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침실은 언제나 핑크빛이어야
  •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
  • 승인 2013.07.2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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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관계는 위험하다?…잘못된 상식이 ‘섹스리스 커플’ 양산

“내 남편이 여전히 나를 원하고 있고, 내게서 육체적 매력을 느낀다는 사실이 중요하죠.” “매일 크고 작은 일로 싸우지만 성관계를 가질 때만큼은 남편이 멋져 보여요.”

다국적 제약회사인 바이엘헬스케어코리아가 성관계 파트너가 있는 18세 이상 한국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성의식 수준을 조사할 때 나온 대답들이다.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성관계가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대답했다. 여성은 성관계를 정서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섹스 그 자체에 대한 욕구보다는 섹스를 통해 남편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기를 원한다.

부부는 서로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아니면 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남편이나 아내로부터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그처럼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특히 성관계에서의 오르가슴은 남녀 관계를 결속시킨다. 성교 도중에 여자들이 오르가슴을 통해 남자 못지않은 수준으로 성적 쾌감을 보상받는다면 여자들은 성교할 때마다 짝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이러한 여자에게 매료된 남자는 바람을 덜 피우게 돼 부부 관계를 강화하고 가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부부가 성관계를 갖는 것은 부부의 행복과 인생을 결정하는 문제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 일러스트 임성구
거친 섹스 하지 않는 한 괜찮아

아내의 임신 중에는 남편의 성욕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이는 성교를 함으로써 아기가 다치거나 유산 또는 조산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임신으로 지치고 피곤한 아내에게 성교로 인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배려가 성욕 감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남편들의 이러한 걱정이 맞는 것일까. 과연 임신 중에는 부부 관계를 가지면 안 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임신 중의 성관계는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임신 중의 성관계는 실제로 태아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임신 중일 때 성교에 조심하라는 것은 부주의나 무지에 의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거친 성교를 하지 않는 한 임신 중 성교에서 큰 열상을 받기란 흔한 일이 아니며, 질의 입구에 흔히 생기는 작은 상처는 윤활제를 충분히 쓰면 큰 장애를 받지 않는다. 특별한 질병이나 유산의 염려가 있을 때, 그리고 분만이 임박했을 때를 제외한 경우에는 임신 중 성관계를 굳이 하지 말아야 할 것까지는 없다.

예를 들어 어떠한 원인이라도 질 출혈이 있는 경우나 태반이 자궁 아래에 위치해 있는 경우, 또 습관성 유산이나 조산아를 분만한 경력이 있는 경우, 자궁경부의 점액이 빠져나오거나 양수가 파수된 경우, 임신 말기의 쌍둥이일 경우나 헤르페스 감염 또는 기타 성병이 있는 경우에는 무조건 부부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 그런 경우를 빼면 괜찮다.

대다수 임신 여성은 초기(1기)에는 성욕 감소, 중기(2기)에는 성욕 증가, 말기(3기)에는 다시 성욕 감소가 나타난다. 이때 서로의 감정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관계를 가질 수 있지만, 임신 중기부터 32주까지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는 것이 무방하다. 그 이후로는 조심해야 한다. 특히 예정일을 한 달 앞두고부터는 절대 성관계를 해서는 안 된다. 이 시기에는 자궁 입구나 질이 부드러워져 조금만 자극을 가해도 질에 상처가 날 수 있고 자궁 수축도 일어날 수 있다.

임신 중에는 성행위 방법 바꿀 필요

임신 중일지라도 성교 중 오르가슴은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해서 조산이 될 염려는 없으므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다만 과도한 오르가슴은 주의해야 한다. 임신 여부에 상관없이 오르가슴에 도달하면 여성의 자궁이 수축한다. 일시적인 현상이라 별 문제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자궁 수축이 자주 있다 보면 결국 자궁경부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수준 이상의 과격한 오르가슴은 조산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 임신 초기에도 과격한 오르가슴은 자궁 출혈이나 유산과 관련될 수 있다. 자궁 수축이 통증으로 이어지고, 지속되면 자궁 내 임신 산물이 배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의학자들은 과격한 오르가슴을 자궁 내 지진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임신한 후에 관계를 갖는다면 질 내 사정은 되도록 하지 않아야 한다. 정액 내에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자궁 수축 물질이 있어 조산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정자는 보통 남자의 사정에 의해 몸 밖으로 나온다. 성교 중 절정에 이를 즈음 정액이 요도 안쪽에 꽉 차서 압력이 올라가게 되면 뇌가 ‘못 참겠다’는 신호를 성기 쪽으로 전달하게 되고, 이 신호를 받은 요도 밖 조임근 등 성기 주위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요도 안쪽의 문이 열리고 비로소 정액이 사출된다. 따라서 필히 콘돔을 착용하는 게 좋다.

부부 관계를 할 때는 성행위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 즉, 전희를 개발하되 과도한 유방 자극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젖꼭지를 자극했을 때 뇌하수체에서 자궁 수축을 유발하는 호르몬 옥시토신의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자궁 수축은 유산·조산의 원인이 된다. 여성이 똑바로 눕는 체위도 피해야 한다. 자궁이 큰 혈관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잘못된 상식은 아내의 임신 이후 ‘섹스리스 커플(Sexless Couple)’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섹스리스는 중년 이후 그 심각성이 더하다. 남편은 일에 치이거나 술자리에 휘둘려 아내와 멀어져가고, 아내는 폐경 이후의 신체적 이유에다 ‘피로에 절어 사는 남편이 안쓰러워’ ‘수험생 자녀 뒤치다꺼리에 바빠서’ 등의 이유로 성과 담을 쌓고 지낸다. 섹스리스는 화목한 가정에 심각한 파경을 몰고 올 수 있는 이유인 만큼, 관계의 만족이 떨어졌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태아를 들먹일 필요 없이, 임신 중인 아내에게는 특히 남편의 관심과 사랑이 중요하다.  

 

남자여, 트렁크 팬티를 입어라! 


불임을 무조건 여자 책임으로 돌리던 시대와 달리, 요즘은 실제로 불임의 원인이 남성인 경우도 많다. 불임은 남녀 모두에게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최근에는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정자 수가 줄어들고 운동성이 떨어지는 등 남성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명예퇴직, 경기 불황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늦게 결혼하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남성 불임이 증가하는 추세다.

보통 정자를 만들어내는 고환은 체온보다 4도 정도 낮아야 생산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고환에 잔주름이 많은 이유도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주름이 많으면 표면적이 넓어짐으로써 땀을 많이 흘리게 돼 결과적으로 온도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불임이 우려된다면 고환의 온도를 낮춰야 한다.

그 하나의 방법으로 삼각팬티 대신 헐렁한 트렁크 팬티를 입어 고환을 시원하게 해주고, 아주 춥지 않다면 내복도 피하는 게 좋다. 잠을 잘 때엔 아예 팬티를 입지 말고 ‘맨살’로 자도록 한다. 사우나에서는 열탕을 가급적 피하되 만약 열탕을 이용했다면 그 후에는 반드시 찬물로 고환을 씻어줘야 한다. 엉덩이에 땀이 밸 정도로 오래 앉아 있거나 오랫동안 다리를 꼬고 앉아 있을 때, 열 감기에 자주 걸려 체온이 올라갈 때도 정자 생산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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