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눈부신 샷에 넋을 놓다
  • 안성찬│골프 전문기자 ()
  • 승인 2013.07.0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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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골퍼들 KLPGA 신드롬…눈 즐겁고 스윙 배울 점 많아

박인비의 세계 여자골프 천하통일로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여자프로골프 선수들은 최근 4~5년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대회에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하지만 멕시코 출신의 오초아나 타이완 출신의 청야니처럼 확실한 세계 일인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 마지막 조각을 ‘세리키즈’인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맞췄다.

박인비가 한 시즌 메이저 대회 3연승을 63년 만에 달성하면서 한국 여자골프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세리(32·KDB금융그룹)가 여자 프로의 존재감을 알렸다면 박인비는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인기에 불을 ‘확’ 지폈다. 덩달아 KLPGA 투어가 ‘한국판 슈퍼볼’로 불릴 만큼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하지만 진작 KLPGA를 주목하고 열광하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주말에만 골프를 칠 수 있는 샐러리맨 골프광들, 이른바 주말 골퍼들이다. “여자프로골프 대회만 본다. 파워풀한 맛은 조금 떨어지지만 눈도 즐겁고 그들의 스윙을 보면 배울 점이 많다”(이창용 스타일멤버스 대표). 이 대표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한국의 주말 골퍼가 요즘 무척 많다.

윤채영
‘아이돌’ 스타급 선수들이 인기에 불붙여

이는 국내 골프계에 비정상적일 정도로 ‘여인천하’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회 수, 상금, 선수 스폰서까지 여자 선수가 폭발적인 힘을 얻고 있다. 여자프로골프 대회 때마다 갤러리가 넘쳐난다. 골프장을 찾지 않는 골퍼도 하루 종일 골프 전문 방송 채널에 매달린다. 남자 중심인 세계 골프 시장에서 한국만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게 흥미롭다.

올해 여자프로골프 투어는 27개, 상금 규모는 175억원이다. 반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주관하는 코리안투어는 15개, 총상금 123억원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 일단 박세리 ‘책임’이다. 1970~80년대만 해도 대부분 캐디 출신이 프로 선수를 지망했다. 하지만 주니어 선수를 거친 박세리 이후 세대는 대부분 정상적인 골프 교육을 받은 선수들이다. 국가 상비군이나 국가대표 출신이 즐비하다. 골프에 대한 체계적 이론과 완벽한 스윙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외모 또한 출중하다.

여자 선수의 인기에 기업과 방송도 한몫했다. 대기업이 스폰서로 나서고 골프 전문 채널에서 하루 종일 골프 중계를 하는 것은 물론, 여자 프로를 등장시킨 레슨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다. J골프와 SBS골프가 동시에 중계를 하기 때문에 골프 방송은 시청률도 두 배다. 스폰서 기업을 위해 진행하는 프로암 대회에서 파트너로 여자 프로골퍼가 남자 골퍼보다 훨씬 인기가 높다.

여자 프로들은 아마추어 골퍼가 모방하기 쉬운 교과서적 스윙을 구사한다. 골프는 다른 운동과 달리 보는 스포츠가 아니라 하는 운동이어서 여자 선수의 스윙을 보면서 따라 하는 골퍼가 많다.

여자 선수는 아기자기한 스윙을 구사한다. 아마추어 입장에서는 남자 선수보다 따라 하기가 쉽다. 골프 대회에 갤러리로 참가할 때도 여자 선수의 경기를 더 선호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거기다 ‘아이돌’ 스타급 선수의 출현도 KLPGA의 인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대회마다 새로운 얼굴이 등장해 우승하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국내에서 상위권에 드는 선수는 언제든지 미국 무대에 나가도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수준이 올라갔다.

제이콘텐트리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 임지은 차장의 설명이다. “여자 프로골퍼에 대한 기업의 호감도가 매우 높다. 이는 선수나 대회 스폰으로 이어진다. 그 덕에 선수들이 더욱 기량을 연마하고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게 된다. 기업과 선수 간의 신뢰가 여자 선수들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비결이다.”

대회 현장에서 300~400명의 고정 ‘삼촌 팬’을 몰고 다니는 선수도 있다. 안신애, 김하늘, 김자영, 양수진, 양제윤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슈퍼루키’ 김효주를 비롯해 윤채영, 허윤경, 이미림, 김세영, 김혜윤, 전인지, 홍란, 홍진주, 이정민 등도 그 못지않다. 이들은 기량, 미모, 패션 감각, 애교까지 뭐하나 빠지지 않는다.


(왼쪽)양제윤 (오른쪽)김자영 ⓒ KLPGA 박준석 포토
양제윤(21·LIG) ‘세리키즈’로 신세대 기대주

국가상비군 및 국가대표를 지냈으며 2010년 프로로 데뷔했다. 2012년 2승을 거두며 볼빅 한국 여자프로골프 대상을 받은 신세대 기대주다. 전형적인 ‘세리키즈’다. 2001년 박세리의 우승을 보고 골프에 입문했다. “나도 반드시 저 자리에 서고 싶다”면서. 키 170cm. 키 크면 싱겁다고 하는데 그는 속이 꽉 찼다. 고려대 재학 중이다.

● 양제윤의 팁 

상체 각도만 잘 잡아도 아이언 굿샷

아이언 샷을 잘하려면 자세가 중요하다. 미스 샷이 나는 이유는 스윙 중에 숙인 상체의 각도를 바꾸기 때문이다. 뒤꿈치에 체중을 두거나 등이 구부러지면 숙인 각도가 변하기 쉽다. 기본은 넓적다리, 즉 양발 가랑이로 상체를 숙이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리면서 등을 곧게 펴는 것이다.

이상적인 상체 각도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볼 앞에서 팔만으로 스윙해본다. 클럽을 들지 않으면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좋은 느낌으로 어드레스를 할 수 있다. 숙인 상체의 각도를 몸으로 이해하는 사이에 실제로 자세를 잡아보면 이상적인 각도로 어드레스를 할 수 있다.

김자영(22·LG) 삼촌 팬 몰고 다니는 매력녀

‘자영바라기’ 삼촌 팬을 몰고 다닌다. 일본, 중국, 남아공까지 열혈 팬이 있다. 조각 같은 얼굴에 조곤조곤한 말투, 환한 미소가 매력적이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86%를 넘을 정도로 정확한 드라이버 샷을 구사한다. 이를 무기로 지난해 우리투자증권배와 두산매치플레이에서 2주 연속 우승했다. 이어 히든밸리여자오픈에서 다시 정상에 올라 다승왕을 차지했다. 키 165cm, 동국대 재학 중이다.

● 김자영의 팁 

하체 고정이 드라이버 정확도 좌우

모든 스윙의 기본은 ‘하체 고정’에 있다. 이것만 잘 지켜도 2~3타쯤 줄일 수 있다. 골프 스윙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본만 잘 지키면 해결된다. 드라이버를 잘 때리려면 ‘하체 이동의 리듬’을 이해해야 한다. 백스윙은 오른쪽 다리가 단단하게 고정되는 한도 안에서만 해주면 무리가 없다. 또한 다운스윙부터 임팩트, 폴루스루, 피니시까지는 왼쪽 다리를 견고하게 해 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렇게 하면 정확한 임팩트를 할 수 있고, 체중도 잘 실려 거리나 방향성 모두 좋아진다. 결국 드라이버 샷의 핵심은 ‘백스윙 때 오른발 고정, 다운스윙 때는 왼발 고정’임을 머릿속에 담아두자.

 

ⓒ KLPGA 박준석 포토
양수진(22·정관장)  톡톡 튀는 야무진 장타자

키는 165cm로 크지 않지만 비거리가 270야드를 훌쩍 넘어가는 장타자. 누가 봐도 ‘섹시 아이콘’이다. 노란 니트웨어 상의에 꽃무늬 쇼트팬츠. 언제나 튀는 패션이다. 옷은 그가 직접 고른다. 외모는 ‘귀요미’. 예뻐졌다는 팬의 말에 “코만 살짝 했다”고 답하는 센스가 있다. 클럽을 놓았을 때 제2의 꿈은 패션디자이너라고.

● 양수진의 팁

머리 고정하고 그립 견고해야 장타 쳐   

장타력은 어느 정도 타고난다. 장타를 내기 위해서는 몸의 중심축을 잘 잡아야 한다. 스윙하는 동안 몸이 움직이거나 흔들리면 스윙이 망가진다. 흔히 헤드업을 하지 말라고 한다. 맞다. 머리가 고정돼 있어야 정상적인 스윙이 이뤄진다. 파워가 일정해야 한다. 어드레스부터 백스윙, 톱스윙, 다운스윙, 폴로스루, 피니시까지 힘의 배분이 일관돼야 한다. 거리를 더 내려고 임팩트 때 갑자기 힘을 주거나 하면 오히려 거리와 방향성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머리 고정과 그립만 잘해도 장타를 낼 수 있다. 덤으로 방향성도 좋아진다.

 

안신애(23·우리투자증권) 필드의 패셔니스타

필드의 패셔니스타다. 165cm의 키에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 걸어다니는 것 자체로 골프 모델이다. 뉴질랜드 주니어 대표를 지냈다. 2009년 신인상을 받았고 2010년 2승을 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베스트드레서상은 도맡았다. 올 시즌 마에스트로CC에서 열린 이데일리레이디스대회 때 7번 홀(파3·148야드)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건국대 재학 중.

●안신애의 팁

스윙 간결하면 아이언 굿샷 

스윙은 간결할수록 좋다. 백스윙을 되도록 짧게 가져간다. 그래도 아이언이 제 거리를 난다. 길게 가져가면 다운스윙이 부정확해질 수 있다. 이때 하체를 단단하게 고정하면 백스윙이 덜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정상이다. 임팩트 이후의 폴로스루는 길게 가져간다. 머리는 어드레스 위치 때와 같다. 왼쪽 다리를 탄탄하게 받쳐 벽을 만들고 피니시로 완성한다. 피니시 때는 사진을 찍을 때처럼 3초 정도 정지한다.

 

김하늘(25·KT) 퍼팅 고수인 ‘8등신’ 미녀

169cm의 8등신 미녀로 가장 많은 골프팬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KLPGA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수상했다. 올해 US여자오픈 첫날 6언더파 66타로 단독 선두에 나서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06년 프로 데뷔. 건국대에서 골프지도학과를 전공했다. 가장 잘하는 것이 퍼팅이다.

● 김하늘의 팁

퍼팅 땐 폴로스루 동작 견고하게

퍼팅을 잘하려면 그린 읽는 법을 익혀야 한다. 퍼팅에선 어드레스가 중요하다. ‘거울 연습법’이 효과적이다. 거울을 바닥에 깔고 볼을 그 위에 올려놓는다. 이때 눈에 볼을 맞추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다. 일관성 있는 스트로크를 위해 폴로스루 동작은 안정되면서 견고해야 한다. 가급적 길게 끝까지 가져가고 볼이 홀에 도착할 때까지 머리를 어드레스할 때처럼 고정한다. 연습법으로는 클럽 두 개를 나란히 놓고 하는 방법이 있다. 스트로크를 하면서 헤드가 샤프트에 닿지 않게 계속 반복해 시계추처럼 움직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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