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3년 후 완치의 길 열린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3.08.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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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참여한 치료제, FDA 승인 절차 중…난치병 꼬리표 뗄 듯

골다공증을 완치할 약이 2~3년 후에 나올 전망이다. 현재까지 골다공증은 완치할 수 없는 질병으로 분류됐다. 난치병 목록에서 골다공증이 빠질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 고정민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미국에서 골다공증 치료제를 개발 중인데, 한국도 참여한 이 약은 세계 임상시험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며 “국내에 2~3년 후에 시판될 이 치료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뼈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엉성해져서 부러지기 쉬운 뼈의 밀도를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사용하는 골다공증 치료제는 크게 골 흡수 억제제와 골 형성 촉진제로 나뉜다. 우리 몸의 뼈는 매일 제거되고(골 흡수) 생성되기(골 형성)를 반복하고, 7~8년 후에는 완전히 새로운 뼈로 교체된다. 어떤 이유로든 골 흡수가 골 형성보다 크게 발달하면 뼈에 구멍이 숭숭 생기는 병, 즉 골다공증에 걸린다.

골다공증이 무서운 이유는 쉽게 뼈가 부러지는 골절 때문이다. ⓒ 시사저널 임준선
1960년대부터 골 흡수를 억제하거나 골 형성을 촉진하는 약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골 흡수 억제제와 골 형성 촉진제는 조금씩 개선됐다. 골 흡수 억제제를 1년 복용하면 뼈의 양이 약 5% 늘어나고, 골 형성 촉진제를 1년 동안 먹으면 뼈가 13%가량 증가한다. 이런 약은 장기간(3~10년) 매일 복용해야 하는데, 그렇더라도 골다공증으로 엉성해진 뼈가 원상태로 되돌아가지는 않는다. 고정민 교수는 “골 흡수 억제제는 뼈가 없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동시에 뼈가 생기는 것도 막는다. 골 형성 촉진제도 새로운 뼈가 생기는 작용을 돕지만 골 흡수도 촉진한다”며 “이런 부작용 때문에 현재로서는 골다공증 완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약을 10년 동안 복용해도 뼈의 양은 약 13% 증가하는 데 그치는 이유다. 또 이들 약을 장기 복용하면 뼈 조직이 죽거나 암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따른다. 그래서 약을 10년 복용한 후에는 1~3년 쉰 후 필요에 따라 다시 복용하면서 증상을 지켜본다. 이 두 가지 약을 동시에 사용하면 골 흡수를 막으면서 골 형성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렇게 나오지 않았다.

최근 개발 중인 골다공증 치료제는 세 가지다. 골 형성을 방해하지 않는 골 흡수 억제제, 골 흡수를 돕지 않는 골 형성 촉진제, 골 흡수와 골 형성을 동시에 촉진하는 약이다. 첫 번째 약이 임상시험을 모두 거치고 현재 미국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약이 2~3년 후에는 한국에서도 처방될 것으로 보인다. 고 교수는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골 흡수를 억제해서 골밀도가 정상인처럼 돌아왔다”며 “이 약을 오랜 기간 복용하면 골다공증을 완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약은 각각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중이어서 앞으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엉성해진 뼈에 줄기세포를 넣어 뼈 조직을 만드는 연구도 있다. 줄기세포에서 분비하는 인자 중 골 형성에 좋은 것이 있는데 이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 일러스트 정현철
1년에 한 번 골다공증 검사해야

주부 김현미씨(56)는 최근 욕실에서 살짝 넘어지면서 세면대를 짚었는데 손목뼈가 부러졌다. 원인은 골다공증이었다. 그는 “평소 뼈가 아프지 않아서 골다공증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뼈가 부러진 후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골밀도가 떨어져서 뼈의 강도가 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정상인이라면 아무렇지도 않을 가벼운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기 쉽다. 특히 손목, 척추, 엉덩이뼈(고관절)에서 골절이 잘 생긴다. 뼈가 부러지면 오랜 기간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지내야 하므로 폐렴 등으로 사망할 확률이 20%에 달한다.

골다공증이 생겨도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뼈가 부러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 전문의들은 위험 인자가 있는 사람은 1년에 한 차례씩 골밀도를 측정할 것을 권장한다. 위험 인자는 나이, 체중, 성별, 키, 골절 경험 등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체중이 적을수록, 여성일수록, 키가 작을수록, 골절 경험이 있을수록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은 커진다. 약(스테로이드제, 갑상선 호르몬제, 항응고제, 항암제 등)을 복용하거나 질병(무월경증, 갑상선 기능항진증, 만성 신부전, 당뇨병, 관절 류머티즘 등)이 있는 경우에도 골다공증이 발생하기 쉽다. 그 외에 부모의 뼈가 부러진 경험(유전력)이 있거나, 흡연과 음주를 하거나, 채식하는 경우에도 골다공증이 발병하기 쉽다.

골다공증이 의심돼 병원에 가면 이와 같은 위험 인자를 먼저 확인한다. 그 다음 골밀도 검사를 실시한다. 골다공증은 대부분 위험 인자와 골밀도 검사로 판명된다. 그런데 골밀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골의 질이다. 김수경 분당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골밀도가 높다고 해서 골다공증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며 “시멘트에 철골이 있어야 더 튼튼한 것처럼 뼈에도 질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뼈의 구조가 얼마나 튼튼하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골의 질을 측정할 방법이 마땅찮다. 유전자나 혈액 검사로 골다공증을 확인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 영상으로 뼈의 미세한 구조를 볼 수 있는 시대도 곧 올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분당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앞으로 골의 질을 측정하는 진단법이 나오면 지금보다 정교한 치료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이어트·사골·과자, 칼슘 흡수 방해

아침에 과일 주스만 마시고 저녁은 거른다는 여성 직장인 최영미씨(35)에겐 요즘 이상한 증상이 생겼다. 그는 “살은 조금 빠졌는데 일어날 때 어지럽고, 허리도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골다공증의 초기 단계인 골감소증 진단을 받았다. 골감소증은 골다공증의 전 단계로, 정상인보다 골밀도가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50대 이상은 남녀를 불문하고 두 명 중 한 명이 골감소증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최씨와 같이 젊은 나이에 골다공증 위험에 직면한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칼슘 부족이 문제다. 대한골대사학회가 권장하는 성인의 하루 칼슘 섭취량은 1000~1200mg이다.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 이 정도의 칼슘은 필수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섭취하는 칼슘 양은 권장량의 70% 수준이다. 모든 영양소 섭취율 중에서 가장 낮다. 윤정한 한국영양학회장(한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은 “특히 20~30대 여성의 칼슘 섭취량이 문제”라며 “이들이 50대가 되는 20년 뒤에는 조금만 부딪혀도 뼈가 부서지는 골다공증이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유, 요구르트, 치즈 또는 잎이 두꺼운 녹황색 채소(케일·깻잎 등)에 칼슘이 풍부하다. 하지만 흡수율은 다르다. 동물성 식품의 흡수율은 40~50%이지만 채소류는 10% 이하로 낮다. 서양식보다 한국 식단에는 칼슘이 적다. 때문에 칼슘제를 따로 먹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음식만으로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고 한다. 고정민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병원에 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하루 세 끼 식사로 섭취할 수 있는 칼슘 양은 500~600mg”이라며 “여기에 고칼슘 우유(칼슘 400mg)를 한 잔 반 정도 마시면 하루 권장량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우유를 마시면 설사하는 사람은 우유를 2~3차례 나눠 마시거나 끓여 마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굳이 칼슘 약을 따로 먹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칼슘을 보충한다면서 사골국을 찾는 사람이 많다. 사골국에는 인 성분이 많은데, 이것이 몸에 있는 칼슘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뼈 건강에 도움이 안 된다. 탄산음료·과자·커피·피자 등 인스턴트식품도 칼슘 도둑이다. 칼슘 덩어리로 알려진 멸치는 그 자체가 짠 식품인 데다 조리하면서 더 짠 음식이 된다. 짠 음식에 있는 나트륨은 우리 몸에서 배출되면서 칼슘을 끌고 나가기 때문에 역시 뼈 건강에 좋지 않다.

칼슘만 섭취한다고 해서 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이 칼슘을 흡수하는 데에는 비타민 D가 필요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08~11년)에 따르면 골다공증 유병률은 22.5%다. 50세 이상 5명 중 1명 이상이 골다공증 환자라는 얘기다. 그러나 인지도는 27.4%에 불과해 골다공증 환자 4명 중 3명은 자신이 골다공증에 걸린 사실을 모른다. 

다음 호에는 췌장암 편이 이어집니다.


칼슘 섭취 칼슘은 우유, 유제품, 뼈째 먹는 생선, 푸른 채소로 섭취한다. 우유를 마시고 설사하는 사람은 2~3차례 나눠 마시거나 끓여 마시면 된다. 골다공증 환자는 의사의 처방과 지도에 따라 칼슘 보충제를 복용한다.

 

비타민 D 섭취 비타민 D는 고등어·참치·연어 같은 기름진 생선과 달걀노른자, 치즈 등으로 섭취한다. 음식으로 권장량을 섭취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약으로 보충한다. 50세 이상의 성인은 하루 800IU(종합비타민에는 200~400IU가 포함돼 있음) 섭취를 권장한다. 햇볕을 쬐면 비타민 D가 생성되지만 야외 활동이 적은 사람은 비타민 D를 복용한다. 비타민 D를 과도하게 장기간 복용하면 혈액의 칼슘 농도와 소변의 칼슘 배설이 증가하면서 신결석증이나 신석회화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체중 부하·근력 강화 운동 제자리 뛰기·걷기, 에어로빅,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이 체중을 싣는 운동이 뼈를 튼튼하게 한다. 부드러운 바닥에서 빠르게 걷는 것도 좋다. 수영 등으로 근력을 강화하면 골절 위험을 낮춘다.

 

골다공증 검사 50세 이상 성인은 1년에 1회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부모에게 골절 경험이 있는 사람은 유전적 요인이 있으므로 그 이전부터라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골절 사고 피하기 평소 뼈가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습관을 몸에 붙일 필요가 있다. 수영장, 욕실, 얼음판, 계단 등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거나 발판을 까는 등 필요한 장치를 해두면 낙상을 방지할 수 있다.

 

나쁜 생활 습관 피하기 의자에 앉아 허리를 무릎까지 굽히는 자세, 쭈그리고 옆으로 자는 자세, 장시간 움직이지 않는 자세, 지나친 저체중 유지 습관, 무거운 물건 들기, 뛰어 내리기 등은 뼈 건강에 좋지 않다.

 

칼슘 배출 음식 피하기 짜게 조리한 멸치 등 짠 음식은 칼슘을 몸 밖으로 배출하므로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사골국의 인 성분도 칼슘 배출 작용을 하므로 뼈 건강에 좋지 않다. 과자, 카페인 음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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