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끄려고 하는가”
  • 광주│엄민우 기자·양창희 인턴기자 ()
  • 승인 2013.05.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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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오랜만에 힘을 한데 모았다.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행사에서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퇴출되는 것을 저지하는 데 모두가 나선 것이다. 이 노래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때 사망한 고 윤상원·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다. 작곡가 김종률씨와 소설가 황석영씨가 백기완 시인의 <묏비나리>라는 시를 개작하고 여기에 김씨가 곡을 붙였다. 최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이 노래를 5·18 기념행사 공식 식순에 포함하지 않고 다른 곡을 추모곡으로 제정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논란은 예상보다 컸다. 특히 5·18 행사의 주인공인 광주 시민 및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행사위원회측은 “<임을 위한 행진곡> 퇴출 시도는 한국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정면에서 부정하는 것으로 절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김공휴 5·18 공법단체추진위원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하고 혈세로  다른 노래를 만들려 하는데, 이 예산을 민주당이 살피지 못했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국가보훈처는 서둘러 “이번 5·18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퇴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일단 뒤로 미룬 것이기 때문이다. 강기정 의원은 지난 5월3일 국회의원 56명과 함께 이 노래를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자는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강기정 의원실 관계자는 “광주는 5·18 민주화운동을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만들고자 하는데, 거기에 <임을 위한 행진곡>도 포함돼 있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제창과 함께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임을 위한 행진곡>은 국가보훈처 덕에 새삼 뜨거운 주목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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