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는 소행성, 지구 밖에서 처치하라”
  •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
  • 승인 2013.02.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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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더 이상의 ‘미션 임파서블’ 없애기 비상 작전

2월15일 오전 9시23분. 러시아 우랄 산맥 부근 첼랴빈스크 주 상공에서 ‘운석우(隕石雨)’가 내려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하늘에서 큰 물체가 한 번 번쩍인 뒤 큰 폭발음을 냈고, 이어 불타는 작은 물체들이 연기를 내며 땅으로 떨어져 1천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일로 영화 <아마겟돈>이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운석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것을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운석우 현상, 100년에 한 번꼴

태양 주위에는 지름 1천㎞ 이하의 소행성이 많이 있다. 지름이 1㎞보다 큰 소행성만 100만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가장 큰 소행성은 지름이 약 9백50㎞인 ‘세레스’이다.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몰려 있지만 태양계 전체에 퍼져 있다.

우주에서 떠돌던 소행성의 조각이 지구 중력에 끌려와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면서 지구로 떨어지는 것이 유성(별똥별)이다. 유성은 매일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지구에 떨어지고 있고, 끊임없이 지구 대기와 부딪치면서 불빛을 발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유성이 되려면 최소한 질량이 1g은 되어야 한다. 이 유성이 모두 타 없어지지 않고 지상에 추락하는 것이 바로 운석이다. 결국 운석은 소행성 조각이 대기권에 충돌해 폭발하고 남은 잔해가 지표면에 떨어진 돌이다. 이 운석이 여러 개 땅에 떨어지는 자연 현상이 ‘운석우’이다.

6천5백만년 전 공룡이 멸종된 것도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충돌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충돌로 생긴 먼지 구름이 수백 년 동안 지구를 뒤덮어 햇빛이 차단된 탓에 공룡이 결국 굶어 죽어 멸종했다는 것이다. 이 운석이 떨어진 곳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 부근인데 지름 1백95㎞의 분화구 형태로 그 흔적이 남아 있다.

20세기에도 여러 차례 운석 충돌 사건이 발생했다. 가장 큰 충돌은 1908년 시베리아의 외딴 지역인 퉁구스카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름 60m의 운석이 10㎞ 높이의 상공에서 폭발했는데, 거대한 불덩어리가 숲을 전소하고 순록을 몰살시켰다. 폭발력은 TNT 10~15Mt(메가톤, 1Mt=100만t)에 맞먹는 위력으로 계산되었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1백85개에 해당하는 위력이다. 만일 모스크바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면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을 위력이었다. 이번에 러시아에 떨어진 운석의 지름은 17m로 추정되고 있다. 1908년과 올해, 두 차례나 운석이 러시아에 떨어진 것은 대륙이 넓은 만큼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른하늘에 돌벼락을 맞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 대학 천문학과 피터 브라운 교수팀은 지구 상공에서 핵실험을 감시하는 미국 국방부 군사위성의 관측 자료를 분석해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확률을 밝혀냈다. 소행성 크기가 작은 경우 지상에서 관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관측 자료를 이용했다.

브라운 교수에 따르면, (1kt=1천t)해당하는 위력을 가진 작은 소행성은 1년에 한 번, 50kt의 위력을 가진 소행성은 10년에 한 번, 1Mt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 소행성은 100년에 한 번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러시아의 운석우 현상도 여기에 해당한다. 한편 지구 규모의 대참사를 몰고 올 1㎞ 크기의 ‘킬러 소행성’은 약 100만년에 한 번씩 지구에 충돌할 것으로 예측했다. 6천5백만년 전 공룡을 멸망시켰다고 생각되는 소행성은 크기가 10㎞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확률이 크든 작든 소행성 충돌은 심각한 문제이다. 일단 소행성이 충돌한다면 지구에 큰 재난이 닥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충돌 확률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 못지않게 실제 지구에 위험이 될 만한 소행성을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감시하는 일이 중요하다. 국제소행성센터(MPC)에서 집계한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구 위협 소행성(PHA)’은 100만개 정도. 지름 30m가 넘으면 ‘위협적’ 소행성으로 분류된다. 이들 가운데 지름 5백m가 넘는 소행성은 2천4백여 개, 전 지구적인 피해를 가져올 1㎞ 이상의 크기를 가진 소행성만도 8백여 개나 된다. 현재 이런 작업은 미국·독일·한국 등 20여 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NASA ‘딥 임펙트 ’ ·ESA ‘돈키호테’ 준비 중

이번 러시아의 운석우 현상은 1세기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사건이다. 그러나 다음 차례가 1년 후일지 50년 후일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내일이라도 당장 아무 예고 없이 또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다. 그래서 지구를 소행성 충돌의 대재앙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

이미 실시한 방법 중 하나가 NASA의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 발사이다. 지난 2005년 7월4일, NASA는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가 약 7개월 동안 장장 4억㎞ 이상을 날아가 구리로 된 충돌체(임팩터)를 ‘템펠1’ 혜성을 향해 발사했고 정확히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깜짝 놀랄 만한 이 사건의 표면적인 목적은 혜성의 겉모습과 내부 구조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또 하나의 의미는 지구의 안위이다. 혜성과 지구의 충돌 위기를 그린 영화 <딥 임팩트>처럼 탐사선 추진체로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혜성이나 소행성의 진로를 바꿔 충돌을 피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적 가능성을 실험해본 것이다. 물론 모기가 대형 여객기에 부딪히는 충격 정도여서 혜성의 궤도가 쉽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또, 2005년부터는 영화에서처럼 소행성 표면을 굴착해 폭발물을 심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ESA도 소행성의 지구 충돌에 대비해 소행성을 파괴하거나 진로를 바꾸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돈키호테(Don Quixote)’라고 명명된 이 계획을 위해 ESA는 히달고(Hidalgo)와 산초(Sancho)라 불리는 두 대의 우주선을 2013~15년 사이에 발사할 예정이다. 하나의 우주선으로는 궤도를 수정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정찰 목적의 우주선인 산초가 먼저 발사된다. 산초는 목표 소행성을 자세히 관측해 어떻게 충돌할지를 결정한다. 그 후 실제 소행성에 충돌할 히달고 우주선이 몇 달 뒤 발사되어 초속 10㎞의 속도로 충돌한다. ESA는 충돌 직후 소행성의 궤도에 약간의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초는 궤도 변화에 따르는 각종 정보를 모을 것이다. 또한 지구를 향해 오는 소행성에 얼마나 충격을 주어야 안전한 궤도로 바뀌는지도 알아볼 예정이다. 소행성 충돌의 비극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외롭게 지구 근접 물체 사냥에 나선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낼 일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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