인사 중에서는 최외출 영남대 교수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자문 그룹 중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인물이다. 최교수는 대선 캠프에서 기획조정특보를 맡으면서, 이때부터 외부 인사 영입 시 박당선인의 의중을 직접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담당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내각 인사 때 외부 인사의 ‘깜짝’ 발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최교수의 역할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교수는 ‘조용한 조력자’이지만 사실상 ‘숨은 실세’로 불린다. 최교수는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린다. 대선 캠프에서 활동할 당시 언론의 주목도가 높아지자 일부러 병원에 입원해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을 피하기도 했다. 이런 처신 때문에 역시 박당선인의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도 박당선인에게 비교적 편하게 말을 할 수 있는 원로그룹들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얘기가 있다. 특히 김용환 전 장관을 거론하기도 하고, 현경대 전 의원이나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 등을 말하는 이도 있다. 김용환 전 장관과 동서지간인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역할도 새삼 주목되고 있다.

반면 친박계 의원들 상당수는 박당선인이 일부 소수에 의해 인사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친박계 중진 의원은 “박당선인이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는 상당히 많이 있다.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 쏠리지 않고 인선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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