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꾸는 문을 열다
  • 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3.06.04 15: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저널> 주최 ‘2013 굿 컴퍼니 컨퍼런스’ 강창희 국회의장·여야 대표·손경식 회장 등 700여 명 참석

<시사저널>이 주최한 ‘2013 굿 컴퍼니 컨퍼런스’가 ‘Healthy and Sustainable Company’를 주제로 5월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정계에서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박병엽 팬택 부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등이 참석했다. 컨퍼런스에는 기업 CEO, 정·재계 인사, 경제·경영학 전공 대학(원)생 등 700여 명이 참석해 ‘굿 컴퍼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5월28일 이 주최한 ‘2013 굿 컴퍼니 컨퍼런스’에서 로리 바시 박사가 ‘왜 미래에는 굿 컴퍼니가 승리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2013 굿 컴퍼니 컨퍼런스’에서 강창희 국회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최준필·이상민
강창희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민주화와 관련된 여러 과제들이 오늘 우리들의 주제인 굿 컴퍼니와 철학적 맥락에서 매우 닮았다”며 “정치권도 명심판이 되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착한 기업이야말로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을(乙)을 위하는 착한 기업이 더 많이 생겨날 때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굿 컴퍼니 컨퍼런스에 참석한 청중이 노트북으로 강연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최준필·이상민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기업은 이제 이윤 창출을 추구하는 동시에 이해관계자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것이 굿 컴퍼니이며 지속 가능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심상기 서울미디어그룹(<시사저널>·일요신문·서울문화사 등) 회장은 인사말에서 “기업이 잘되려면 경영적으로 성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의 사랑을 받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동시에 글로벌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 송경식 대한상의 회장, 심상기 서울미디어그룹 회장(왼쪽부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최준필·이상민
권대우 <시사저널> 사장은 “기업이 소비자를 사랑하는 안경, 종업원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안경, 주주들이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안경으로 바꿔 쓰면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 불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개회를 선언했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키노트 스피치를 통해 “기업은 주주와 직원·소비자·협력업체·지역 사회 등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굿 컴퍼니’는 ‘사랑받는 기업’”이라고 규정했다.

컨퍼런스의 첫 번째 세션인 로리 바시 박사(맥바

정경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가 ‘깜짝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최준필·이상민
시&컴퍼니 CEO)와 아일랜드 UCD 마이클 스머핏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로사 전 박사의 강연에서는 참석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기업 성장과 함께 ‘착한 기업’으로서의 면모도 갖출 수 있는 구체적 방법론부터 ‘착한 기업’으로 알려진 기업들의 진정성을 어떻게 감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까지 다양한 질문과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기업의 이윤 추구, 직원들의 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가운데 무엇을 가장 우선해야 하는가”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스피커’ 로사 전 교수, 경품 당첨 행운

굿 컴퍼니 컨퍼런스 참석자들이 휴대전화로 강연 내용을 촬영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최준필·이상민
점심 식사 후 재즈 가수 윤희정씨의 공연이 펼쳐져 토론 열기를 잠시 식혔다. 컨퍼런스 참석자로 자리를 함께한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정경 객원교수(공연예술학 박사 겸 성악가)의 ‘깜짝 공연’이 이어져 환호를 받았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포스코의 양원준 사회공헌실장과 핸드스튜디오 안준희 대표의 굿 컴퍼니 사례 발표가 이목을 끌었다. 특히 30대 초반의 청년 CEO인 안준희 대표의 발표 이후, 컨퍼런스에 참석한 대학(원)생들이 그의 자리에 몰려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안 대표는 “대학 시절 학사경고를

오후 세션은 재즈 가수 윤희정씨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 시사저널 박은숙·최준필·이상민
두 번이나 받을 정도로 자유롭게 살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달려가면 좋겠다”며 “사랑하는 ‘한 가지 비전’을 찾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컨퍼런스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순간은 폐회 선언 직전의 경품 추첨이었다. 전 참석자가 참여한 경품 추첨 행사에서 강연자인 로사 전 교수도 당첨의 행운을 안아 또 한 번 박수를 받았다.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이어진 긴 장정을 웃음으로 마무리 짓게 하는 장면이었다.

경품 추첨 행사에서 당첨된 로사 전 교수가 경품을 들고 웃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최준필·이상민
이날 진행을 맡은 오종남 서울대 교수는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수출 주도형 성장 전략과 불균형 성장 전략’이다”라며 “이번 컨퍼런스가 종업원의 인권과 근무 환경, 공정 경쟁 등 우리가 그동안 소홀히 했던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굿 컴퍼니 컨퍼런스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이날 행사에 참여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에게 취재진의 셔터 세례가 쏟아졌다. 여러 매체에서는 이날 행사장에서 양당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는 장면을 크게 보도했다. 여야 대표가 정치적 행사가 아닌 곳에서 함께한 것은 지난 5월6일 김한길 민주당 신임 대표가 취임 인사차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예방한 이후 처음이다. 컨퍼런스에서 황 대표와 김 대표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여야 대표가 동행해 축사를 함께한 전례가 없었다”며 “정치권에서도 ‘착한 기업’을 열망하는 시장의 변화에 관심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의 ‘동행’에 언론의 관심이 쏠린 것은 6월 임시국회에서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시대적 과제인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합의에 이르렀으나 방법론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된 프랜차이즈법(가맹거래사업거래 공정화법),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공정거래법 개정안), 특정 금융 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안(FIU법) 등 3개 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대치 중이다. 굿 컴퍼니 컨퍼런스에서 나눈 여야 대표의 대화가 6월 임시국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