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진용 새로 짠다
  • 이승욱 기자 (gun@sisapress.com)
  • 승인 2013.07.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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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관계자 “박 대통령 여름휴가 후 일부 수석비서관 교체”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1960~70년대, 어린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여름휴가가 찾아오면 으레 경남 진해 저도로 내려갔다. 당시 진해 저도에는 박 전 대통령의 별장(현재 해군 휴양지)이 있었다. 별장에서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모습을 스케치북에 담으며 가족들과 단란한 한때를 보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떠난다. 7월29일부터 8월2일까지 4박5일 일정이다. 경호상의 이유로 행선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지만 지방행이 유력하다. 박 대통령은 첫 여름휴가를 동생 박지만 EG 회장 가족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첫 휴가는 ‘쉼표’라기보다는 ‘점검’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5개월 동안 실타래처럼 얽힌 국정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선 여름휴가 동안 향후 국정 운영을 이끌어갈 청와대 진용을 새롭게 짤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일각에서는 일부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교체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청와대 수석 일부를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단 전체 수석 9명 중 2~3명 정도가 교체되는 소폭 개편이 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대상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는 청와대 수석은 곽상도 민정수석과 최순홍 미래전략수석이다. 두 수석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이런저런 일로 구설에 올랐다. 곽상도 수석은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수사 개입설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파문의 책임론이 제기돼 야당의 공격을 받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곽 수석이 검찰 등 사정 당국을 컨트롤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고 밝혔다.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 등 청와대 수석 비서관들이 지난 6월21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 연합뉴스ㆍ청와대 제공
민정·미래 수석 등 2~3명 교체 가능성

미래창조과학부 운영과 관련해 최순홍 미래수석의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부가 부처 자체의 콘셉트도 잡지 못한 채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미래창조부가 당초 기대와 달리 창조 경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방송통신부로 전락했다”며 “단기 성과에 집착해 정부 입법으로 처리할 사안도 의원 입법으로 돌리는 등 국회에 기대는 모습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활동한 이력 을 지닌 최 수석은 개성이 특히 강해 다른 수석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경제 관련 장관 및 수석의 교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정현 홍보수석의 수평 교체로 장기 공석 상태를 맞고 있는 정무수석 인선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정원 대선 개입과 NLL 공방 등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야당과의 갈등 해소를 위한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8·15 광복절을 앞두고 개성공단 정상화 논의로 새 국면을 맞고 있는 남북문제 등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한 구상도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간헐적으로 이뤄지던 공공기관장 인선이 여름휴가를 전후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사위원장인 허태열 비서실장이 직접 원외 친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주요 공공기관장 및 임원 인선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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