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소신’ , 박 대통령과 코드 맞출까
  • 전남 무안·김현일 대기자 ()
  • 승인 2013.05.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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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은 누구인가

세 번이나 민선 도지사에 당선됐고,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기도 했다. 대중 정치인의 궤적인데, 그러나 그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곳은 대중 정치와는 거리가 먼 언론계였다. 이런 그가 정치인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구구하다. 이 가운데 많은 이의 평가와 분석이 일치하는 대목이 있다. 원칙에 철저한 합리주의자라는 점이다. 또 일단 옳다고 믿으면 밀고 나가는 결단력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90% 안팎의 표를 몰아준 것과 관련해 “좋은 투표 행태가 아니다. 무겁지 못했다”고 일갈한 것은 박 지사의 일단을 엿보게 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박 지사는 “감정에 휩쓸리거나 어떤 충동적인 생각 때문에 투표하는 행태를 보이면 전국적인 현상과는 다른 판단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결국 호남만 고립된다’는 그의 고향 사랑이 배어 있다.

투표가 끝난 지 한 달이 채 안 돼 예민할 대로 예민한 호남 민심을 꿰고 있음에도 그는 소신의 일단을 피력한 것이다. 친정인 민주당의 호남 지역 3개 시도당이 발끈해 ‘망언 비난’ 성명을 발표하고 한 도의원이 컵에 든 물을 끼얹는 소동을 벌였지만, 그는 태연했다. 내 감정만 앞세우다가는 더 많은 후배 동향인들이 더 큰 것을 잃는다며 주민을 설득했다.

이런 식의 고집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개발 사업 때도 있었다. 자신이 속한 민주당 지도부가 4대강 반대 투쟁에 나섰음에도 그는 정반대편에 섰다. 호남의 젖줄인 영산강이 오염될 대로 오염돼 모든 예산을 끌어들여 우선 정비에 나서야 할 판인데 정략적 이유로 마다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지론을 고집했다.

박근혜정부가 한때 박 지사를 ‘첫 총리’감으로 검토한 것도 이러한 소신과 합리적 자세를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를 비판하는 측은 박 지사가 ‘호남 총리론’을 의식해 다른 길을 걷는다고 비아냥거리지만 박 지사는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그는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를 지내던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보도를 억압하는 신군부에 반발해 신문 제작 거부를 주도했다. 신군부의 시퍼런 서슬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강제 해직됐다가 7년여 만에 복직한 뒤 뉴욕특파원·정치2부장·부국장을 거쳤고, 김대중 대통령의 공보수석 겸 청와대 대변인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호남’이라는 지역적 배경이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기여한 것은 분명하고 호남 총리론 연속선에서 그가 거명되는 게 우연은 아닌 듯이 보인다. 신문기자 해직 기간 중 미국 오하이오 대학에서 신문학 석사, 복직한 이후에는 성균관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따냈던 집념도 그의 주요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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