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상설전 <부드러운 교란 - 백남준을 말하다>와 기획전 <끈질긴 후렴>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6월16일까지 계속된다. 그동안 백남준에 대해 잘 몰랐던 관람객이라면 친절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백남준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상설전 <부드러운 교란 - 백남준을 말하다>는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예술을 일대기와 함께 조망하는 전시이다. 백남준에게 정치적인 예술이란 무엇인지, 사회 참여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과 자료들을 모았다. 백남준이 생전에 행한 ‘부드러운 교란’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큐레이터 이유진씨는 “‘부드러운 교란’은 백남준의 친구였던 설치예술가 크리스토와 잔-클로드 부부가 자주 썼던 표현이다. 그들은 자신들처럼 백남준도 기성의 사회 시스템에 비판적 문제 제기를 함으로써 교란을 일으키지만, 그것은 언제나 부드럽고 유머러스했다고 말했다. 이번 상설전은 그처럼 유쾌하지만 날카로운 백남준의 사회적 의식을 담은 작품들과 그와 함께 작업한 작가들의 작품 및 풍부한 자료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다”라고 설명했다.
기획전 <끈질긴 후렴>은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좇는 후배 작가 10명의 작품을 선별한 전시이다. 큐레이터 안소현씨는 “이번 기획전은 백남준이 보여준 태도와 마찬가지로, 직접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표현하기보다 반복과 되새김으로 사회적 문제들을 꾸준히 수면 위로 드러내는 작품을 통해 예술가의 정치성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이다. 특히 다소 무모해 보이거나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보이는 행동들을 지속함으로써, 다분히 사회 비판적인 효과를 얻는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으고자 했다. 목표가 무엇인지 알기 힘든 이 행위들은 정치·경제적으로는 무의미할 수 있지만, 거대 담론을 미시적인 감각으로 분해해서 보여주는 이 과정을 통해 예술적 의미를 획득한다”고 설명했다. 예술가들이 특정한 행동을 지속하거나 되풀이함으로써 어떻게 현실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나 의식을 일깨우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